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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상자 속에는 어떤 마음이 들어있을까 - 상자 속의 양 [도서]
시나리오 만의 여백을 느끼며
보통 일반인이 영화를 접하는 방식은 영상을 통해서다. 직접 두 발로 영화관에 걸어가 2시간에서 3시간 남짓 집중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갑자기 뜬 영화의 짤막한 영상을 접한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의 머리로부터 떠오른 상상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을 만나게 된다. 살을 덧붙이거나 더 채울 필요 없이. 간혹 빈틈이 있거나 발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지
by
조유진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적절한 온도로 살아가는 일 [사람]
한밤중에도 살고 싶다는 마음은 차오르고
에어컨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 한여름이 되기 몇 달 전부터였다. 처음에는 몇 방울이었다. 바닥에 수건을 깔아 두면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그러다 물이 제법 규칙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수건은 금세 축축해졌고, 나는 그것을 빨아 다시 깔았다. 에어컨을 끄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었지만 바깥은 매년 갱신되는 폭염이었다. 수리를 불러야 했다. 그런데
by
곽한별 에디터
2026.08.10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여행은 약탈과 모순에 의거하여
이렇게 모순된 감정도 여행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실뱅 테송의 말처럼 여행이 약탈이라면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다. (중략)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 김영하, 『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by
손가인 에디터
2026.08.08
리뷰
공연
[Review] 부적절한 여자의 부적절한 이야기 - 플리백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플리백이 퇴장한 자리에 관객만 남는다.
인터넷 알고리즘은 오늘도 도파민을 자극하는 수많은 '썰'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중에서도 자기 인생을 자기가 꼬는 이야기는 반응이 뜨겁다. 모두가 뜯어 말리는 연애를 지속하는 사람, 각종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 관중은 조언의 탈을 쓴 분노의 댓글을 쏟아낸다. 그리고 은밀하게 생각한다. '내가 저거보단 낫지.' 연극 <플리백>은 이런 썰에서 볼
by
김소원 에디터
2026.08.07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두고가는 마음에게 -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
제주에서 태어난 '당차고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처음 『폭싹 속았수다』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제목의 의미였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애쓰셨습니다'라는 뜻이다. 단순히 고생했다는 인사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뎌온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와 감사가 담긴 말이다. 드라마는 이 말을 제목으로 내세우지만, 그 의미를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는다.
by
이수민 에디터
2026.08.05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여름을 담아, 가장 싱그러운 마음을 전한다는 것
살구나무숲 세 번째 학예회 - '나의 ( )에게’
태어나 처음, 꽃 전시에 초대받았다. 7월의 긴 장마 사이에 고맙게도 해가 뜬 날이었다. 꽃 전시를 보러 간다 생각하니 새삼 길에 있는 식물들에 눈길이 갔다. 어느새 여름 한가운데 있는 나무들은 길어진 가지들과 푸르름을 뽐내고 있었고, 근사한 벽돌로 지어진 집 담장에는 탐스러운 수국이 한가득 피어 있었다. 식물을 바라본다는 눈길 하나만으로 지쳐가던 여름의
by
이상아 에디터
2026.07.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지구인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나 보여줄게 - 호프 [영화]
바꿀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달려 나갈 '희망'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곡성> 이후로 10년 만에 개봉한 차기작이라고 한다. 나홍진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흥미롭게 봤던 터라 이번 작품 역시 꽤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호프>의 평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1점 아니면 4점뿐인 극단적인 후기 글들이 넘쳐났다. 심지어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에 4점을 줬다는 이후로 사람들에게 악플 테러를 받아 해명 글을
by
김희정 에디터
2026.07.2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 앞의 수식어를 비워두기 [자기소개]
덕분에 앞으론 자기소개가 많이 어려워질 것이다. 후회는 없다.
자기소개를 쓰겠다고 호기롭게 나섰다. 학생 때도 나에 대해 쓰는 것은 나름대로 잘하는 편이기도 했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적어도 분량을 채우는 것에 있어선 자신이 있었으니까. 여전히 속에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으니 잘 꺼내어 다듬기만 하면 이번에도 쉽게 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노트북 앞에 앉았을 때, 조금 (많이) 후회했다.
by
권혜선 에디터
2026.07.2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의 모양
내가 오래 바라보았던 건
내가 가진 고약한 버릇 하나를 고백한다. 나는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그 사람의 단점을 먼저 발견하려 한다. 돋보기를 들고 유심히, 뚫어져라 관찰하면서 기어코 그 사람의 흠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한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 사람에게서 ‘내가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단점부터
by
백소현 에디터
2026.07.2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한 조각의 마음 - 파과 [도서/문학]
『파과』, 상실과 변화 그리고 살아 있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처음 『파과』를 접했을 때 가장 눈길을 끌었던 설정은 60대 여성 킬러라는 점이었다. 노인, 여성, 킬러. 좀 처럼 보기 어려운 조합을 구병모 작가는 하나의 인물 안에 담아냈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 소설은 킬러의 삶을 이야기하기보다, 평생 지켜야 할 것은 만들지 않으려 했던 사람에게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겨나는 과정을 그려낸다. 처음으로 지키고 싶은 것이
by
이수민 에디터
2026.07.24
리뷰
PRESS
[PRESS] 붓 끝에서 번져가는 평온이 당신의 마음을 닮아서 - 조은 원화전: 오늘의 정원 [전시]
먹과 한지로 담아낸 가장 현대적인 언어, 당신의 오늘이 일궈낸 정원들
길을 가다 문득 바람 한 줌에 시선이 머무는 풍경이 있다. 때로는 나를 멈추게 하는 것이 햇살 한 뼘이 되기도 하고 꽃과 눈 한 송이가 되기도 한다. 흩날리는 나무와 그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림 같은 풍경이네 하며 흘러가는 시간 속에 생각을 맡기고 유유히 떠내려간다. ‘정원’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식물과 꽃이 자라는
by
이상아 에디터
2026.07.2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 토이 스토리 [영화]
<토이 스토리>는 사랑받고, 잊히고,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장난감들을 통해 필요한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 본 글에는 영화의 주요 전개와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이 스토리>의 장난감들은 아이가 방을 비운 사이 살아 움직인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성격과 생각은 제각기 다르지만, 그들의 삶에는 하나의 공통된 목적이 있다. 자신을 소유하는 아이의 곁에 머물며 함께 놀아주는 것. 누군가에게 선택되고 필요한 존재가 되는 일은 장난감들에게 존재 이
by
오가영 에디터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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