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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최후의 만찬, 유죄 추정의 원칙 - 트랩 [공연]
진실은 잔인하고 불편하다. 트랍스의 죄를 단죄할 ‘법’은 없으나, 그는 분명 죄인이다. 이로써 죄는 법의 상위 개념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누군가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면 법의 사각지대에 있을 뿐이고, 혹은 ‘아직’ 들키지 않았을 뿐이다. 누구나 죄를 짓는다. 또한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믿는 그 확신이야말로 더 큰 죄로 불러온다.
* 해당 리뷰는 연극 ‘트랩’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연한 사고, 뜻밖의 만찬, 수상한 재판. 이야기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트랍스는 출장길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작은 시골 마을의 한 저택에 머물게 된다. 집주인은 은퇴한 판사로, 자연스럽게 트랍스를 저녁 식사까지 인도한다. 만찬 자리에는 전직 검사·변호사 출신의 친구들까지 함께하게 된다.
by
백승원 에디터
2025.11.25
리뷰
공연
[Review] 남의 이야기에 압도되는 순간 함정에 빠진다 - 트랩 [공연]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피고를 어떻게 변호할 수 있을까
요즘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양심이 수치심이 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연극 <트랩>은 한밤중 저택에서 열리는 재판 놀이로 인간의 욕망과 양심, 죄책과 수치심이 서로 뒤엉키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관객은 이 광기 어린 모의재판 놀이의 배심원으로 서 함께 판결을 내려보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우연한 ‘사고’다. 출장길에 자동차 사고를 내고 시
by
채수빈 에디터
2025.11.20
리뷰
공연
[Review] 극단적 사고가 주류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맵핑히틀러
악인 양성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엄중한 분위기.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남자 앞에 두 사람이 경직된 걸음으로 들어온다. 왼쪽에 선 여자가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연설 예행 연습 시작을 알리고, 오른쪽에 선 남자는 앉아 있는 남자의 자리를 경외하듯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앉아 있는 남자의 이름은 '한들호'. 대통령이 된 그가 당선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소극장 보노마루에서 상
by
박수진 에디터
2025.09.10
리뷰
공연
[Review] 사회의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기 - 맵핑히틀러 [공연]
연극 <맵핑히틀러>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독재자 히틀러를 맵핑하여 혐오가 만연해진 한국 사회를 살핀다.
흔히 오늘날을 혐오의 시대라고 한다. 장애인, 여성, 특정 지역 출신자 등의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배척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상에 자리 잡으며 파급력은 더 커졌다. 매년 실시되는 인권 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혐오 표현을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범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즉, 혐오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by
노미란 에디터
2025.09.10
리뷰
공연
[Review] 누구나 쉽게 ‘괴물’이 될 수 있는 시대 - 맵핑히틀러 [연극]
SNS 시대의 불쾌한 골짜기를 파고드는 블랙코미디
“남이 만든 말 신경 쓸 거 있나? 사실이 아닌 말에 무슨 힘이 있다고.” “그 말들이 모이면 덩치 큰 멍청이가 되지. 멍청이가 힘자랑하면 사람이 다쳐요. 그러다 죽기도 하고.” - 드라마 <멜로가 체질> 中 연극 <맵핑히틀러>를 보며 드라마 <멜로가 체질> 중 ‘한주’와 ‘진주’의 대화가 떠올랐다. 말도 안되는 거짓과 오해가 모여 그럴싸하게 부풀려졌을
by
김효중 에디터
2025.09.08
리뷰
공연
[Review] SNS 선동과 권력의 아이러니를 블랙코미디로 풀다 - 맵핑히틀러
배우들의 몰입 연기와 신박한 무대 연출로 그려낸 현대 정치 풍자
