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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작은 균열과 큰 물음 [도서/문학]
가족은 잘 짜인 각본과 같다, 《가족각본》
"며느리가 남자라니!" 《가족각본》, 김지혜, 창비, 2023. 말에는 힘이 있다. 익숙한 격언이다. 무언가를 발화하는 것만으로 모종의 실행이 이루어진다는 것, 평소엔 쉽게 의식하지 않지만 곱씹으면 꽤 섬짓할 정도의 강력함이다. 정확히 짚자면, 말에는 '이중적인' 힘이 실려있다. 어떻게 이중적인가? 첫 번째로는 의미 공유를 비롯한 말의 복합적인 기능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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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8.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다정한 물음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2023) 및 소설 '바깥은 여름'(김애란) 중 동명 수록작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겨진 이들의 내일에 대해 경험의 매개를 넘치도록 갖게 된 우리는 매일같이 죽음을 접한다. 뉴스로, 책으로, 누군가의 입으로, 혹은 또 다른 무언가로. 어떤 죽음은 사회 공통의 경험이 되어 모두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기도
by
황수빈 에디터
2023.07.2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사랑은 천국이 아니다
여름에 왜곡된 것들
어느 카페에 누가 옮겨적은 허연 시인의 시 나는 내 사랑은 천국이 아니라던 어느 시인*의 말을 늘 마음에 품고 산다. 아마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 시인의 말을 품고 산다니 낭만적인가...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랑이 너무 검고 깊어 어쩔 줄 몰라 하는 내 모습이 있는데 그건 전혀 아름답지도 애틋하지도 않아... 해에 걸쳐 여러 형태의 사랑을 해놓고도 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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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7.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위안과 무력감 [영화]
영화 '엘리멘탈'(2023)
* 영화 '엘리멘탈'(2023)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양가감정 '엘리멘탈'이 'K-장녀'라는 공감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을 보고, 이 공감대가 나에게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위로는 이미 독립해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인 형제들이 있기도 하고(막중한 책임을 지닌 장녀가 아니라는 말이다), 흔히 말하는 장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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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7.13
리뷰
영화
[Review] 이정표가 된 그 여름 -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누구에게나 시간이 지나도록 어느 한 자리에 꼿꼿이 서 있는 기억이 있다.
* 영화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물을 끼고 있는 도시를 좋아한다. 그건 나의 출신지 탓이 크다. 내가 나고 자란 도시에는 도시 중간을 크게 가로지르는 강이 있어 어딜 가든 물이 보였다. 열심히 발을 굴리며 오리배를 타고, 강가의 야경을 바라보며 산책로를 걷고,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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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7.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진실을 다루는 이들의 무게 [영화]
영화 '스포트라이트'(2016)
* 영화 '스포트라이트'(2016)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트라이트: '우리'의 이야기 무언가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일. 그 매개는 글이든, 말이든, 혹은 다른 그 무엇이든 될 수 있겠지만 예전부터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글을 주로 택해왔다. 하지만 백지 앞에서 느끼는 막막함은 여전하다. 내가 가진 뭉툭함과 언어적 한계를 넘어서, 전달하고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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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6.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삶이라는 농담
농담에 우는 사람이 있어서
장류진 작가의 신작 <연수>에 적힌 작가의 사인이 너무 좋아서 몇 번을 들여다 봤다. J와 어깨를 맞대고 울던 날 집에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나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지난 알람들을 확인했다. 눈에 띄는 알림은 별로 없었다. 뭔가 하나 시선을 끌기에 술에 흐려진 눈을 억지로 잡아 떴더니, 장류진 작가의 신작 소식이었다. 망설임도 없이 예약 구매 버튼을 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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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6.26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잘하지 못하는 나 [사람]
나는 완벽하지 못할까 봐 무언가를 섣불리 시도하지 못한다.
미숙함의 생략 얼마 전 아주 간단한 재료들로 맛을 내는 파스타 레시피를 하나 발견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해먹어볼 만하다 싶어 시도했는데 웬걸. 토핑으로 들어갈 새우를 장만하는 데만 한 세월, 화구 하나엔 파스타 면을 삶아놓고 다른 하나엔 프라이팬을 올려 소스를 만들자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엄마가 같은 레시피로 파스타를 두 차례 뚝딱 만들어낼 동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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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6.2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성의를 들여 살아내는 삶 [영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2015)
*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2015)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 알의 감자 얼마 전 할머니 댁에서 봉지 가득 감자를 얻었다. 직접 심고 길러서 캔, 제철을 맞은 작물. 동글동글하고 흙냄새가 진했다. 날이 더워지니 입맛이 없어서, 간식 겸 끼니 삼아 먹으려 감자를 몇 개 꺼내 씻었다. 고르지 못한 표면과 홈에 엉긴 작은 흙덩이들이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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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6.15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제대로'가 아니어도 [사람]
가끔은 이렇게 처음과 끝이 명확하지 않은 기록도 필요한 순간이 있겠지.
'제대로'가 아니어도 푹푹 찌는 더위라고 칭하기엔 아직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감이 있지만, 확실히 요즘 밖을 나서 보면 살갗에 닿는 태양빛이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다. 한창 더운 시간의 땡볕에 있을 땐 건조하면서도 뜨거운 공기가 몸 구석구석을 따끔하게 찔러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위에는 쥐약이라 그런지, 매사에 기운이 쭉 빠지기 시작했다. 자꾸 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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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6.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서른 즈음에 난 청춘이 싫다고 적었다
보이고 싶지 않은 진심
나는 얼른 서른이 됐으면 좋겠어. 왜? 난 지금 좋은데. 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해. 난 아직도 애처럼 굴고 싶은데. 그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의문형 목소리 뒤로 재즈가 흘러나왔다. 요새는 대화를 하기 위해 재즈바나 LP바를 자주 간다. 대화가 너무 시끄럽지 않게 주변에 녹아드는 것이 좋다. 누구도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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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6.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때론 단순함이 필요하다 [영화]
영화 '아이 필 프리티'
보다 가볍게 아침에 집을 나설 때면 꼭 듣는 노래들이 몇 곡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얼마 전에 발매된 (여자)아이들의 신곡 '퀸카(Queencard)'다. 경쾌한 멜로디와 가사, 입에 착 붙는 후크는 잠에 취한 몸과 정신을 깨우며 하루를 시작하기에 딱 알맞아서 요즘 가장 먼저 재생을 누르게 되는 곡이다. 사실 발매 첫 날 이 곡을 듣고서는 약간 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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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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