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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만종의 울림: 밀레가 그린 노동의 숭고 [미술/전시]
런던 내셔널갤러리 밀레 특별전 <Millet: Life on the Land> 전시 리뷰
Life on the Land, 밀레가 보여주는 조용한 시골의 삶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특별전 ≪Millet: Life on the Land≫(2025년 8월 7일~10월 19일)가 열리고 있다. 약 50년 만에 영국에서 열린 밀레 전시로, 그의 사망 150주년과도 맞물린다. 방 하나 크기의 전시장, 짙은 푸른색 벽에는 열 점 남짓의 작품이 걸려 있다.
by
이서정 에디터
2025.09.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물러진 하얀 복숭아에서 쓴맛이 났다.
사람 속 알길 없는 것처럼, 하얀 복숭아의 속도 어렵다. 써 놓고 보니, 사람에 비유한 것 같은 하얀 복숭아. 문득 혼자 판단해놓고는 기대하고 실망하고, 과거의 좋았던 순간들을 그리다 지나가버린 딱딱하고 옅은 단 기억들. 그리고 곪은 자국을 가리려고 입은 비슷한 색 스티로폼 포장지까지. 겉이 말갛고 예뻐서 뒤집어 봐도 똑같을 줄 알았다.
복숭아는 어렵다. 특히 하얀 백도 복숭아는 속이 더 어렵다. 보통 천도복숭아나 빨갛고 주황빛으로 익은 복숭아는 말랑하게 새콤달콤해서 자주 어려움 없이 먹는다. 대게 다 딱딱해도 말랑해도 속은 보이는 대로 노랗게 맛있다. 근데 하얀 복숭아는 알 수가 없다. 자주 가는 복숭아 농장을 들렀다. 나눠 먹고 남은 듯한 복숭아 반 쪽에선 햇빛을 받은 과즙이 반짝였
by
황수빈 에디터
2025.09.01
리뷰
영화
[Review] 끝내주는 소음 속에서 발견한 가장 고요한 순간 - 슈퍼소닉 [영화]
<슈퍼소닉>을 통해 본 오아시스의 뒷모습
사실 오아시스는 내가 밴드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을 때, 가장 처음 접한 밴드였다. 언제 처음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Don't look back in anger'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너무 귀에 꽂혔던 기억이 난다. 그 노래를 제외한 다른 노래들은 몇번 들어보긴 했으나, 사실상 한 음악만 압도적으로 많이 들었기에 오아시스를 잘 안다고는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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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에디터
2025.08.29
리뷰
공연
[Review] 위대한 과학자를 넘어선 ‘인간 마리’의 이야기 - 뮤지컬 '마리 퀴리'
스스로 빛나는 별 - 뮤지컬 <마리 퀴리>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한 방사능 연구의 선구자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리 퀴리. 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 ‘두 개 분야에서의 노벨상을 수상한 최초의 수상자’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이런 찬란한 업적 너머에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마리 퀴리를 무대 위에 펼쳐 보
by
이소영 에디터
2025.08.05
리뷰
도서
[Review] 창의성이 정말 답일까 -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 [도서]
창의성이 곧 경쟁력이라 믿는 시대, 과연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동시에 앞으로 인간의 경쟁력은 '창의성'이라고 했다.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계가 가질 수 없는 창의성을 가져야 한다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더 나아가 사회에서도 모두가 창의성이 곧 미래 경쟁력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지브리풍 그림과 AI가 쓴 영화 시놉시스를 통해 알 수 있듯이, AI에게서도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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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희 에디터
2025.07.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레몬의 상큼함을 쥐고 하늘을 봤다.
왜 사람들은 청춘을 생각 할 때 여름을 떠올릴까 이것저것 혼자만의 답을 내놓다가 지금 내가 이러고 있는 것도 청춘의 하루 중 하나겠지 생각하며 스르르 잠이 든다. 연한 산들바람을 맞으면서.
