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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무대 위에 올려진 비극, 이곳은 현실이다 - 안산, 황금용 [공연]
치아가 아플 땐 안산에 위치한 <황금용>으로 오세요. 파이프렌치로 뽑아드립니다. 당연히 주방용은 아닙니다.
여기 여섯 명의 배우가 있다. 그들은 때로는 젊은 남자이고, 때로는 예순이 넘은 여자다. ‘황금용’의 요리사이기도, 저가 항공사의 승무원이기도 하며, 베짱이였다가 어느새 지독히 늙은 할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여기는 대한민국 안산 다문화 거리 위치한 타이-차이나-베트남 식당 ‘황금용’이다. 북적이는 식당 구석 비좁은 주방에서 벌어지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by
윤민지 에디터
2025.12.21
리뷰
공연
[Review] 비좁은 주방에서 벌어진 비극 - 연극 '안산, 황금용'
포스트 서사극 '안산, 황금용'이 그려낸 이주노동자의 현재
대한민국 총인구의 5%. 현재 우리는 260만 명이 넘는 이주민과 함께 살고 있다. 불법 체류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정확히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인구 감소와 3D 업종 기피 현상으로 노동력이 부족한 음식점, 숙박업, 건설 현장, 농어업 등의 산업은 이미 외국인 노동자에게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에 대한 제도는 여전히 충분히 마
by
이하영 에디터
2025.12.1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안트로폴리스 연작의 초록빛 해설자 - 안트로폴리스 Ⅱ 라이오스 [연극]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 5부작, 창작된 인물 라이오스
안트로폴리스(Anthropolis)는독일어로 인간의 시대를 뜻하는 안트로포첸과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가 결합한 단어이다. 즉 ‘인류의 도시’라는 뜻이다. 안트로폴리스의 극작가 롤란트 쉼멜페니히는 인류세의 오만과 폭력성을 성찰하고자 테베를 배경으로 하는 고대 그리스 비극을 소환했다. 이 점에서 쉼멜페니히가 안트로폴리스를 집필한 것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라는 점
by
진세민 에디터
2025.12.09
리뷰
영화
[Review] 달콤떨떠름한 감 하나 드실래요? - 고당도 [영화]
달지도 쓰지도 않은 그 적정한 익음을 찾아가는 과정
“그, 혹시- 혹시 괜찮으시면 감 하나 드실래요?” 시사회 입구 앞 티켓 배부처에서 건네주신 감 한 알과 부조 봉투 모양으로 된 리뷰지 한 장. 시사회에 웬 감과 부조 봉투인가 싶겠지만, 영화의 배경이 장례식장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내 이해가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 감은 달콤떨떠름한 가족사의 단면을 비추는 상징처럼 다가온다. 감이라는 과일은 익음
by
강채연 에디터
2025.12.02
리뷰
영화
[Review] 아버지, 당신의 ‘죽음‘ 잠깐만 빌리겠습니다 - 고당도 [영화]
영화 <고당도> 리뷰
* 이 글은 영화 <고당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후회만 남는 거야” 주인공 ’선영’의 고모 ’금순’은 말한다. 집 나가 성공한 그녀는 가족과 절연한 사이지만 친오빠의 장례식장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 연신 담배를 피우며 초라한 장례식장을 돌아보지만 이것이 ‘가짜 장례식’ 일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금순에게 가족의 죽음은 언젠
by
이상아 에디터
2025.12.0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테베로부터 출발한 거대한 서사시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 안트로폴리스 I/II [공연]
몇천 년 동안 불변하는 서사를 가지고 수많은 연극적 시도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안트로폴리스는 왜 고대 비극을 현대로 가져왔으며, 왜 포스트드라마로 재해석했는가? 그 이유는 오늘까지 ‘테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비극이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소환되는 이유는 단순한 재현이나 전통 계승에 있지 않다. 우리는 고전을 통해 과거를 바라보는 동시에, 그 서사가 되풀이되는 현재를 마주한다. 테베·아르고스·코린토스 같은 가상의 폴리스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그 서사에 새겨진 폭력과 권력, 신화적 반복은 여전히 우리의 세계에서 재생산된다. 고전은 시간이 흘러도 닫히지
by
천유진 에디터
2025.11.2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제인 캠피온이 다시 쓴 가족적 비극의 원형, '파워 오브 도그' [영화]
제인 캠피온의 <파워 오브 도그>는 「오이디푸스 왕」의 가족 비극을 서부극의 심리적 서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피터, 로즈, 필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욕망과 권력의 긴장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현대적 변형을 보여주며, 고대 비극의 카타르시스가 오늘날에도 유효함을 증명한다.
