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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eview] 기록되지 않은 시대의 잔향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
전 세계 평단을 압도한 정치 스릴러
일제강점기를 담은 영화 중 가장 충격적으로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 중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과 일본 장교 ’카와구치(박병은)’가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던 중 꽃을 파는 조선 여학생이 카와구치에게 실수로 부딪히자 그가 사과를 하는 학생을 다시 불러 망설임 없이 총을 쏘는 장면이다. 역사 수업에서 듣고 보던 수없이 많은 실존하
by
이상아 에디터
2026.07.09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인어공주가 물 위를 동경한 이유 [문화 전반]
동경 (憧憬)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함.
인어공주는 물 위를 동경했다. 사람들은 흔히 인어공주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비극적인 인물로 기억한다. 나 또한 별다를 것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인어공주는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먼저 물 위의 세상을 동경했던 존재였다. 인어공주에게 바다는 집이었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했다. 가족과 친구, 익숙한 일상은 모두 바다에 있었지만 그녀의
by
김주하 에디터
2026.07.09
리뷰
영화
[Review]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 파리의 사생활 [영화]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인간을 탐구하게 만들고, 끝내 우리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I can't seem to face up to the facts" “나는 현실을 직시 할 수가 없어” - Talking Heads의 ‘Psycho Killer’ 가사 영화 <파리의 사생활>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오프닝 음악 Talking Heads의 'Psycho Killer'였다. 노래는 시작과 동시에 영화의 리듬과 정서를 만들어내며, 계속
by
손혜림 에디터
2026.07.0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잠시 순간을 돌아보는 일 - 연극 '대머리였던가?' [공연]
'대머리였던가?'는 30분 남짓한 러닝타임의 짧은 연극이다. 보통 60분 이상 이어지는 다른 연극 공연과 달리, 이 작품은 잠시 멈춰 서서 보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짧은 러닝타임을 택했다. 형식 역시 낭독 공연으로, 매일 다른 캐스팅의 배우들이 공연하는 간결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초연 당시에는 강동, 혜화 등 다양한 카페를 오가며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이번에는 성수의 길가에 있는 작은 복합문화공간에서 공연되었다.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공간에서 잠시 보고 갈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대머리였던가?'의 가장 큰 특징이다.
'대머리였던가?'는 30분 남짓한 러닝타임의 짧은 연극이다. 보통 60분 이상 이어지는 다른 연극 공연과 달리, 이 작품은 잠시 멈춰 서서 보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짧은 러닝타임을 택했다. 형식 역시 낭독 공연으로, 매일 다른 캐스팅의 배우들이 공연하는 간결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초연 당시에는 강동, 혜화 등 다양한 카페를 오가며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by
노미란 에디터
2026.07.08
리뷰
공연
[Review] 걷고(walk) 일하는(work) 것 - 워크맨 [연극]
반짝이고 매끈한 것에 뒤처진 중요한 것에 대해 묻는 연극
* 연극 <워크맨>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예견합니다.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기후 변화가 기승을 부리면 인간의 마음도 이상해진다고. 저는 그 예언을 공손히 받아들여, 기술과 환경이라는 기작과 여러 심리적 억압에 의해 크고 작은 우울성 질환을 앓는 미래의 현대인들을 추상해 봅니다. <워크맨> 작가의 글, 최양현 2060년
by
정현승 에디터
2026.07.08
리뷰
영화
[Review] 상어의 뱃속에서 시대를 발견하다 - 시크릿 에이전트
새로운 정치 스릴러물이 과거를 드러내는 방법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는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이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977년 에르네스투 가이제우 정권 치하의 브라질 군부 독재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정치 스릴러물이다. 그러나 영화 관람을 마친 관객의 머릿속에는 정치와 스릴러 중 어느 한쪽도 생각보다 선명하게 남지 않는다. 기존의 영화들이 정치가 범죄 및 폭력과 맞물리는 순간을 포
by
유민 에디터
2026.07.0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벽돌은 왜 자꾸 나를 따라왔을까 [문화 전반]
서울시립미술관의 정동 투어를 따라 걸으며, 붉은 벽돌이라는 하나의 사물이 어떻게 낯선 거리를 알아보는 곳으로 바꾸는지 경험했다. 같은 색의 벽돌이라도 누가 무슨 목적으로 쌓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간을 품는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알아채는 순간 도시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걸으면서 배웠다.
