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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감정 시리즈 03 : 후회라는 건
때로는 미친 척하고 딱 20초만 용기를 내 볼 필요도 있어. 진짜 딱 20초만, 창피해도. 그럼 멋진 일이 생길 거야.
살다 보면 수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그 후회는 아마도 하지 말아야 했다는 후회와 해야 했다는 후회로 나뉠 것이다. 어떤 쪽에 속하건 후회는 지금 보니 과거에 했던 선택이 틀린 것 같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 되었든 ‘후회’라는 감정은 과거를 돌아보며 생기는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서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도록 선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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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민 에디터
2026.07.18
리뷰
영화
[Review] 지느러미는 싫고 사랑니는 괜찮고? - 지느러미
같음을 만들어주는 것은 다름이다. 다름의 중대한 역할이 희생양으로만 소비되는 사회 속, 영화 <지느러미>는 따스한 빛으로 스며들어 우리에게 묻는다.
영화 <지느러미>를 봤다. 한국 독립 영화가 SF 장르를 어떻게 살려냈을지 궁금했다. 항상 그렇듯 예고편은 보지 않고 스틸컷들만 훑어봤다. 노란색 작업복을 입은 채 손을 들고 있는 여자, 화성처럼 붉은 해안가에 서있는 검은 사람들. 차갑게 서늘한 분위기에 따듯한 빛을 강조하는 색감이 인상적이었다. <지느러미>는 오염된 바다를 막고 있는 4,000km 장벽
by
한정아 에디터
2026.07.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네 삶의 브레이크를 지우고 - 싱 스트리트 [영화]
뒤돌아보지 않고 내달리는 청춘을 위하여
그 많던 가르침은 다 어디로 갔나 싶다. 아무리 노력해도 또다시 무기력에 빠지고 만다. 사회의 부정의함에 저항할 수 없음은, 부도덕함을 지켜볼 수밖에 없음은, 결국 타협에 이르도록 당장의 실익과 눈앞의 책임에 무너질 수밖에 없음은, 마음을 어지럽힌다. 비참하고 또 비참한 심경으로. 그렇게 터벅터벅 걸어가서 이 영화를 보고 나왔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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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에디터
2026.07.18
오피니언
여행
[Opinion] 당일 아침에 구매한 비행기 티켓, 제주 동쪽 여행 [여행]
번아웃으로부터 도망친 곳에 제주도가 있었다
도망치듯 시작된 여행 작년 11월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시험도 과제도 다 끝나지 않았던 학기 중이었지만 지금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대책도 없이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티켓을 구매한 뒤 침대에서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을 얼마나 챙겨야 할지 고민했다. 돌아오는 티켓은 사지 않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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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수 에디터
2026.07.17
리뷰
영화
[Review] 상어의 배 속에서 돌아온 이름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
지워진 기록과 털복숭이 다리,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
* 본 리뷰는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77년 브라질. 영화는 카니발을 앞둔 헤시피로 향하는 한 남자를 따라간다. 그의 이름은 마르셀루 알베스다. 정확히는, 그가 지금 쓰고 있는 이름이 그렇다. 오프닝에서 그는 외딴 주유소에 차를 세운다. 주차장 한 가운데에는 어설프게 종이가 덮인 시체 한 구가 놓여 있고, 들개와 새들
by
이유은 에디터
2026.07.10
리뷰
영화
[Review] 당신 정체가 뭐야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가 보여주는 1977년 해악이 만연하던 브라질
시사회에 브라질 대사가 왔다. 그는 ‘이 영화를 한국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브라질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과 같은 내용의 인사를 나눴다. 뜻밖의 일이다. 한국은 내수시장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라 외국영화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 할리우드 대작조차 한국에 오면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물며 브라질 영화라니!
by
이하영 에디터
2026.07.09
리뷰
영화
[Review] 상어의 뱃속에서 시대를 발견하다 - 시크릿 에이전트
새로운 정치 스릴러물이 과거를 드러내는 방법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는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이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977년 에르네스투 가이제우 정권 치하의 브라질 군부 독재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정치 스릴러물이다. 그러나 영화 관람을 마친 관객의 머릿속에는 정치와 스릴러 중 어느 한쪽도 생각보다 선명하게 남지 않는다. 기존의 영화들이 정치가 범죄 및 폭력과 맞물리는 순간을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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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에디터
2026.07.08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서로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시간, 영원 [인터뷰]
10년지기 친구의 낯선 모습들
10년지기라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걸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각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만나면 그저 스트레스 풀기 바빴던 우리는, 네가 모르는 '나'와 내가 모르는 '너'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 열다섯에 처음 서로를 알게 된 너와 내가, 스물다섯까지 얼굴을 보고 지내고 있을 줄 그 누구도 몰랐을 거다. 같은 반도 된 적 없고, 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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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정 에디터
2026.07.01
리뷰
도서
[Review] 늙은 여자는 명사가 필요했다 - 피날레 [도서]
끝까지 자기 모양으로 산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선인장은 가시로 찌르지 않는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조용하다. 방어적이지만 공격적이지 않다. 나는 그런 종류의 강함을 오래 좋아해왔다. 『피날레』를 읽으면서 자꾸 그 생각이 났다. 여기 아홉 명의 여자들도 그렇다. 시끄럽게 싸우지 않는다. 그냥 끝까지 자기 모양으로 산다. 늙은 여자를 본 적이 있는가. 늙은 남자는 봤다. 거장, 노장, 원로. 단어부터 다르
by
최은파 에디터
2026.06.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누구나 누릴 수 없는 건 행복이라고 부르지 않는단다 [영화]
일상에 내재한 폭력을 필름화하는 과정
영화를 보는 동안 몸이 헐벗겨진 듯한 느낌이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세 개의 시점으로 반복되는 동안 나는 그 안에서 처절한 부끄러움을 감각했다. 세 챕터는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여러 시선을 담아냈고 이는 관객의 추한 이면을 들춰내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의 인간 내면에는 나와 다른 존재를 탐구하고자 하는 욕망이 깃들어 있다. 그 욕망은 호기심을 기반
by
임유진 에디터
2026.06.29
리뷰
PRESS
[PRESS] ‘행운’은 이미 당신과 함께 - 필립 예니카 기획전 : 럭키 럭키 럭키 [전시]
매일이 ‘리미티드 에디션’인걸요!
하루의 끝. 길어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를, 내일은 오늘과 같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 생각하면 괜스리 한숨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한함 속에서 드라마 속에서 봐왔던 기적이나 행운은 왜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왜 이리도 평범한 사람인 걸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안전한 울타리 안이라고 생각했던 곳을 표
by
이상아 에디터
2026.06.26
리뷰
공연
[Review] 그래서 극장이 필요하다 - 구미식 [공연]
더 현실 같은 초현실, 연극 〈구미식〉
연극 〈구미식〉은 극도로 보수적인 가상의 지방 도시 구미시를 배경으로 한다. 극은 클로짓 게이이자 약물 중독자인 톰 윌리엄스를 중심으로 흘러가며, 그의 정신 세계를 따라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구성을 취한다. 극 중 가상의 국자 지도자인 ‘행복한 동상’은 구미시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과 눈에 박힌 보석을 나누어 준다. 겉으로는 희생과 선의를 베푸는
by
김수민 에디터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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