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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보이지 않던 것이 목소리로 이어졌다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도서]
누군가 그렇게 캄캄했던 장면마다 불을 켜왔다
책을 받아 들고 가장 먼저 만진 건 글자가 아니라 점자였다. 표지 위, 제목 자리에 도드라진 점들이 있었다. 손끝으로 더듬어 뜻을 짚어보았다. 저자 서수연, 국내 1호 음성 해설 작가의 이름이었다. 시각장애인 독자가 이 책을 처음 만나는 방식이 그렇게, 눈이 아니라 손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책날개에는 도드라진 사각형이 하나 더 있는데, 이건
by
최은파 에디터
2026.07.16
리뷰
영화
[Review] 혐오를 믿게되는 인간 - 지느러미 [영화]
오염된 바다를 막고 있는 4,000km 장벽에 둘러싸인 근미래 통일 대한민국
"난 푸른 바다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검은 빗방울이 입 안으로 떨어졌다. 뚝. 뚝. 뚝." 영화 『지느러미』는 유전적 돌연변이 '오메가'와 인간이 공존하는 근미래 통일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SF다. 통일은 이루어졌지만 사회는 자유보다 통제를 택했고, 어딘가 북한 정권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국
by
김주하 에디터
2026.07.16
리뷰
도서
[Review] 고통 속에서도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 이후
빅터 프랭클이 건네는 삶의 의미에 관한 단호한 위로
고통스러운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통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려야 할까. 고통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과 환경을 원망해야 할까. 아니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로 상처를 억지로 덮어야 할까. 어느 쪽도 충분한 답은 되지 못한다. 고통은 의지만으로 사라지지 않고, 모든 시련이 아름다운 교훈으로 남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by
이소희 에디터
2026.07.16
리뷰
도서
[Review] 빗소리는 어떻게 빗소리가 될까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국내 1호 음성해설 작가 서수연의 책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리뷰
“컵에 보드카를 따른다.” 이 짧은 문장이 없으면, 누군가에게는 컵도 보드카도 없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분명 잔을 들고 술을 따랐을 것이다. 객석의 누군가는 그 동작을 보며 다음 감정을 따라갔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장면이 어떻게 도착할까. 컵에 액체가 닿는 소리만으로는 그것이 물인지 술인지 알 수 없다. 배우의 침묵이 망설임인지 결심인지
by
임예영 에디터
2026.07.16
리뷰
영화
[Review] 배척과 매혹이 뒤엉킨 세상을 헤엄치는 - 지느러미 [영화]
'지느러미'는 오염된 바다와 장벽으로 둘러싸인 근미래를 배경으로, 돌연변이 오메가와 인간이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닮아있는 모습을 그린다.
같은 공간, 낯선 생명체. 사실 우리 모두는 그렇다. 오는 7월 22일 개봉을 앞둔 박세영 감독의 영화 ‘지느러미’는 바로 경계에 선 존재, 오메가와 인간을 다루는 작품이다. 다시금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로 돌아온 박세영 감독은 여러 편의 단편 영화로 주목을 받고, 첫 장편 '다섯 번째 흉추'로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본격적으로 존재
by
황지윤 에디터
2026.07.16
리뷰
영화
[Review]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 파리의 사생활 [영화]
어렴풋하던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다
장례식에 다녀온 뒤부터 눈이 건조해진 것만 같다. 생소한 감각에 볼에 손을 대보면 축축하다.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볼은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며칠이 지나고, 여러 사람을 만나도 마찬가지다. 의사이자 이혼한 전 남편을 찾아가 안과 검진을 받아보지만 이상은 없고, 돌아온 것은 “당신이 우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는 말뿐이다. 이상하다. 울 이유가 없는
by
길유빈 에디터
2026.07.16
리뷰
영화
[Review] 사생활과 사생활의 교집합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사롭고 따스한 일상생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지전능한 신처럼 꿰뚫어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진리 불변의 법칙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씩 마치 나의 모든 사고가 낱낱이 간파당하는 듯한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압도감 앞에 놓일 때가 있다. 여기 릴리안은 프랑스 파리의 한 건물에서 진료를 보는 정신과 의사다. 그녀는 빈틈없고, 완벽하고,
by
김혜원 에디터
2026.07.15
리뷰
영화
[Review] 나를 미뤄둔 채 타인을 읽으려 했던 시간들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생활>이 끝내 추적한 진짜 미스터리
우리는 평생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간다. 회사에서는 상사와 동료의 말을, 지인이나 친구들과 있을 때는 그들의 근황을, 가족과는 오늘 각자가 보낸 하루를 듣는다. 정작 자기 안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는 쉽게 지나치기 일쑤다. 심각한 문제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덮어두곤 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가장 오래 살지만, 가장 늦게 자신을 이해하
by
채수빈 에디터
2026.07.15
리뷰
도서
[Review] 눈이 아닌 삶으로 겪어내는 풍경에 대하여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도서]
같은 이야기를 본다는 것
2021년 겨울, 대학 입시에 봉사 활동 점수가 반영되는 시절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 우연히 한국영상해설협회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상해설사 교육”이라는 창을 발견했다. ‘뭐야, 앉아서 교육만 들으면 봉사로 그냥 인정해 준다고?’ 그렇게 나는 편하게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영광시각장애인 모바일점자도서관으로 향했다. 가
by
임솔지 에디터
2026.07.14
리뷰
영화
[Review] 파리와 ‘Psycho Killer’ 사이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생활>은 새로운 시대의 ’파리 영화‘를 앞서서 선보였다. 도시를 살아가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그를 통해 비로소 도시를 이해하게 만든다. <파리의 사생활>은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담아내는 동시에, 한 인간의 내면을 끝까지 응시하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미스터리의 해답이 아니다. 릴리안의 얼굴과 파리의 공기, 그리고 반복해서 울려 퍼지던 'Psycho Killer'가 서로를 들추며 만들어낸 하나의 초상이다.
필자는 시사회에서 <파리의 사생활>을 만나보기 전까지,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이미 익숙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멜리에’의 몽마르트르, ‘비포 선셋‘의 센 강, '미드나잇 인 파리'가 그려낸 황금빛 야경까지. 영화 속 파리는 오랫동안 낭만의 도시로 소비되어 왔고, 어떤 작품에서는 내용보다 도시의 이
by
임지우 에디터
2026.07.14
리뷰
도서
[Review] 삶은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 죽음의 수용소 이후 [도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 이후, 평생 의미를 살아낸 빅터 프랭클의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서이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부 이상 팔린 세기의 고전으로,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한 신경과, 정신과 의사가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기록한 책이다.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1946년부
by
정서영 에디터
2026.07.14
리뷰
영화
[Review] 끝내 다 알 수 없는 사람을 듣는다는 것 - 파리의 사생활
사람을 안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이해하는 것 사이의 간극, 그리고 끝내 다 알 수 없는 타인에게 계속 귀 기울인다는 것.
〈파리의 사생활〉의 릴리안(조디 포스터)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을 하는 정신과 의사다. 오랜 시간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말속에서 감정과 상처를 읽어내며 치료를 이어왔다. 그녀에게 누군가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어쩌면 그 익숙함 때문에 듣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한 일인
by
박지영 에디터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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