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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만드는 힘 [도서]
시각장애인이라서 좋은 책이고, 조승리라서 좋은 책이다
조승리 작가의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었다. 읽기 전에 작가가 시각장애인이고 안마사로 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제목이 노골적이라서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지랄맞은 하루들이 끝내는 축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태도. 작가의 정체와 제목에서 책의 내용을 넘겨짚었다. 더구나 시각장애인이 썼다고 하니까. 1. 닳지 않은 사람 39
by
오은지 에디터
2026.06.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무슨 일을 하든 너의 일을 사랑하렴, 네가 영사실 일을 사랑했듯이 - 시네마 천국 (1988) [영화]
[영화] 시네마천국 Cinema Paradiso (1988) 리뷰
“세월이 흘러도 마음 속 변하지 않는 이야기”어린 시절, 영화가 전부였던 소년 토토는 마을의 작은 극장 ‘시네마 천국’에서 영사기사 알프레도를 만나 친구가 된다. 알프레도는 궂은 영사 일에 관심을 두는 토토를 말려보지만, 결국 마음을 열고 하나씩 영사 기술을 가르쳐준다. 어느 날 야외 상영 도중 일어난 화재 사고로 알프레도가 시력을 잃게 되고, 토토가 그
by
정희정 에디터
2026.06.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지금 생각나는 단어 세 개만 말해 봐 [도서/문학]
세 개의 단어, 그리고 십 분이라는 시간으로 써 내려간 소설들
올해 초, 아직 칼바람이 한창이던 때 친구들과 만나면 냅다 노트 한 권을 내밀었다. 그 노트를 내밀며 부탁했던 것은 친구의 이름, 그리고 지금 떠오르는 단어 세 가지였다. 이렇게 뜬금없는 단어 수집을 시작한 이유는 박지현 작가의 <도파민 - 세 개의 단어, 그리고 십 분 2>라는 책 때문이었다. 작년쯤 연남의 한 독립 서점에서 구매한 이 책은, 작가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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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서 에디터
2026.06.0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이곳에서 다시 춤추는 카니발, Bala Desejo - SIM SIM SIM [음악]
Bala Desejo는 과거의 브라질 음악을 향해 단순히 경의를 표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래된 리듬과 사운드를 오늘의 목소리와 오늘의 축제로 다시 불러낸다. [SIM SIM SIM]은 브라질 음악의 유산이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따뜻한 햇빛과 느슨한 리듬, 함께 부르는 목소리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Bala Desejo의 [SIM SIM SIM]을 들어보길 권한다.
브라질 음악은 언제나 넓은 시대와 지역을 품고 있다. 보사노바의 부드러운 리듬, 삼바의 원초적인 에너지, 트로피칼리아의 실험성, MPB의 서정성은 서로 다른 시대의 감각처럼 보이지만 좋은 음악 안에서 하나의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Bala Desejo의 [SIM SIM SIM]은 이러한 브라질 음악의 긴 흐름을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다시 불러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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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낭만주의적 불능 -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도서/문학]
불가능하기에 시를 쓴다
박지웅 시인의 시집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를 관류하는 하나의 이미지는 상실, 부재, 결핍이다. 그는 버려지거나 사라진 것, 나아가 이미 죽은 것에 대한 자신의 사유를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슬픔과 절망의 풍경으로 박제되지 않고 그 너머에 가닿는다. 상실과 부재가 현실의 언어와 감각을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변주 및 증폭하는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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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관객은 대본을 아는데 배우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상한 상황 [공연]
연극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 스포일러 일절 없는 후기
여기 좀 독특한 연극이 있다. 일반적인 연극에서, 배우는 대본을 오랜 시간 분석하고 연습한 뒤 무대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은 다르다. 이 연극에서 배우는 공연 당일 무대에 오른 뒤 처음으로 대본을 전달받는다. 게다가 이 공연에는 연출가도, 리허설도 없다. 극은 단 한 명의 배우의 순발력과 관객들의 즉흥적인 참여로 완성된다
by
임솔지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집을 찾는다는 것, 삶을 상상한다는 것 [공간]
집을 알아보다가 문득 집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집을 찾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안에서 살아갈 삶의 풍경을 찾고 있는 걸까.
작년부터 서울에서 내가 살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과정일 거라 생각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예산을 정하고, 원하는 지역을 고르고, 몇 군데를 비교해 보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현실 속에서 집을 찾아보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들이 따라왔다. 마음에 드는 집은 예산을 훌쩍 넘어섰고, 예산 안에 들어오는 집은 내가 기대
by
이수진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도서/문학
금지된 것을 뚫는 날카로운 손톱, 양귀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세상의 모든 불합리"는 대체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쏟아진다. "유형무형의 폭력"이 다가왔을 때 도망가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까지 쌓여온 습관과 같은 상황의 잘못이자 그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누군가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것들을 금지하기 위해 일어나면 모든 사건과 상황은 '나'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다.
# 금지된 최면 같은 이야기 나는 나에게 금지된 것을 소망한 적이 있는가? 그것을 상상한 적은 있더라도 이루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나가 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을 쓰기 전부터 나는 그런 경험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나는 누군가가 금지된 것을 소망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쪽에 가까웠을지도
by
김수민 에디터
2026.06.03
리뷰
도서
[Review] 공간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 -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파리를 '보는 도시'가 아닌 '읽는 도시'로 경험하게 만드는 책
아직 가보지 못한 파리를 향한 나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수식어는 낭만의 도시, 예술의 도시다. 루브르와 오르세처럼 웅장한 미술관이 나를 기다리는 곳, 그리고 이에 더해 골목 안쪽에 조용히 남아 있는 작은 미술관들을 <파리의 작은 미술관>을 통해 대신 따라가며 한 예술가의 삶과 작업 세계를 가까이 들여다본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작품을 단순히 감상
by
이수진 에디터
2026.06.03
리뷰
PRESS
[PRESS] 태초의 심리학자는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 셰익스피어 심리학
심리학 거장들이 읽어 낸 셰익스피어의 심오한 세계
삶이냐, 죽음이냐─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꿋꿋이 참아 내는 것인가 아니면 무수히 쇄도하는 고난에 맞서 싸워 기어코 끝장을 내는 것인가. 죽는 건 잠드는 것─ [...] 그것 때문에 망설이게 되지. 바로 그런 이유로 기나긴 고통스러운 삶을 질질 끌고 가지 그게 아니라면 누가 이 세상의 채찍질과 조롱을 견딜까
by
김승아 에디터
2026.06.03
리뷰
공연
[Review] 어딘가 묻어 있는 똥을 치워야 할 때, 연극 '아이들'
우리는 그 흔적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끝까지 치울 수 있을까.
* 연극 <아이들>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극 <아이들>(극단 돌파구, 전인철 연출)의 무대는 단출하다. 검은 벽이 삼면을 둘러싸고 있고, 중앙에는 일인용 소파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인물들이 함께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없다. 누군가 앉아 있으면 누군가는 서 있어야 한다. 전화기, 물컵 같은 소품도 무대 가장자리에 흩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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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이사를 했다 [공간]
그럼에도 나는 가끔 집이 사람을 기억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유년기와 성장기의 대부분을 보낸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다. 막상 이사를 결정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던 곳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떠나게 될 집이라고 늘 마음 한편으로 생각해 온 탓이었다. 그러다 이사 며칠 전, 거실 기둥 모퉁이에서 오래된 흔적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부터 키를
by
강채연 에디터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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