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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피니언] 반대로 나아가는 영화, 콜럼버스 [영화]
도시가 말을 거는 영화
콜럼버스는 반대로 나아가는 영화다. 각자가 있었던 곳의 정반대로 나아가는 사람들. 가지고 있던 마음의 반대로, 지금 상태의 반대로, 내가 머물던 곳의 반대로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의 방향이 확실히 더 나은 곳을 향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원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콜럼버스를 떠날 수 없는 남자 '
by
정주원 에디터
2026.06.26
리뷰
영화
[Review] 여름을 담고, 사랑을 현상하며. - 영화 '여름의 카메라' [영화]
여름은 빛나는 사람들의 것이므로
첫사랑은 마음을 간질이는 단어다. 가슴 부풀어 오를 듯한 이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올라, 끝내 '좋아해'를 도화선 삼아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만 같다. 터져 나온 사랑의 언어들을 필름에 녹여내는 것, 이것이 <여름의 카메라>가 사랑을 조망하는 방식이다. 시놉시스 “너를 보면 셔터 소리가 들려”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던 ‘여름
by
노유나 에디터
2026.06.25
리뷰
도서
[리뷰] 환상과 신화를 걷어낸 자리에서 드러나는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은 현대 건축사에서 가장 많이 오해된 텍스트다. 바르셀로나의 구불구불한 곡선, 햇빛에 부서지는 트렌카디스 모자이크, 동화 같은 장식 앞에서 사람들은 기꺼이 매혹된다. 하지만 이 시각적 스펙터클은 그의 건축이 지닌 지적, 신학적 깊이를 가리는 장막이 되었다. 오랫동안 가우디는 아르누보의 이단아, 직관에 의존하는 미스터리한 천재, 중세에 갇힌 몽상가로 치부되었다.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 중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고 "세계에서 가장 흉측한 건물"이라고 썼고, 파블로 피카소는 "지옥에나 가라"며 경멸을 퍼부었다. 하지만 현대 건축 이론과 신학적 미학의 교차점에서 그의 작업을 재평가하면, 가우디는 표면적인 장식주의자나 피상적인 자연주의자의 굴레를 벗어던진다. 가우디 시복 공식 조사자인 아르만드 푸치의 문헌 고증과 1960년대 조지 R. 콜린스의 구조적 재평가는 가우디를 '신의 건축가'라는 낭만적 신화에서 끌어내려, '신학적 의도를 가진 합리적 설계자'의 자리에 놓는다. 환상과 신화를 걷어낸 자리에는 형태적, 재료적 진실성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독창적인 아방가르드 모더니스트가 서 있다. 본 서평은 가우디의 건축이 도달하고자 했던 지향점이 '구조적 합리주의'를 통한 창조주와의 지적 협력에 있었음을 다시 살펴본다.
# 글을 열며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은 현대 건축사에서 자주 오해되어 왔다. 바르셀로나의 곡선과 트렌카디스 모자이크, 동화적인 장식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 화려함은 때로 그의 건축이 지닌 신학적 의도와 구조적 치밀함을 가린다. 가우디는 오랫동안 아르누보의 이단아, 직관에 의존한 천재, 중세적 신비주의에 빠진 몽상가로 평가되었다. 조지 오웰은 사그라다
by
신동하 에디터
2026.06.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혈연관계, 계약을 종료하시겠습니까? [영화]
아이들에게는 저마다의 상자가 있다.
오래전부터 SF 장르를 좋아해 왔던 사람으로서 그중에서도 유독 좋아하는 소재는 바로 AI, 안드로이드, 휴머노이드 같은 키워드들이었다. 인간과 비인간의 모호한 경계, 묘한 섬뜩함 때문에 이러한 소재가 등장하는 콘텐츠들은 영화가 끝나면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마침, 이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에 안드로이드가 등장한다고 해 잔뜩
by
조은서 에디터
2026.06.25
리뷰
영화
[Review] 마음에 뚫린 구멍에 관하여 - 하나 코리아 [영화]
덴마크 감독이 포착한 탈북 여성의 삶
가족과 고향을 떠나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그런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면 어떨까?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은 마음에 구멍이 하나씩 있다.”라는 말로 그 심정을 대변할 수 있을까? 오는 7월 8일 개봉하는 <하나 코리아> 는 바로 그 고향을 떠나온 사람, 탈북민의 정착 과정을 조명한 영화이다. <하나 코리아>는 실화를 바탕으로
by
원미 에디터
2026.06.24
리뷰
도서
[Review]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삶을 세우는 믿음 [도서]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 아르만도 푸치 (2026)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는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144년 만에 완성을 앞두고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은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의 인생과 작품, 그리고 사상을 조명한다. 생전에 자신에 대해 많은 말과 글을 남기지 않은 가우디는 오직 건축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했다. 이
by
정희정 에디터
2026.06.23
리뷰
공연
[Review] 환상의 도시, 환각의 도시 - 구미식 [공연]
몰락한 도시의 영험한 신이 있다. 따뜻한 가슴이 아닌 냉철한 계산만으로 존재하던 신.
