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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향긋한 인생
질긴 거죽, 굳은 살 없이.
지나치게 고전적이라 촌스럽게 느껴지는 철학의 질문들, 그런데 고전적인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계속해서 부메랑처럼 날아드는데, 아름다움의 장소가 사물인지 관찰자인지 혹은 그 둘 사이 어디인지 같은 케케묵은 질문은 그냥 아무 일 없는 오후, 창밖을 바라보다 참새처럼 가볍게 왔다 날아가며. 생각들은 길가에, 산책에, 차창 너머 보이는 터전의 파노라마에,
by
남영신 에디터
2023.11.02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비주류 인생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평생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한 번도 메인 스트림에 몸담은 적 없는 삶이라니까” 앞뒤 문맥은 기억나지 않는다. 숯불 닭발을 앞에 두고 맥주를 반쯤 비웠을 때인가, 마침 한 모금을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을 때였던지도 모르겠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웃었고, 나는 상당히 억울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건 내가 원한다고 갑자기 확 바꿀 수 없는 일이다. 메인 스트림, 주류에 몸을 던지는 일
by
양자연 에디터
2023.10.30
리뷰
공연
[Review] 멀리서 보면 희극인 인생 - 서울오페라페스티벌, 세비야의 이발사
유쾌한 희극 오페라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희극 오페라로 손꼽히는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는 로지나를 사랑하는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의 재산을 노리는 후견인 바르톨로 박사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기발하고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으로 로지나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알마비바 백작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17세기 스페인 세비야, 알마
by
박주연 에디터
2023.10.27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내 인생의 함수 상자
가끔 인간은 아직 모르는 수식을 찾아 헤매야 한다.
1. 인생의 이벤트 “인생에 이벤트가 없어.” 친구가 말했다. "내일, 다음 달 뭘 할지가 다 예상 돼. 일상이 똑같아." 씁쓸했다. 어른이 되고 나니 알게 된 건, 혼자 가만히 있으면 인생에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는 것.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는 뒤늦게 실감한 편이다. 어릴 적에는 내가 가만히 있어도 이벤트가 마구 생겨났다. 세상을 처음
by
신성은 에디터
2023.10.22
리뷰
도서
[Review] 홍신자가 전하는 인생 수업 - 생의 마지막 날까지 [도서]
생의 마지막 날까지, ‘오늘을 처음 사는 것처럼 춤추고 사랑하라!’, 세계적 명상가이자 무용가 홍신자의 인생 수업을 담은 에세이
생의 마지막 날까지, ‘오늘을 처음 사는 것처럼 춤추고 사랑하라!’ 한 해의 속도가 빠르다. 한 달치 삶을 열 두 번만 넘기면 이윽고 일 년이라는 시간이다. 이렇게 보면, 진정 빠르지 않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가끔은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경험하는 속도보다 앞서 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면 ‘인생도 참 금방이겠구나!’라는 생각에 이른다. 필자는 종
by
정윤지 에디터
2023.10.20
리뷰
도서
[Review] 인생은 놀이에 불과하며 허무하다, 그래서 자유롭다 - 도서 '생의 마지막 날까지'
생의 마지막 날, 내가 나를 보듬어 줄 수 있기를
요즘 나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고민이 있다. 물론 막학기를 마치고 수료생이 된 지금, 망망대해에 방향성도, 좌표도 잃고 해매는 돛단배 마냥 매순간 마음이 잔잔하지 못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번잡하기 만드는 고민은 워킹홀리데이에 관한 것이다. 죽기전에 한번쯤은 여지껏 살아온 나의 세월을 몸 담은 이 나라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나 또한 경험해보지 못한
by
박다온 에디터
2023.10.18
리뷰
도서
[Review] 삶의 물결 위에 유영하듯 - 생의 마지막 날까지 [도서]
세계적인 무용가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으로, 명상가 ‘홍신자’의 인생 수업 <생의 마지막 날까지>를 읽고
나는 종이 위에서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니 여기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삶의 조건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애썼던 나의 흉터들이다. 262p 中 문득 삶이란 죽음을 수용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그렇다. 깊은 상실감으로 채워진 유년 시절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슬픈 이별의 의미, 항상 곁에 머무른다는 자각으로 인한 두려움까지.
by
김소형 에디터
2023.10.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인생도 김밥처럼 잘 말 수 있을까 [영화]
인생도 김밥처럼 잘 말 수 있다면? 스물다섯 주리의 도전
팬데믹으로 인해 청년 백수 신세가 된 주리.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간다. 잠시 고향을 가야 했던 엄마는 주리에게 가게 운영을 맡긴다. 주리는 힘들었던 나날을 뒤로하고 김밥을 마는 데 온 힘을 다한다. 인생도 김밥처럼 잘 말 수 있다면? 스물다섯 주리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백수생활 청산, 김밥을 말다? 영화를 보는 내내 따사로운 햇살이 느껴진다. 주리
by
이지은 에디터
2023.10.14
리뷰
PRESS
[PRESS] 뛰어오르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인생이라는 깊은 바다 속에서 -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아주 높이, 아주 멀리 뛰어오르기 위해
한낱 보잘것없는 존재들에 눈길이 간다. 약한 몸집으로 한없이 거대한 세상을 이겨내려 발버둥 치는 인간의 삶을 따라가게 된다. 그렇게 한없이 따라가다 보면, 나의 삶을 마주 보게 된다. 웅장한 트럼펫 소리가 고요한 허공에 울려 퍼지면, 관람객들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미국 뉴저지주의 한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서 한낱 보잘것없는 존재
by
최세희 에디터
2023.10.05
리뷰
PRESS
[PRESS] 내 인생의 장르는 사랑 -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
명랑한 현재 시제 문체로 말하는 오늘날의 사랑법
나는 사랑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어떤 이야기든 사랑 이야기로 생각하는 게 취미이자 특기이다. 그런 나에게 “장르는 사랑”이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는 가히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사실 오롯이 ‘연애소설’이라고 명명하는 소설이 잘 없기도 하고. 연애소설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이 책이 필연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또다른 나의 눈길
by
주영지 에디터
2023.10.04
리뷰
공연
[Review] 내가 바꾸는 내 인생의 장르 –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
음유시인 햄릿과 경비병 줄리엣
전 세계의 모두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작을 탄생시키고자 「명작, 이대로만 따라 하면 쓸 수 있다」라는 작법서의 지침에 따라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을 동시 집필하고 있는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가 원고 속에 직접 뛰어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때에, 갑자기 불어온 거센 바람에 원고들이 뒤섞이고 만다. 이로 인해 두 작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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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2023.10.0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당신은 나를 아나요? [사람]
누군가 당신 앞에 등장하기까지 걸렸던 시간을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누군가 당신 앞에 등장하기까지 걸렸던 시간을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추석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난 이르게 겨울을 꿈꾼다. 추운 건 싫지만, 겨울은 좋아서 완전히 건조한 바람이 불기 전에 겨울맞이 준비를 한다. 체크무늬 아니면 아이보리에서 베이지 그사이 포근한 이불로 바꾼다. 향초는 블랙체리와 쿨에서 코튼으로 바꾼다. 남들보다 이르게 수면양말
by
박가연 에디터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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