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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이제부터 나는 소거한다.
수많은 공식을 하나씩 건드려보고 싶은 호기심의 무게 정도로만 모든 선택을 설명하고 싶다. 대단한 일도 없고 어려운 일도 없다. “해본 것” 카테고리에 들어갈 기분 좋은 일 중 하나일 뿐이다.
해보지 않은 것을 너무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에서 난 너무 빨리 적응했다. 초등학생 때 유튜브를 본 이래로 세계 저편에 있는 이들의 삶을 가까이서 체험하는 듯한 착각을 하고, 신기함과 궁금증이 해소되었다는 기분을 의아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저렇게도 사는구나,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며 아는 것이 늘어났다고 착각했다. 그래서 내게 많은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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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 에디터
2025.05.17
리뷰
전시
[Review] 반투명한 장막 너머 만나는 세계 - 아트인사이트 제1회 기획전 '틔움' [전시]
각자의 투명도로 바라보는 내면세계
지난 4월 5일, 문화예술 플랫폼 아트인사이트가 개최하는 제1회 기획전 《틔움》이 열렸다.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성수 맷멀MatMul에서 그 이름처럼 마침내 봄을 틔워낼 예정이다. 《틔움》에서는 회화,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서적의 다채로운 언어를 통해 사유하는 Mia, 나른, 대성, 유사사, 은유의 작품을 선보인다. 다섯 작가들은 각자의 내면에 존재
by
한승하 에디터
2025.04.13
리뷰
공연
[Review] 우주 공간에서 바라본 지구 - 뮤지컬 라이카 [공연]
우주탐사견 라이카를 통해 돌아본 인간의 모습
개는 인간을 너무도 사랑한다는 말은 반려견을 키워보지 않았던 사람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또한, 개는 자신을 돌보아준 사람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도 그러하다. 이처럼 인간을 사랑한 우주탐사견이 있다. 소련의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우주로 파견된 우주탐사견 라이카가 그 주인공이다. 뮤지컬 <라이카>는 소련의 우주탐사견 라이카의 실화 모티브와 생택쥐베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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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에디터
2025.03.29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당신의 발걸음을 채근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
사실 바삐 걷지 않는다고 해도 그리 엄청난 차이는 없을지도 모른다. 여유로운 걸음을 찾는 여정
바쁘다 바빠. 평일 오후,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다 보면 걸음이 굉장히 빠르다. 무엇이 그렇게도 사람들의 발걸음을 채근하는 것일까? 집에서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반려견? 곧 집에 도착할 배달음식? 아니면 단순히 습관? 사실 내가 그렇다. 굳이 바쁘지 않은데도 최대한 휘적휘적 큰 걸음을 하면서 바삐 걷는 게 습관이다. 지역 경보 대회를 개최한
by
채혜인 에디터
2025.02.1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가 뜨개에게 배운 것
새해에는 나만의 속도로
어느 날 피드에 뜨개질 영상 하나가 뜨더니 이내 내 피드를 점령해 버렸다. 나만의 백화점, 다 있는 상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털실과 코바늘을 구매하고 몇 번 뜨다 보니 재미가 들렸다. 요즘은 퇴근하고 뜨개 영상만 찾아본다. 내가 할 수 있을 법한 작품이 보이면 영상 속도를 0.5배속으로 늦추고 천천히 따라 한다. 하나, 둘... 맞닿은 실 안으로 바늘을 넣
by
백소현 에디터
2025.01.0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그 많던 미대생들은 다 어디로 가는가? - 남수르, 예술가는 쉽게 사라진다 [도서/문학]
작가 남수르가 쓰고, 그려낸 작가로서의 솔직한 이야기들.
모교의 미술 대학에는 독특한 전통이 있었다. 실기 시험을 치는 날 아침, 미술 대학 각 과의 학생회 선배들이 직접 만든 현수막을 들고 응원하는 것이다. 나도 그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갔고, 학교에 입학하여 학생회 일을 하면서는 직접 현수막을 제작하고, 응원에 참여하기도 했다. 추운 아침 공기를 맞으며 걸어오는 수많은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을 보며 불과
by
윤소영 에디터
2024.11.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섬뜩하고도 기괴한 [도서/문학]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는 지금껏 본 적 없었던 분위기의 시였다. 시의 내용은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 로트레아몽은 시의 서두에 집적 ‘이 음울하고 독이 가득한 페이지들의 황량한 늪’이라는 표현을 쓰며 시의 전반적인 내용이 암울하고 어두울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가 보여주는 이미지들과 시에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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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에디터
2024.09.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세 가지 상실과 인간 [도서/문학]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2019)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현실에 맞닿지 못한 허구, 충분히 밀고 나가지 못한 상상에 아쉬워하면서 나는 김초엽의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많이 떠올렸다. 가장 먼저 생각난 이야기는 「관내분실」. 죽은 사람의 재현과 교류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설정이 영화 <원더랜
by
이명화 에디터
2024.06.3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토록 어려운 평범, 그 스펙트럼 -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공연]
4명의 가족이 그들의 평범함을 찾아가는 과정,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 본 글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Q: 다이애나가 결국 돌아올까?" 평범함을 그토록 원하던 '넥스트 투 노멀'이라는 극은 나와 H에게 이 질문을 남겼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답하는 일련의 과정이 된다. 최근 H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보러갔다. 한참 전부터 H가 꾸준히 추천해주던 뮤지컬이라 궁금증이
by
김수진 에디터
2024.05.0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지름길도 고속도로도 아니지만
이십 대 끝자락, 다시 시작하다.
지름길도 고속도로도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포장도로일지 모른다. 아직은 그 비포장도로 위를 걷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계속하고 있다. 계속하게 되는 이유에는 순전히 좋아하고 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다름 아닌 ‘좋아하는 일’에 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있어 ‘내가 좋아하는 일’과 ‘내가 잘 하는 일’
by
정윤지 에디터
2024.05.05
리뷰
도서
[Review] 얄미울 정도로 현실적인 스토아주의 - 해법 철학
불쌍한 자의 처지를 보고 위안을 찾으라고 권하는 스토아학파
근래 업무적으로 혼나는 일이 잦았다.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엉망이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면역이 없어서 적잖이 흐트러졌었다. 애를 쓰면 실적과 칭찬은 당연하게 따라오는 것이 아니었나? 오만한 삶의 공식이 깨지자 매일 밤 베개가 축축해졌다. 그러던 중에 '워드 판즈워스'가 스토아 철학자들의 말을 엮어서 만든 「해법 철학」을 접하게 됐다. 삶의 문제를 산뜻하게
by
이지연 에디터
2024.03.08
리뷰
도서
[Review] 나무의 속도로 살아가는 삶 - 도서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
다양하고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나무 에세이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엔 어느 날 어떤 꿈을 꾸고 육식을 거부하기 시작한 ‘영혜’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영혜의 행동은 갑작스럽고 이상하게만 보인다. 기이할 정도로 극렬히 육식을 거부하는 그녀의 행동은 그러나, 알고 보면 어린 시절부터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었던 폭력과 고통에 대한 상처, 트라우마에 기인한 것이었다. 영혜는 끝내 자
by
박주연 에디터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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