무언의 자신감으로 뭘 해도 될 것 같은 날이 있다. 레몬과 라임의 상큼함이 치솟는 날. 엉뚱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고 비가 와도 맑아 보이는 세상. 알고리즘에 박혜경의 레몬트리가 떴다. 홀린 듯 재생을 누르고 대나무 돗자리에 나른하게 누워서 바로 앞에 있는 베란다 창문을 바라보면 깨끗한 하늘에 여러 모양의 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봄의 여린 연두색 잎에서
by
황수빈 에디터
2025.07.01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웹툰으로 그린 인간성의 극과 극 [만화]
만화가 고태호와 김숭늉
만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려서부터 만화책을 많이 읽었고, 집 근처 9년째 단골인 만화방도 있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제 만화방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출판 만화보다 웹툰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지금은 줄었지만 몇 년 전까지도 일주일에 70~80개의 작품을 봤고, 연말 결산을 하면 열람 회차 수 상위 5%에 들 만큼 열혈 독자였다. 다만
by
김현진 에디터
2025.06.13
리뷰
공연
[Review] 죽음 앞에 선 자, 신의 얼굴을 구하다 -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눈에서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
안헬리카 리델, 그녀가 그려내는 예술의 본질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마음속은 차분하고 미묘하게 절망스러웠다. 어떤 무게를 가진 덩어리가 나에게서 툭 떨어져 나가 저 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귓가에는 아직도 그녀의 갈라지는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목이 쉬도록 그녀가 쏟아내던 말들은 대체 무엇에 관한 것이었을까. '죽음'. 그녀는 몇 시간에 걸쳐 ‘죽음’에 대해 얘기했다. 나
by
김승아 에디터
2025.05.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올곧고 숭고한 붉음을 향해 - 이유리의 둥둥 [도서/문학]
이유리 작가의 둥둥을 읽고
이유리 작가의 <브로콜리 펀치>에 수록되어 있는 소설 「둥둥」은 주인공 ‘은탁’이 좋아하는 아이돌 ‘형규’를 위해 구한 대마초가 든 트렁크와 함께 호수에 빠진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소설 「둥둥」이 담고 있는 외적인 부분과 내적인 부분을 함께 분석해 보려고 한다. 1. 변화하는 아이돌 팬덤 최근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는 아이돌
by
김예은 에디터
2025.05.12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늦여름의 복숭아를 위하여 [도서/문학]
셸리 리드의 장편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은 한 소녀가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사의 힘도 뛰어나지만, 자연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기에 이 책의 향취를 더욱 깊이 느끼고 싶다면 다가올 여름까지 아껴두기를 권한다.
셸리 리드의 장편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은 한 소녀가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봄을 생각하는 한 명의 사춘기 소녀, 조금 이르게 복숭아가 만개할 여름을 기다려본다. 토리의 사춘기(思春期) 『흐르는 강물처럼』은 1940년대 미국 콜로라도주의 아이올라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빅토리아(이하 토리)는 어머니를 일찍이 사고로 여
by
백승원 에디터
2025.03.06
리뷰
공연
[Review] 우상화와 악마화 - 연극, 구미식
악마화는 우상화의 그림자일뿐
나는 대구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대구 옆의 경산, 비공식 위성도시쯤 되는 촌 동네 출신이다. 내 고장 경산이 대구의 동쪽 허리를 꿰차고 있다면, 구미는 대구의 북서쪽 길목을 지킨다. 귀성길인 경부고속도로는 구미를 지나 대구로 진입하게 되어 있는데, 그러니까 구미는 일종 대구의 수문장인 셈이다. 그리고 이 세 개의 시 市 사이, 대구의 북쪽 머리로는 거대한
by
서상덕 에디터
2025.03.03
리뷰
전시
[Review] 누군가는 쏘았고, 누군가는 찍었다 - 퓰리처상 사진전
Shooting the Heart, Shooting the Pulitzer
사진: Alamy Stock Photo Shooting. 각기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쇳덩이의 트리거가 당겨지는 순간 그 반대편에 놓인 누군가의 시간은 그대로 멈추어 박제된다.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돌아볼 수 없는 사람.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저 건너편에서는 귀를 울리는 파열음이 여기저기서 솟아나고 있다. 퓰리처상은 그런 시간들 속에서 우리가 특히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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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에디터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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