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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리뷰
공연
[Review] 낭만으로 포장된 폭력, 그 이면을 고발하다 - 연극 '로테/운수' [공연]
과연 우리 사회는 피해 여성들에게 말할 기회를 제대로 주었는가?
뮤지컬 <베르테르>의 넘버들을 즐겨 듣던 때가 있었다. 특히 '어쩌나 이 마음'과 '발길을 뗄 수 없으면'에 담긴 애절한 짝사랑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여운을 안고 원작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펼쳤을 때, 기대와는 다른 찝찝함이 밀려왔다. 넘버에서 느꼈던 아련함 대신 로테의 관점에서 바라본 베르테르의 사랑은 다소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구
by
소인정 에디터
2026.06.07
리뷰
공연
[Review]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다 - 로테/운수
연극 <로테/운수> 리뷰
연극 <로테/운수>는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고전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운수 좋은 날>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품 속 여성 등장인물인 ‘로테’와 ‘운수’를 내세워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이야기였다. ‘로테’는 낙성대학교 미술사학과 부교수로, 젊은 나이에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우울증, 공황장애, 망상장애
by
김예은 에디터
2026.06.04
리뷰
공연
[Review] 가리워진 것 - 로테/운수
낭만이란 맹목 뒤에 가려진 것들
낮에 회사에서 듣게 되었다, 옆 팀으로부터, 정말이지 느닷없이 날아드는 소식이었다. 고객사인 D사의 채권 회전이 막혔다느니, 지급명령 소송을 제기한다느니 하는 따위의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들어왔으나, 마침내 회사 부도처리가 진행되고 있단다. 채권 회수를 담당하는 영업 쪽 팀장은 보고자에게 따지듯 다그쳐 묻는다, 마치 그를 쥐어짜면 D사에서 돈이라도 나올 것
by
서상덕 에디터
2026.06.04
리뷰
PRESS
[PRESS] 내 마음 안의 빛과 눈 맞추는 일 - '방혜자 -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 [전시]
방혜자의 빛을 따라 활짝 깨어나는 여정
방혜자의 작품을 처음 마주한 것은 작년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였다. 그날은 아침 일찍부터 이미 케브랑리 박물관과 루브르 미술관, 두 개의 대형 전시장을 방문해 마구잡이로 작품을 퍼먹은 상태였다. 소화 시킬 틈도 없이 뮤지엄 패스의 재촉에 못 이겨 마지막 일정 차 저녁에 방문한 퐁피두는 앞선 두 곳보다 현대적인 작품들로 채워져 신선했다. 밖은 어둑하고 전시장은
by
김하은 에디터
2026.06.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는 자꾸 왼손으로 세상을 만졌다 [영화]
세상은 자꾸 몸의 방향을 바로잡으려 했고, 끝내 자기 방향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하여
오른손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던 아이 “너 생각나서 추천했어.” 친구는 아주 가볍게 영화 〈왼손잡이 소녀〉(Left-Handed Girl, 2025)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제목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오래된 감각 하나였다. 어린 시절 밥상 앞에서 몇 번이고 숟가락을 고쳐 쥐어야 했던 기억. 왼손으로 글씨를
by
최은파 에디터
2026.05.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질주하는 삶이란 섹시한 것 – 뮤지컬 '렘피카' [공연]
타마라 드 렘피카의 파란만장한 인생
* 해당 글에는 뮤지컬 <렘피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월 20일 코엑스아티움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연된 뮤지컬 <렘피카>가 막을 내린다.이 작품은 한국에 내로라하는 뮤지컬 디바들이 출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여성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그리는 뮤지컬 <렘피카>가 6월 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상연된다.