‘맵핑히틀러’란 무엇인가 연극 《맵핑히틀러》는 블랙코미디 정치 풍자극이며 2035년을 배경으로, 유튜브 플랫폼에서 영향력을 얻은 평범한 청년이 급기야 대통령에 당선되고, 미디어의 선동력과 프로파간다가 어떻게 권력의 수단이 되는지를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히틀러의 프로파간다 방식과 현대의 SNS 선동 방식을 결합한 것이며, 미디어가 정치권력을
by
김소연 에디터
2025.08.3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18년 만의 귀환, 블랙 퍼레이드가 돌아왔다 [음악]
2000년대를 책임진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18년 만의 내한 공연
2025년 7월 7일, 한국의 ‘록 덕후’들을 열광하게 만든 뉴스가 떴다. 바로 미국의 이모(Emo) 팝 펑크 밴드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가 내한 소식을 알린 것! 2008년 내한 콘서트 이후 약 18년 만에 개최되는 내한 콘서트로, 2026년 아시아 투어의 서막을 여는 첫 번째 콘서트이기도 하다. 마이 케미컬 로맨스는
by
양혜정 에디터
2025.07.10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말이 없는 자를 존재하게 하기 - 보이지 않는 도시 [연극]
극단 서울괴담의 그로테스크 블랙코미디 <보이지 않는 도시>, 도시의 이면을 말하다
극단 서울괴담의 그로테스크 블랙코미디 <보이지 않는 도시>(연출 유영봉)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2025년 6.23~6.29 공연되었다. 연극 <보이지 않는 도시>는 도시개발로 오랜 세월 함께했던 집에서 내쫓기게 된 할머니의 좌충우돌 고군분투기를 담은 작품이다. 재개발 피해 주민들과 소통하며 초연 창작이 시작된 <보이지 않는 도시>는 집이 개인의 삶과 기
by
진세민 에디터
2025.07.02
오피니언
영화
‘자학개그’의 타협에서 한보 나아가기, <설리반의 여행>
진보성의 결함을 보완하지 못하고 ‘자학 개그’로 퇴보한다면, 역사는 ‘더 나빠진 버전’으로 반복될 것이다. ‘자학 개그’ 후에는 반드시 한 발짝 앞으로 가야 한다.
충분히 현대적인 1941년의 ‘자학 개그’ ‘자학 개그’는 오늘날 진보 지식인의 교묘한 자기 방어법이다. 자신의 위치를 비판하면서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 식의. 프레스턴 스터전스의 영화 <설리반의 여행>은 이 구조를 이미 80여 년 전 코미디로 그려냈었다. 그러나 이 ‘자학 개그’가 그 옛날에나, 지금에나 과연 효력을 발휘하고 있었을까? 자신의 진보성을
by
박서영 에디터
2025.06.1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오피니언] 껌껌한 거울에 침입하는 섬광을 찾으러 [드라마/예능]
서늘한 분위기 속 현실 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상상을 그려내는 '블랙 미러'의 새 시즌, 디스토피아 속 유토피아를 찾아보았다.
미래를 비추는 검은 거울. 넷플릭스의 간판 시리즈 ‘블랙 미러(Black Mirror)’가 지난 4월 2년 만에 새로운 시즌을 공개했다.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 속에 현실 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상상을 그려내어 많은 팬들의 애정을 받았던 시리즈이기에, 기대되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으로 첫 에피소드를 틀었다. 따뜻한 색감의 화면 안에는, 어떤 거리낌도 주지 않
by
정혜린 에디터
2025.05.08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우리의 선택으로 결말이 정해진다 [영화]
인터랙티브 영화라는 장르를 아시나요?
인간에게 어떠한 목표를 부여하게 되는 ‘동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갈증, 배고픔, 성 행동 등의 1차적 동기인 생리적 동기이고, 두 번째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등 생리적 동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이 추구하게 되는 ‘심리적 동기’이다. 그중에서 자율성은 특히나 우리의 욕구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욕구
by
허희원 에디터
2025.04.26
오피니언
패션
[오피니언] 당신이 아는 꼼데가르송 라인은 1/N [패션]
꼼데가르송의 모든 라인
패션계에서 꼼데가르송만한 패밀리는 없다. 단순히 그 규모 때문도 맞지만 독자적인 스타일을 다양한 방식으로 겹치지 않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꼼데가르송에게 성별은 전혀 문제되지 않을 뿐더러, 어떤 스타일이든 자신들만의 색깔로 뒤엎는다. 마치 장르를 넘나드는 가수 같다. 오늘날에는 흔히 하트 로고가 꼼데가르송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겨지지만, 실은
by
유민재 에디터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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