비극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 낯선 이의 불행보다는 가까운 사이에서의 파국이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 비극의 걸작, 「오이디푸스 왕」이 오늘날까지도 강력한 힘을 갖는 이유 또한 바로 이 지점에 있을 것이다. 저번 글에 이어 이번에는, 제인 캠피온의 <파워 오브 도그>를 중심으로 그 비극의 또 다른 심장부 - ‘가장 가까
by
황지윤 에디터
2025.11.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세븐'은 어떻게 현대의 오이디푸스가 되었나 [영화]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은 극적 아이러니를 통해 고전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서사를 현대 스릴러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영화는 철창의 이미지, 버즈 아이 뷰 등을 통해 인물의 운명적 구속과 비극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본 글은 이러한 고전의 비극적인 아이러니를 현대 스릴러 속에서 구현한 사례로서 <세븐>을 분석한다.
인류 문화사에서 가장 오래도록 회자되는 비극 중 하나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마주할 때 느끼는 두려움과 무지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작품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자신의 끔찍한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의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인간 이성의 무력함과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잔혹함을
by
황지윤 에디터
2025.11.09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현대 무대 위에 올려진 그리스 비극 -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 [공연]
많은 창작자가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을 두고 이를 재창작하는 까닭은 신화에 지금도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인간의 원형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화 속 인물들은 지금의 사람들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으며, 현대 인간의 여러 모습을 신화에 대응시켜 충분히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많은 창작자가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을 두고 이를 재창작하는 까닭은 신화에 지금도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인간의 원형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화 속 인물들은 지금의 사람들과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으며, 현대 인간의 여러 모습을 신화에 대응시켜 충분히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창작자들이, 비교적 덜 친숙한 국내에서
by
노미란 에디터
2025.11.08
리뷰
공연
[Review] 위대함에 대한 갈망이 내 능력을 초과할 때 생기는 비극 - 아마데우스 [공연]
위대함에 대한 갈망이 내 능력을 초과할 때 생기는 비극 - 아마데우스
언제부턴가 '긁힌다'는 표현이 많이 보인다. 다른 이의 말과 행동에 의해 기분이 상하는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단어 선정에 박수를 보낸다. 쿨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이미 따끈따끈하게 스크래치가 나 버린 마음을 참 잘 비유한 단어 같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긁혀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있더라도, 그런 사람은 별로 정
by
채수빈 에디터
2025.11.05
오피니언
영화
'조조 래빗', 전쟁은 아이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조조 래빗>이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아이의 순수한 시선이라는 유머러스한 장치로 치환해 보여주는 아이러니에 주목한다. 나치의 소년단원 조조가 벽 속에 숨어 사는 유대인 소녀 엘사를 만나며 세뇌된 믿음이 흔들리게 되는 것을 통해, <조조 래빗>이 전쟁이라는 모순 속에서도 아이들의 인간애를 그려냄을 고찰한다.
2019년 개봉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은 참혹한 전쟁의 모습과 발랄한 유머 사이에서 끊임없는 줄타기를 한다. 나치 신봉자들을 우습게 그려놓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실수로 건물이 폭파하는 장면에서는 웃어야 하는지 심각해야 하는지, 그 혼란 속에서 관객들은 묵직한 모순을 느끼게 된다.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 중 하나로 평가되는 2차 세계대전은
by
황지윤 에디터
2025.10.22
리뷰
도서
[리뷰] 성급한 일반화의 비극 - 연극 맵핑히틀러
연극 <맵핑히틀러>는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대중과 나눌 수 있는 시대에 대한 첨예한 비판 의식을 담고 있다.
예술창작공장 콤마앤드의 신작 연극 <맵핑히틀러>는 괴벨스의 도움을 받아 미디어 프로파간다를 이용해 사람들을 선동한 후, 정권을 탈취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를 2030년 미래 한국의 취준생 청년으로 비틀어 해석한 블랙코미디이자 정치 풍자극이다. 제목에 등장하는 맵핑은 디지털 영상을 다양한 형태의 물체 및 피사체에 투사해 표현하는 미디어 기술 '프
by
김규리 에디터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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