특정 지역의 이름을 들으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가 있다. 지형, 특색, 명소와 먹거리부터 언제고 뚜렷한 정치적 성향까지. 그것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아름다움일 수도 있고,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상처일 수도 있으며, 기어코 숨기고 싶은 치부일 수도 있을 테다. 지역, 그 곳곳의 고유성은 아름답고 아프다. 한국 근현대사를 거치며 어떤 의미로서, 또 그
by
차승환 에디터
2026.06.23
리뷰
도서
[리뷰]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만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건축물이 아닌, 인간 안토니 가우디를 만나다
2026년 6월 10일. '신의 건축가'라 불리는 스페인 거장 '안토니 가우디' 서거 100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관이 착공 144년 만에 완공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뉴스를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몇 년 전 바르셀로나에서의 기억이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몇 개 꼽는다면, 그중 하나는 단연
by
곽미란 에디터
2026.06.22
리뷰
영화
[Review] 그 해 여름에 마주한 것은 - 여름의 카메라 [영화]
한 뼘 더 성장한 청소년 퀴어 서사를 돌아보며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말. 혹은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말. 그건 결국 사진을 찍는(shoot) 행위와 연결되지 않는가. 필름 카메라를 들고 조심스레 와인딩 레버를 민 후 조리개를 조절하며 셔터를 누르는 순간, 뷰파인더를 통해 봤던 장면은 그대로 필름 속에 고정된다. 빛을 붙잡을 속도로 그때의 시간, 풍경, 움직임, 모든 것을
by
조예은 에디터
2026.06.2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침대 위의 소개팅? 새로운 연애 프로그램의 등장 '연애실험실' [문화 전반]
새 연애프로그램 <연애실험실> 리뷰
이틀 전, 내 최애 유튜버 찰스엔터가 패널로 출연한다는 말에 <연애실험실>을 보았다. 연애 예능을 보지 않아도 연애 예능 리뷰는 보게 만드는 사람. 연애 프로그램은 놓쳐도 찰스엔터의 리액션만큼은 챙겨보던 나로서는, 그의 첫 넷플릭스 진출을 연습생의 마음으로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애실험실>은 <환승연애>를 만든 이진주 PD의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by
김윤주 에디터
2026.06.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파란이 와도 한 음씩 짚으면 그만이다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조너선 노트와 함께 건너간 세 개의 풍경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프리뷰
이런, 하늘이 유달리 하얗고 파랬다. 높은 창공이 솟구치듯 내려왔다. 내가 모르는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고 내 쪽으로 몸을 넘어뜨렸다. 그러니 우리는 악장이 끝나고 저도 모르게 박수 쳐버린 게 아닐까? 덕분에 지휘자가 아직 체력이 조금 남아 있을 때, 뒤돌아 웃는 얼굴도 볼 수 있었다. 리게티 ‘론타노’ 아주 처음엔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눈치채지 못하게,
by
장유진 에디터
2026.06.19
리뷰
공연
[Review] 우리에게도 ( )가 있어요. - 앙상블블랭크 10 [공연]
대중이 스토리에 크게 반응하는 만큼, 클래식 공연에도 스토리가 있다는 점은 클래식도 미래를 향해 간다는 뜻이다.
‘엥?’ 호기심과 당황스러움이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프로그램북을 다시 보았다. 클래식 공연의 프로그램북에는 보통 곡 리스트가 적혀 있는데, 이 프로그램북에는 없었다. 악기와 연주자 이름 그리고 대괄호와 한 줄의 문장만 적혀 있었다. 이 앙상블의 이름을 보고 눈치채야 했는데,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빈 공간을 감싸고 있는 대괄호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예
by
강득라 에디터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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