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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리뷰
PRESS
[PRESS] 소리와 인생의 경지에 올라 - 뮤지컬 ‘서편제’ [공연]
4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서편제>는 서울 광림아트센터 bbhc홀에서 7월 19일까지 공연한다.
적당한 사랑은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준다. 적당함은 상처받지 않도록 나를 지키는 것을 뜻한다. 사랑도, 이별도 다치지 않을 만큼 강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면 세상은 평화로워질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쉽지 않다. 사랑을 적당히 할 수 있다면 왜 그토록 수많은 작가, 가수, 배우들이 비극을 쓰고 노래하고 연기하겠는가. 뮤지컬 <서편제>엔 자신을
by
이진 에디터
2026.06.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만드는 힘 [도서]
시각장애인이라서 좋은 책이고, 조승리라서 좋은 책이다
조승리 작가의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었다. 읽기 전에 작가가 시각장애인이고 안마사로 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제목이 노골적이라서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지랄맞은 하루들이 끝내는 축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태도. 작가의 정체와 제목에서 책의 내용을 넘겨짚었다. 더구나 시각장애인이 썼다고 하니까. 1. 닳지 않은 사람 39
by
오은지 에디터
2026.06.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지금 생각나는 단어 세 개만 말해 봐 [도서/문학]
세 개의 단어, 그리고 십 분이라는 시간으로 써 내려간 소설들
올해 초, 아직 칼바람이 한창이던 때 친구들과 만나면 냅다 노트 한 권을 내밀었다. 그 노트를 내밀며 부탁했던 것은 친구의 이름, 그리고 지금 떠오르는 단어 세 가지였다. 이렇게 뜬금없는 단어 수집을 시작한 이유는 박지현 작가의 <도파민 - 세 개의 단어, 그리고 십 분 2>라는 책 때문이었다. 작년쯤 연남의 한 독립 서점에서 구매한 이 책은, 작가가 세
by
조은서 에디터
2026.06.04
리뷰
PRESS
[PRESS] B블록 15열에 앉으면 말린 장미를 볼 수 있다 - 에스메 콰르텟 10주년 리사이틀 [공연]
오른쪽으로 몸을 틀자, 네 사람의 시간이 한꺼번에 보였다 - 에스메 콰르텟 10주년 리사이틀 리뷰
당장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도, 내가 정말 별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때에도 이 안은 여전하구나. 여전히 예쁘다. 변치 않는 안전 지대가 거기 머물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마음 안이 시원해졌다. 바이올린 한 대가 가장 높게 음을 높이고, 그 길을 또 하나의 바이올린이 따라올 적에,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6.03
리뷰
도서
[Review] 파리의 골목길에서 거장의 방으로 초대받다, 파리의 작은 미술관
관광지 파리가 아닌, 예술가의 진짜 일상 속으로
파리 여행을 떠올리면 반사적으로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같은 거대 미술관들이 스쳐 지나간다. 방대한 작품들에 둘러싸여 시대를 뛰어넘는 큰 역사의 물줄기를 마주하는 것은 분명 웅장하고 경이로운 일이다. 하지만 관광지로서의 대형 미술관 방문은 종종 고된 숙제처럼 느껴지곤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을 서고, 복작복작한 인파를 피해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by
이소희 에디터
2026.06.03
리뷰
PRESS
[PRESS] 나무 살인 사건 보고서 – 오염된 잔 [도서]
나무에서 피어난 완벽한 추리 판타지
자연은 압도적이다. 자연은 자애롭다. 자연은 어머니이고, 자연은 모든 존재를 품는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생겨난 산, 바다, 식물 따위를 이르는 말 ‘자연(自然)’. 그들은 때로는 가히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며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아름답고 무궁무진한, 가치중립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또 받아들
by
김혜원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낭만주의적 불능 -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도서/문학]
불가능하기에 시를 쓴다
박지웅 시인의 시집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를 관류하는 하나의 이미지는 상실, 부재, 결핍이다. 그는 버려지거나 사라진 것, 나아가 이미 죽은 것에 대한 자신의 사유를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슬픔과 절망의 풍경으로 박제되지 않고 그 너머에 가닿는다. 상실과 부재가 현실의 언어와 감각을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변주 및 증폭하는 순간을
by
유민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관객은 대본을 아는데 배우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상한 상황 [공연]
연극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 스포일러 일절 없는 후기
여기 좀 독특한 연극이 있다. 일반적인 연극에서, 배우는 대본을 오랜 시간 분석하고 연습한 뒤 무대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은 다르다. 이 연극에서 배우는 공연 당일 무대에 오른 뒤 처음으로 대본을 전달받는다. 게다가 이 공연에는 연출가도, 리허설도 없다. 극은 단 한 명의 배우의 순발력과 관객들의 즉흥적인 참여로 완성된다
by
임솔지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도서/문학
금지된 것을 뚫는 날카로운 손톱, 양귀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세상의 모든 불합리"는 대체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쏟아진다. "유형무형의 폭력"이 다가왔을 때 도망가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까지 쌓여온 습관과 같은 상황의 잘못이자 그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누군가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것들을 금지하기 위해 일어나면 모든 사건과 상황은 '나'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다.
# 금지된 최면 같은 이야기 나는 나에게 금지된 것을 소망한 적이 있는가? 그것을 상상한 적은 있더라도 이루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나가 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을 쓰기 전부터 나는 그런 경험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나는 누군가가 금지된 것을 소망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쪽에 가까웠을지도
by
김수민 에디터
2026.06.03
리뷰
공연
[Review] 어딘가 묻어 있는 똥을 치워야 할 때, 연극 '아이들'
우리는 그 흔적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끝까지 치울 수 있을까.
* 연극 <아이들>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극 <아이들>(극단 돌파구, 전인철 연출)의 무대는 단출하다. 검은 벽이 삼면을 둘러싸고 있고, 중앙에는 일인용 소파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인물들이 함께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없다. 누군가 앉아 있으면 누군가는 서 있어야 한다. 전화기, 물컵 같은 소품도 무대 가장자리에 흩어져
by
김나윤 에디터
2026.06.03
리뷰
공연
[Review] 우리가 남기고 가는 것들에 대하여 - 연극 '아이들' [공연]
연극 '아이들'이 '책임'을 바라보는 방향을 살펴본다.
재난 앞에서 인간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코로나19가 일상을 멈춰 세웠을 때, 누군가는 마스크를 사재기했고 누군가는 확진자의 동선을 들여다보며 수군거렸다. 보이지 않는 위협이 세계를 뒤덮었을 때, 우리는 먼저 각자의 두려움을 챙겼다. 루시 커크우드의 《아이들》은 그 두려움의 다른 이름,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방사능이라는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by
장수정 에디터
2026.06.02
리뷰
PRESS
[PRESS] 내 마음 안의 빛과 눈 맞추는 일 - '방혜자 -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 [전시]
방혜자의 빛을 따라 활짝 깨어나는 여정
방혜자의 작품을 처음 마주한 것은 작년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였다. 그날은 아침 일찍부터 이미 케브랑리 박물관과 루브르 미술관, 두 개의 대형 전시장을 방문해 마구잡이로 작품을 퍼먹은 상태였다. 소화 시킬 틈도 없이 뮤지엄 패스의 재촉에 못 이겨 마지막 일정 차 저녁에 방문한 퐁피두는 앞선 두 곳보다 현대적인 작품들로 채워져 신선했다. 밖은 어둑하고 전시장은
by
김하은 에디터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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