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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반
[Opinion] 1초를 정의하는 일 [문화 전반]
영상 속 1초에 담겨있는 의미는 무궁무진하다.
세상에는 해보기 전까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일들이 있다. 나는 기획자를 꿈꾸면서 늘 기획이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보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장면을 보여주고,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고,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결정하는 것. 그래서 좋은 기획이란 결국 모든 순간에 의도를 담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영상을 직접 만들어보
by
김세진 에디터
2026.06.1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그렇다면 아주 명랑한 대답을 [도서/문학]
마지막은 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 많은 협곡을 돌아 저 많은 태풍을 뚫고 집에 돌아와 겨우 잠이 든 시인이 이 세계가 멸망의 긴 길을 나설 때 마지막 연설을 인류에게 했으면 했어 인류! 사랑해 울지 마! 하고 따뜻한 이마를 가진 계절을 한 번도 겪은 적 없었던 별처럼 나는 아직도 안개처럼 뜨건하지만 속은 차디찬 발을 하고 있는 당신에게 그냥 말해보는 거야 — 허수경, 「삶이 죽음에게
by
정현승 에디터
2026.06.11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집을 찾는다는 것, 삶을 상상한다는 것 [공간]
집을 알아보다가 문득 집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집을 찾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안에서 살아갈 삶의 풍경을 찾고 있는 걸까.
작년부터 서울에서 내가 살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과정일 거라 생각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예산을 정하고, 원하는 지역을 고르고, 몇 군데를 비교해 보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현실 속에서 집을 찾아보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들이 따라왔다. 마음에 드는 집은 예산을 훌쩍 넘어섰고, 예산 안에 들어오는 집은 내가 기대
by
이수진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이사를 했다 [공간]
그럼에도 나는 가끔 집이 사람을 기억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유년기와 성장기의 대부분을 보낸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다. 막상 이사를 결정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던 곳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떠나게 될 집이라고 늘 마음 한편으로 생각해 온 탓이었다. 그러다 이사 며칠 전, 거실 기둥 모퉁이에서 오래된 흔적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부터 키를
by
강채연 에디터
2026.06.02
리뷰
PRESS
[PRESS] 일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아름다움 - 생업(生業)
모두가 가진 생계와 긍지를 지켜내는 반짝거림이 느껴진다. 더럽고 추잡해지는 순간이 있더라도 내가 하는 이 일에서 결국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고 마는 열일곱 명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노동은 인간을 살게 하고 죽게 한다. 권리를 찾기 위해 누군가는 하늘 아래 고공 농성을 하고, 누군가는 땅을 긴다. 수많은 사람이 일을 하다 죽는다. 나에게도 노동은 역설적이다. 나를 먹이고 입히고 잘 살게 하고 싶은 욕망을 수없이 일깨워 주지만, 나를 제한하고 옥죄고 억울하고 화나게 만드는 것도 언제나 노동이다. 노동의 목적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는 삶
by
노현정 에디터
2026.06.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는 그렇게 이어져 있다고 - 손미,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도서]
시 옥수수 귀신으로 알아보는 손미 시 세계의 구조
아무도 얘기 안 했어 장례도 없이 환생도 없이 같은 몸에서 몇 번이나 죽을 수 있다는 걸 여러 개의 문을 열어도 아무도 말 안 했어 깜깜한 방에서 웅크리면 나는 절반밖에 없다는 걸 어둠이 나를 파먹고 있다는 걸 한번, 찢어 본 적 없는데 팔다리도 흔들지 않는데 저 안의 옥수수는 정말 살아 있나? 외투 속 나는 정말 살아 있나? - 「옥수수 귀신」 (전문)
by
양예지 에디터
2026.06.01
오피니언
여행
[오피니언] [제주 맛집] 이걸 본 당신은 매우 운이 좋다. - 카페 브런치 편 [여행]
제주에서만큼은 질리도록 느긋하고 싶다.
제주도에서 가장 좋았던 조용하고 맛있는 빵집, 브런치 카페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맑은 아침 햇살과 어울리는 카페들.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들뜨는 공기와 포근한 햇살을 내리쬐며 아침마다 마치 고양이가 된 듯 제주도의 조용한 공간을 즐기다 나온다. 제주에서만큼은 질리도록 느긋하고 싶다. 아침 산책을 하고 난 뒤 들린 빵집이자 카페인 가는곶 세화. 이곳은
by
황수빈 에디터
2026.06.0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버리지 못하는 마음에 대하여 [사람]
사진을 지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사진과 영상이 너무 많아 결국 핸드폰을 바꾸게 되었다. 3년 동안 사용했던 폰은 8만 장이 넘는 사진과 영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저장 용량의 절반 이상이 이미 오래전부터 채워져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많은 사진과 영상을 가지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면 나는 셀카를 자주 찍는 사람도 아니고, 내 사진이 많은 편도 아니다. S
by
윤재현 에디터
2026.05.2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비명을 집어 삼킨 날갯짓, 그리고 침묵 [영화]
《양들의 침묵》 (Jonathan Demme, 1991)
"양들의 비명소리는 이제 그쳤나?" 비명과 소음이 난무하는 세상, 그 안에는 가장 소란스럽고 그치지 않는 내면의 비명이 있다. 구하지 못했던 과거의 어느 날, 무력했던 나 자신이 마음 깊은 곳에서 내지르는 울음소리. 이 울음을 그치게 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클라리스 스탈링처럼 트라우마의 한복판으로 걸어가 정면으로 부딪치거나, 한니발 렉터처럼 비명 주
by
정희정 에디터
2026.05.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군체: 좋은 설정이 좋은 영화가 되려면 [영화]
설정은 신선했고, 메시지는 끝내 도착하지 못했다 좋은 기획이 좋은 영화가 되기까지, 그 사이의 거리에 대하여
좋은 설정이 좋은 영화가 되기 위해 해당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과 장르의 문법을 꿰고 있는 관객이 같은 영화를 보면 전혀 다른 감상을 갖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군체〉가 바로 그런 영화였다. 나는 좀비 영화를 많이 접해오지 않은 편이라 전반적으로 꽤 괜찮게 만든 영화처럼 느껴졌지만, 함께 관람한 사람은 장르적 문법에 익숙한 탓인지 스토리 전개가 진부
by
김세진 에디터
2026.05.2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Home’이 나에게 주는 의미 [음악]
'집'이라는 주제의 음악에 대해서
우연히 플레이리스트를 둘러보다가 ‘Home’이라는 같은 제목의 즐겨 듣는 음악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히 좋아하는 가수의 곡이라서 선택한 것도 있었고, 가사가 마음에 들어 자주 듣게 된 곡도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쩌면 필자는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의미 자체를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서 집은 ‘사람이나
by
윤재현 에디터
2026.05.1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울하지 않은 보통의 시 [도서]
우울하게 즐거운 일
내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항상 우울이 놓여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유쾌하게 웃고 있는 표정 뒤에도 언제나 그런 마음이, 우울한 정서가 조용히 깔려있는 것 같다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의 말이었기에 나도 내가 그런 것 같다고, 아무래도 나는 좀 우울한 사람인 거 같다고 말했다. “글쎄, 그건 어쩌면.” 내가 문학을 꽤나 좋아해서 그런 것도 같다고 변
by
차승환 에디터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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