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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만약은 후회에 가깝다.
젠가의 여름에 시작한 나의 첫사랑을 생각했을 때도 느껴지는 옅은 느낌이 비로소 사랑처럼 느껴진다. 주고받는 말 안에서 느껴지는 떨림과 공기조차 굳어버리는 기분 좋은 긴장감, 꾹꾹 진심을 담아 보낸 보기 좋은 말들과 한여름이라는 계절의 감각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만들어 낸 사랑이라는 계절에서 새벽 내내 걸어 다녔던 무중력의 마음.
만약에 우리를 보고 왔다. 여운이 아주 오래 남을 멜로 영화였다. 오랜만에 로맨스가 아닌 멜로라 더 진하게 남은 것 같기도 하다. 멜로와 로맨스에 차이는 간단히 말하자면 새드와 해피 엔딩이라고 보면 좋다. 사랑은 가장 가깝기도 멀기도 하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자 결심이다. 가장 사랑할 준비도 돼있지만 그 끝은 결국 필연적인 헤어짐이기에
by
황수빈 에디터
2026.02.01
칼럼/에세이
칼럼
[영화와 영화가 만나] 도시와 내가 하나될 때 – 짐 자무쉬와 빔 벤더스 ①
도시주의자는 어떻게 탐미하는가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 도시의 조각을 수집하면서 크고 작은 환희를 느끼는 사람을 ‘도시주의자’라고 하자. 세상에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들이 있고 나는 언제든 그곳으로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그 도시들에서 나는 무한하게 자유롭다. 이를테면 파리와 베를린. 최인훈의 『회색인』에는 이런 대화가 나온다. “형은 고향을 사랑해?” “아니, 고향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
by
윤아경 에디터
2026.01.26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당신 생각 - About You, The 1975 [음악]
사랑은 잊어도 사람을 잊을 수 있을까, The 1975의 About You
헤어져 버려서 영영 못 보게 된 사람은 몇 배로 궁금하다. 가끔 내 생각을 하긴 하는지, 나를 더 이상 떠올리지 않는지 묻고 싶다. 자주 보던 얼굴은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잔상으로 변했고, 멀리서 보기엔 아주 잊고 말끔하게 잘 지내는 것 같다. 한 인생을 일인칭 시점에서 직선이라고 상정했을 때,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은 교점의 개념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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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은 에디터
2026.01.26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켜켜이 쌓여가는 세월 속 유일한 내 것 [버킷리스트]
지난 30년간의 소중한 바램을 돌아보며
보통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버킷리스트라고 하지 않나.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중세 시대에 목에 밧줄을 감고 양동이를 차 버린다는 'Kick the Bucket'이란 말에서 유래했으니, 사실은 제법 무시무시한 말이다. 그런데도 현대의 버킷리스트는 제법 희망찬 의미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사는 동안 꼭 한번 이루고 싶은 소원이라
by
조예은 에디터
2026.01.16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주는 게 좋은 것, 좋은 게 주는 것 [버킷리스트]
기쁨은 배가 되어 돌아온다
해는 바뀌었지만, 이것은 지난 2025년 여름의 이야기다. 무지하게 더운 어느 날 친구와 약속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퇴근길 만석 버스에서 우연히 빈 자리를 찾아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인가, 싶어 앉았다. 그런데 때마침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승차하셨다. 본능적으로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나의 어깨를 토닥였다.
by
박정빈 에디터
2026.01.1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새해를 맞이하며 [사람]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늘리기
연말연시에 관례처럼 오고 가는 질문이 있다. 나는 웬만하면 이런 질문들을 잘 받지 않는 편이었는데, 2025년에는 회사에 다니게 되면서 회사 분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이 질문들을 받은 것 같다. “작년 한 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아쉬웠던 일이 있었어요?” “지현 님은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일단, 내가 그리는 새해의 내 마음가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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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2026.01.12
리뷰
공연
[리뷰] 사라짐으로써 완성되는 생의 찬란한 박동 - 뮤지컬, '판'
우리는 왜 이토록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열광하며, 아무런 이득도 남지 않는 텅 빈 무대를 보며 해방감을 느끼는가. 그 이유는 미래를 위한 담보로 전락했던 우리가 처음으로 ‘현재’를 온전히 점유하는 주권적 경험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 무용한 유희가 어떻게 견고한 사회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우리를 진짜 삶으로 인도하는지 추적하기 위해, 이제 규범의 바깥이자 밤의 도성이 허락한 은밀한 해방구인 ‘매설방’의 문을 열어보고자 한다.