나는 길을 걸을 때 바닥보다 벽을 자주 본다. 특히 오래된 흔적이 남은 곳들을 좋아한다. 덩굴이 얽힌 골목, 서울 한편에 남은 낙후된 동네, 종로구 주변의 빛바랜 건물들. 수원 팔달구 행궁동의 낮은 지붕들이 수원화성과 어우러지는 풍경도, 경주의 한옥 사이를 걷는 일도 나를 즐겁게 한다. 옛 문화유산이 카페나 사람들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모습을 보
by
김민주 에디터
2026.07.08
리뷰
도서
[Review] 서로 다른 감각을 오가는 사람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서로 다른 세계의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이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을 번역이라고 한다. 언어의 차이가 만드는 장벽을 허물어 소통이 가능해지게 하는 것이 번역의 목적이다. 다름이라는 방해물이 번역을 만들었기에 모두가 같은 언어를 쓴다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기에 번역과 그 번역을 해내는 번역가가 존재한다. 이들은 단순히 말을 치환하고 재조립하는 사람들이 아닌 언어를 재료 삼아 소
by
김상준 에디터
2026.07.08
리뷰
PRESS
[PRESS] 새 도화지를 여는 중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갑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7.22) [공연]
하얀 도화지 위에 두 개의 현악사중주를 그리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프리뷰
그는 허공의 한 지점을 바라보다가 검지를 들어 올린다. 무언가 보였나. 혹은 들렸나. 소리라기엔 너무 가늘고, 빛이라기엔 손끝에 먼저 닿는 것이 있다.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천천히 손을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가는 것처럼, 이미 그어진 것을 다시 더듬는 것처럼. 중간중간 멈춰 손목을 조금 낮췄다가, 다시 조용히 올린다. 어릴 적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7
오피니언
공간
[Opinion] 함께 존재하기 위해서, 모르기 연습 [공간]
함께 존재하는 극장을 상상하다
언젠가 한 연극을 보고 마음속에 박힌 말이 있었다. 연극을 만드는 것에 관한 연극이었는데, 어린 극작가가 쓴 희곡을 읽은 누군가 말한다. ‘네 극 속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최대 사건’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그 후로 나는 그 말을 곱씹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사건이
by
유예현 에디터
2026.07.0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일본 미술로 보는 물(物)을 존중하는 태도 [미술/전시]
과잉생산, 과잉소비의 시대에서 우리가 물체를 바라보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일본의 1960년대 후반 등장한 전위예술 '모노하'와 전통자수기법 '사시코'를 통해 사물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워볼 수 있다.
오늘날 소비와 폐기의 주기가 대폭 짧아지고 있다. 물건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며, 기능이 약해지거나 목적을 다했다고 판단되는 순간 쉽게 버려진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자연물도, 오랜 시간을 함께한 생활용품도 사용 이후 목적에 달하면 처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물(物)'
by
김한비 에디터
2026.07.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 가을 겨울 봄
태닝 산타가 매년 찾아오는 호주에서 서른 밤 동안 한여름 밤의 꿈을 꾸게 되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으레 하와이안 셔츠를 걸친 산타, 모래 눈사람의 생소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만큼이나 북반구에 사는 사람에게는 생경할 것이 푹푹 찌는 여름 자정에 맞는 New Year다.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한파에 떨며 입김서린 새해 소망을 말하는 대신, 옆사람과 닿는 끈적한 피부, 한껏 고조된 열기 속에서 맞는 새해. 남반구의 새해는 그런 여름의
by
임지영 에디터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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