by
김승주 에디터
2026.05.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을 읽다 - 백지 앞에서 [도서/문학]
데뷔 13년 만의 첫 산문집, 최은영의 『백지 앞에서』 리뷰
최은영 작가가 데뷔 13년 만에 첫 산문집 『백지 앞에서』로 돌아왔다. ‘13년’, ‘첫 산문집’이라는 묵직한 키워드만큼 강렬했던 건 흰 표지였다. 동네 서점 사장님에게 이 책을 건네받은 순간, 나는 갓난아이를 처음 안아 본 사람처럼 어쩔 줄 몰랐다. 너무 흰 탓이었다. 손끝만 스쳐도 금방 구겨질 것 같은, 새하얀 표지였다. 좋은 책의 기본 조건은 비가역
by
임예영 에디터
2026.05.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여성’이라는 기표의 정치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이 달의 공연 1 [공연]
연극 ‘The wasp(말벌)’가 새롭게 재해석하는 폭력의 의미
연극 ‘The Wasp(말벌)’(이항나 연출)의 한국 라이선스 초연은 제작사 해븐프로덕션이 기획 제작, 글림 아티스트가 공동 제작을 맡아 2026년 3월 8일부터 4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영국 극작가 모건 로이드 말콤(Morgan Lloyd Malcolm)의 극본을 기반으로 2015년 런던 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길렘 모
by
이다연 에디터
2026.04.25
리뷰
영화
[Review] 당돌한 불온함이 피워낸 우리들만의 온실 - 올 그린스 [영화]
스스로 삶의 방향키를 돌린 소녀들에게 평범한 순응은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다.
코야마 타카시 감독의 영화 <올 그린스>는 우리가 흔히 ‘청춘’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정형화된 푸르름을 거부하고, 생존을 위해 기꺼이 불온해지기를 선택한 소녀들의 대담한 질주를 그린다. 2026년 5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1999년생 작가 나미키 도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기성세대가 규정한 ‘순수한 청춘’의 틀을 깨부수는 동시에 Z세대가
by
장연우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삶을 재단하는 사람 [영화]
오로지 본인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보내게 된 중년 여성의 이야기
*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1.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강렬히 가지고 싶은 것이 생긴다면? 그건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일 지도 모른다. 영화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2022)'는 삶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꿈을 찾게 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1957년, 전쟁에 나가 소식이 끊긴 남편을 10여 년째 기다리던 해리스 씨에게 편지
by
전주현 에디터
2026.04.10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무너지는 형상 속에서 드러나는 '여성' [미술/전시]
장파의 개인전 《Gore Deco》는 전통 회화가 구축해온 여성 이미지를 정면으로 해체한다. 성녀나 비너스로 대표되는 규범적 여성상, 남성적 응시가 만들어온 도상들을 장파는 녹아내리고 파편화된 비정형의 몸으로 뒤집는다. 인터넷에서 채집한 혐오와 배제의 이미지들, 타투와 비전통적 재료들이 고전 회화의 어법과 충돌하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감각에 균열을 낸다. 여성을 여성으로 감각하게 하는 기준이 얼마나 자의적인가라는 질문은 비단 미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지를 통해 젠더를 학습해온 방식 전체를 되묻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 막을 내린 장파의 개인전 《고어데코 GoreDeco》가 국제갤러리 K1과 K2에서 열렸다. 거대한 캔버스로 둘러싸인 핑크 톤의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무언가에 포위된 느낌을 받았다. 보석과 조잡한 장식들로 뒤덮인 회화, 회화 위로 프린팅된 텍스트나 이미지, 또 화면 곳곳에 그려진 구멍들, 나를 압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전시를 본 후 시
by
이채연 에디터
2026.04.0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고통의 생리(生理)와 구조적 폭력의 프레임 [사람]
개인의 통제 불가능한 생리(生理)적 고통과 소외된 여성사의 구조적 폭력에서 션 베이커의 리얼리즘의 연상
한 달마다 오는 거지 같은 생리 주간이 돌아왔다.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를 주 5회 뛰었고, 개강까지 겹쳐서 몸이 적응하기 힘들었는지 생리통이 평소보다 길게 이어졌다. 약을 먹어야 통증이 가라앉는데, 먹고 잠들면 이틀의 시간이 증발해 버린다는 사실이 무력하고 짜증이 난다. 아프다는 사실 자체에 화가 난다. 스스로 어찌할 수 없고, 내 생활이 통제되지 않는
by
서지민 에디터
202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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