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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결국은 다정함이 이긴다
끝까지 가면 말이다
글쎄, 내 세계에서는 늘 현실이 이겼다. 나는 늘 웨이먼드가 되려 애를 쓰다가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되면 그 즉시 조부 투파키로 돌변했다. 웨이먼드가 이기는 멀티버스는 여기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힘이 들면 다정함, 배려 같은 것부터 내려놓았다. 방해하는 것이 뭐든 맞서 싸우려고 했고 이기려고 했다. 늘 화가 나 있었고 불편, 불만, 부당함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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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1.18
리뷰
도서
[리뷰] 덕후의 마음으로 : 글리프 6호- 김초엽
<글리프>의 덕질이 계속되기를, 또 내가 잘 모르는 문화들에서도 <글리프>같은 시도들이 두둥실 떠오르기를 바라며!
확실히 이전에 비해 덕질의 범위가 넓어졌음을 실감한다. 아이돌, 배우 등 연예인을 좋아하는 행위에 국한되다시피 했던 시절에도 다른 문화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작가 덕질이라니, 아이돌 덕질을 오래 했던 나는 궁금했다. 작가 덕질은 어떻게 해? 작가 덕질 아카이빙 잡지, <글리프>는 다소 황당한 물음에 열렬히 답한다. 좋아
by
오수빈 에디터
2023.01.06
리뷰
전시
[Review] 빼곡한 영화의 추천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추억의 방
보고 싶은 영화를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하느냐에는 ‘누군가의 추천’이 굉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영화를 추천하는 방식에 어느 정도의 정성이 녹아들어 있느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맥스 달튼의 전시가 그랬다. 나는 유명한 영화들을 보지 않은 ‘선택적 영화광’이다. 그러니까 보통 고전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한 해에 몇 개씩 두고 숙제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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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1.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의 숙제
바다에 묻어놓은 것들
사실을 도륙해 옮기는 삶을 살다 보면 가끔 모든 것이 섞이는 곳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집이 한강 근처라 다행이라는 생각은 갈수록 두께를 더한다. 속이 답답해질 때마다 강가로 내려가 울렁거릴 정도로 비린 강의 줄기를 따라 걷는다. 도시를 관통하는 강을 보고 있으면 이름과 무관하게 비슷한 감정이 들지만 한강은 예외다. 강의 이남까지 까마득한 폭을 자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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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2.31
리뷰
도서
[Review] 함정은 ‘일상’ : 레이디스 서평
불안의 깊이가 바로 함정이다
사람의 심리를 가장 잘 이용하는 것은 장편소설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아마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 한참 빠져있던 시기였을 것이다. 그만 읽는 것이 더 어려운 흡입력에 감탄하며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무뎌진 집중력 탓에 장편에 흡수되기까지의 예열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단편소설집이다. 그러나 단편소설집의 한계도 그만큼 분명하다.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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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2.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저는 하루살이로 살겠어요
대신 하루를 아주 애써서요
꿈을 꾸는 게 죄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그리고 그때는 어떠한 말들도 위로가 안 되는 것 같아. 저 말을 적은 날은 대체 무엇이 그렇게 사무쳤을까. 쓰던 일기장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문장이었다. 내 인생에 꿈이 없었던 시기는 거의 없었고, 꿈보다는 현실을 쟁취하려 노력했던 취준생 시기에도 이상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니. 저 시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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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2.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기왕이면 바다가 되면 좋겠지만
섬이 아니라면 그것도 좋다
이맘때쯤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은 보통 결이 같다. 사랑을 자주 말했는데, 연말을 지내고 나니 손에 남아있는 것은 다 껍데기뿐이어서 서글플 때가 있다고. 지는 해를 자주 마주하고 나니 그런 허전함도 느끼기 어렵다. 방법을 찾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허기는 따뜻한 음식으로 달랠 수 있고 정 힘들면 전기장판을 뜨뜻하게 올려놓고 베개를 힘껏 껴안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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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1.25
리뷰
전시
[Review] 수직과 수평의 색에 흠뻑 잠기다 : 프랑코 폰타나 전시
일상을 채집하다
프랑코 폰타나는 1960년대 초반 일찍이 컬러 필름을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색을 뿜기 시작했다. 사진의 투명도를 과소 노출해 노이즈가 쉽게 잡히게 표현, 마치 회화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 1960년대는 흑백 필름의 아름다움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일종의 관습이었기 때문에 그의 도전은 더욱더 눈에 띈다. 이번 전시의 이름이 ‘컬러 인 라이프’인 점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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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1.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결승선 그리고 다시 출발선
다시 런 온
“마라톤이요? 그럼 혹시 러너스 하이도 느껴보셨어요?” 얼마 전 마라톤을 했다는 말에 받은 질문이다. 일정 시간 이상 달리기를 하면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것이 온대요. 느껴보셨어요? “글쎄요, 저 아무래도 결승선 코앞...?” “생각보다 너무 늦게 오는데요...” 집에 돌아와서 러너스 하이를 검색해보니, 정확히는 30분 이상 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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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1.14
리뷰
전시
[Review] 그의 디자인에는 목소리가 있다 : 장 줄리앙 회고전
유쾌하고 솔직한 질문들
“화장실 사인처럼 단순한 형태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세계적인 언어로 디자인하고 싶다” (월간 디자인 인터뷰 中) 장 줄리앙의 작품은 명료하다. 우리 주변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일상적인 그림 속에서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한다. 장 줄리앙은 주로 주황색, 검은색, 파란색 등 눈에 확 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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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1.13
리뷰
전시
[Review] 누군가의 100살 생일파티에 초대받는다면 -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생일선물을 내가 받아버린 곳
누군가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기껏해야 중학교 때 이후려나. 그런데 그 생일파티 주인공이 100살이다. 게다가 젤리. 정확히 말하면 하리보 할머니·할아버지의 100주년 생신파티에 초대받은 것이다. 생신잔치가 인사동에서 열린다고 하니 장소 선정도 꽤 기가 막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많을 것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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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2.11.08
리뷰
도서
[리뷰] 물드는 것이 두렵지 않은 투명함 : 답장이 없는 삶이라도
작가님께 배운 대로 저 역시 꿋꿋이 적어 가며 살겠습니다.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든다. 내가 이 책과의 만남을 선뜻 취하게 된 강력한 계기이기도 했다. 푸른 배경에 계단식으로 각진 테두리 안을 채운 사진은 어딘가 묘하다. 늘어진 천들과 거기 비친 그림자, 그 앞으로 그림자의 주인일 누군가의 손이 꽃송이를 아래로 떨군 채 불쑥 나온다. 그리고 얇은 선 하나가 대뜸 책을 가로지르고 있다. 표지를 보자마자 "툭, 떨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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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빈 에디터
202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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