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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From Lisbon to Busan
리스본에서 부산으로 보내는 편지
혼자 하는 여행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은 친언니의 영향이 크다. 언니는 대학생이 되자마자 세계로 여행을 다녔다. 베트남 종주를 하고 스리랑카에서 한 달을 살고. 매번 유행하는 여행지의 대척점을 선택해 모험을 떠났다. 그것도 혼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세계로 나가 영상 통화를 걸어오면 화면 너머의 세상을 구경했다. 반짝이는 언니의 눈을 보며 여행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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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9.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능동적인 마침표
느리게 이별하기로 했다.
교환학기의 마지막 달이 되자 마음이 분주해졌다. 파리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숫자로 보이자 우울이 찾아온 것이다. 학교 종강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렇다는 것은 친구들과 헤어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내가 이 도시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한 달 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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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9.1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출국
Spread your wings and fly away
타고 나기를 게으르게 타고났지만, 타지에서 반년간 살 살림을 출국 당일까지 싸고 있을 줄은 몰랐다. 보통 멀리 떠나는 친구에게 ‘넌 어딜가도 잘살 거야’라는 인사로 축복을 빌어주던데 내 친구들은 걱정돼 죽겠다고 난리다. 그도 그럴 것이 출국 당일 처리한 일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환전, 핸드폰 정지, 선불 유심 택배 받기, 서류 인쇄하기, 생필품 구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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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8.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몽마르뜨 공동묘지
몽마르뜨 언덕에 가려다 도착한 곳
길치냐고 묻는 말엔 길치는 아니지만 지도를 부러 보지 않는다고 답한다. 길 중에 가장 좋아하는 길은 모르고 걷는 길이며 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는 방법이라는 말에 백 번 동의한다. 무계획은 천성이자 고질병이다.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 파리에 살러 오면서도 에펠탑을 직접 보기 전까지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이 붙어있는 줄 알았을 정도니까. 사설이 많은 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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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8.11
리뷰
도서
[Review] 모마 미술관을 여행하는 관람객을 위한 안내서 - 그림들 [도서]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여행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이 있다면 그곳은 분명 필수 관광코스다.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꼭 방문하고 싶다. 평소에 미술작품에 관심이 있었든 없었든 여행 계획에 박물관과 미술관 하나는 꼭 들어간다. 그런데 막상 미술관에 들어가면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들어본 작가, 유명한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짧은 설명을 읽는 걸로는 가득 채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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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8.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는 그의 피부 속에 살아있다.
옅어진들 지워지진 않을 우리의 한 시절
L은 네 개의 타투를 가지고 있다. 오른쪽 팔뚝에는 아빠의 고향인 아프리카 대륙을 새겼고, 손가락에는 할아버지의 성을 새겼으며, 발목에는 언니의 이니셜을, 손목에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그려줬던 꽃을 새겼다. 이처럼 L의 몸에 새겨진 모든 타투는 그의 가족을 상징한다. 만난 지 얼마 안 되었던 어느 날, 타투의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주며 그는 자랑스럽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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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7.21
리뷰
공연
[Review] 삶은 못생긴 몸짓 - 연극 '가별이를 찾아서' [공연]
이 모든 방황 끝에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은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대학로의 한 공연장을 찾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간 공연장은 보편적인 극장과는 달리 관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었다. 최소한의 단차도 없었고 오히려 관객석이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예상치 못한 극장의 모습에 홀린 듯 맨 앞자리에 착석했다. 가장 경계가 없는 자리였다. 공연 시작 전부터 배우들은 연기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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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7.2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엄마의 오빠 변진섭 [공연]
엄마와 함께 변진섭 콘서트에 다녀왔다.
5년 전 아날로그의 매력에 푹 빠져 있던 나는 불현듯 턴테이블을 구매했다. 집에 바이닐도 하나 없는데 당장 갖고 싶다는 마음에 덜컥 사버린 것이다. 틀을 바이닐 하나 없는 집에서 턴테이블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배송되기 전에 LP를 사고 싶었다. 새로운 음반보다는 세월의 흔적이 담긴 옛 LP로 첫 턴테이블 음감회를 열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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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7.07
오피니언
공간
[Opinion] 그곳에 들어서면 여행이 시작된다 [공간]
카페 <언제라도 여행>
고대하던 그날이 왔다. 많은 이들이 바라고 또 바랐을 그날.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하늘길이 열린 것이다. 다들 여행 없던 지난 3년을 보상 받듯 더 멀리, 더 오래 떠나기 시작했다. 항공사를 비롯한 많은 여행업계는 또다시 바빠질 것이고, 방학과 휴일을 맞아 방방곡곡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여행은 천천히, 다시금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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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7.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영지의 편지 [영화]
나는 늘 그 편지를 수신한다.
영화 <벌새>에서 주인공 은희는 많은 이들과 관계하며 성장해나간다. 가족부터 친구, 남자친구, 학교 후배, 병원 의사 등 다양한 관계가 나오지만 나는 늘 ‘영지’와의 관계에 마음이 동한다. 영지는 은희의 한문 선생님이다. 은희가 다른 어른들과는 다른 것 같다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다고 생각하는 그런 어른이다. 실제로 영지는 은희의 삶에 작은 지표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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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6.2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우리에게 허락된 낭만적 타임머신 [음악]
음악
*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4>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타코트 사건 이후로 잠잠하던 호킨스가 다시 시끄러워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호킨스 고등학교의 학생 크리시가 뼈 마디마디가 부러지고 두 눈이 뽑힌 채로 사망해있던 것. 마을 사람들은 이를 동창생 에디의 범행으로 보지만, 뒤집힌 세계 (Upside Down)의 존재를 아는 주인공들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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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6.16
오피니언
여행
[Opinion] 베르사유의 모험Ⅱ - 베르사유 정원에 갇히다 [여행]
우리는 용감하게 모험하고 씩씩하게 틀렸다.
‘불 꺼진 학교에 갇히기’나 ‘경복궁 야간 개장 후 숨어있기’ 같은 극적인 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드라마나 책에서만 접해왔다. 당연히 있어서도 안 될 일이거니와, 어딘가에 숨기에는 내가 너무 쫄보였고, 어딘가에 갇히기에는 한국의 보안 시스템이 너무나 잘 되어 있었다. 그랬던 나는 프랑스에서, 242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베르사유 정원에 갇히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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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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