전기수가 부채를 촤르륵 펼치며 첫마디를 내뱉는 순간, 정적에 잠겨 있던 극장의 공기는 비로소 ‘판’이라는 역동적인 생명력을 얻으며 진동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오가는 말들은 활자로 박제되어 서가에 꽂히는 차가운 기록물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화자의 숨결과 청자의 추임새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이내 증발해버리는 찰나의 에너지를 닮아 있다. 기록이 영구적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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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 에디터
2026.01.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결속과 구속 사이 온기 찾기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영화]
나의 뿌리, 나의 힘, 나의 족쇄에 대하여
다시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동안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을 해보고자 마음을 먹곤 했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릅니다. 연말의 감각도 연초의 감각도 조금은 무뎌진 채로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요. 매년 첫날부터 개시해 왔던 일기장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작년까지 받아 온 수많은 편지와 모아온 포스터/엽서들도 아직 제자리에 남아있고요. 명확한 연말 결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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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에디터
2026.01.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올해는 대충 살아보겠습니다
아무 노트에다 끄적여보는 새해 다짐
요즘 노트북 앞에서 멍때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지금도 메모장을 켜고 여기까지 타이핑을 치는데 정확히 1시간 3분이 걸렸다. 이처럼 시간을 정확히 세어볼 수 있는 건, 내가 카페에 들어와 음료를 주문한 시간이 영수증 위에 떡하니 적혀 있기 때문이다. 63분이라는 시간 동안 노트북 화면 속 커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나보다도 성실하게 깜빡였고, 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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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현 에디터
2026.0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와 너에게
뭐 하나 움직이지 않고선 이루어지는 게 없었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움직이는 뭐든 된다는 것이고, 25년에도 그 뭔가 된다에 시작부터 했던 것 같다.
나는 매년 1월 1일 일 년 뒤에 볼 나에게 편지를 쓴다. 근데 이번 연도는 뭐라고 쓴 지 한 움큼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유독 짧게 느껴지지만 또 잘 짜인 실을 풀어보면 한 해에 정말 많은 일이 있음을 깨닫는다. 누군가 그랬다. 20대는 눈 깜빡하면 끝난다고, 맞는 말인 것 같다. 20년의 20살을 맞이한 푸릇한 기쁨이 엊그제 같은데 이게 벌써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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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6.01.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새해 마음가짐을 정할 수 있는 영화 5 [영화]
올해 나의 추구미가 될 영화 한 편 고르기
2026 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언제나 묘한 공기가 느껴진다. 어제와 오늘은 분명 이어져 있지만, 마음만큼은 새 일기장을 펼친 듯 깨끗해진다. 다짐과 기대, 불안이 동시에 다가오는 이 시기에 우리는 종종 영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거창한 교훈과 목표보다, 스치듯 지나가는 영화 속 한 장면과 한 문장의 여운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른다. 새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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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 에디터
2026.01.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뭐든지 고이면 썩기 마련인 것을,
채우려는 관성이 생길 때마다 한 번씩은 비워 내려는 여유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일요일 오후
2025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새삼 세워 둔, 작다면 작고 거창하다면 거창한 목표가 있다. 바로 배달 음식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요리하기가 너무 귀찮다면 음식을 포장해서 먹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저렴하게 사려고 쌀은 10kg로 덥썩 사버렸지만 최근에 밥을 손수 해먹는 빈도가 늘어난 덕에 쌀의 양은 부쩍 줄긴 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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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에디터
202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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