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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반
[Opinion] 목적없는 하루를 살아보기가 목표 [문화 전반]
오히려 잠시 멈춰 있는 시간이 다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요즘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자꾸 이유를 붙이고 계획을 하게 된다. 사실 계획하는 걸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야 할 일들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복학도 했고, 자취도 시작했다. 평일에는 출근을 하고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다음 주에 먹을 도시락을 만들어둔다. 그 사이에 자소서도 쓰고 자격증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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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에디터
2026.09.23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의 가치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미술 작품의 성공과 가치는 운과 예술가의 실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예전에 보았던 영국 드라마 <닥터 후>의 에피소드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바로 우리에게 친숙하고 잘 알려진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다룬 에피소드였다. 오늘날 반 고흐와 그의 작품들은 위대한 예술가와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시의 그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비판과 무시를 견뎌야 했던 예술가였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성공적인 화가가 되었
by
윤재현 에디터
2026.09.2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을 희석하려던 시도
무더운 여름, 방 안에서 쾌적하게 지냈다는 이야기
여름을 희석하려던 시도 일찌감치 여름나기 준비를 했지만, 이중 열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쾌적한 실내에 있다가 출근이나 퇴근을 위해 문을 여는 순간부터 뜨겁고 습한 공기가 휘몰아치는데 이건 견딜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 건강을 위해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집에 가는 것도 불가능했고, 점심시간 짬을 내서 산책했다간 실려 갈 것 같았다. 유난히 버스가 늦
by
장미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는 이제야 이 제목에 이끌린다 - 위아영 [영화]
나이라는 숫자 뒤에 애써 감춰둔 작은 고집을 때로는 용감하게 꺼내놓고 싶어진다.
“와 진짜 앳되다.” 십여 년 전 작품을 볼 때면, 화면 속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에 새삼 놀라곤 한다. 처음 봤을 때는 무척 어른처럼 느껴졌던 이들이 시간이 흘러 다시 보면 생각보다 훨씬 어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빠르게 머리를 굴려본다. ‘저때 저 배우가 스물다섯이었구나..’ 그렇게 흘러간 세월에 놀라고, 어느새 쉽게 먹어버린 나이에 또 다시 한 번 놀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25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골목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가능성 [미술/전시]
대형 미술관과 갤러리가 아닌 작은 신생기관이 가지고 있는 힘
미술을 이야기할 때 우리의 시선은 대개 크고 잘 알려진 공간을 향한다.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 대형 미술관, 오랜 역사와 자본을 가진 갤러리, 유명 작가의 이름이 걸린 전시장. 그곳에는 이미 미술계에서 일정한 위치를 인정받은 작품과 작가들이 모인다. 우리는 그 공간을 통해 지금의 미술을 바라보고, 때로는 그곳에서 미술의 흐름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
by
김한비 에디터
2026.08.21
리뷰
영화
[Review] 그 이야기는 누가 완성했나 - 파라노만 [영화]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그가 들려줄 이야기를 기다리는 대신 이미 알고 있는 결말만 반복해서 읽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본 글은 애니메이션 <파라노만>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완성하는 데 익숙하다. 짧은 영상과 몇 줄의 게시물을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한다. 설명되지 않은 부분은 익숙한 유형과 이미지로 채우고, 한 번 완성한 이야기는 좀처럼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한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삶보다 타인이 붙인 이름으
by
오수민 에디터
2026.08.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디에 두어도 그 사람인 사람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공연]
목화솜 같은 소리 사이에서 끝내 흐려지지 않은 것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리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단어들의 조합을 서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목화솜을 비껴나가는 날카로운 잎사귀. 파도를 다 제쳐두고 수면 위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 1. 성당과 유머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딱 걸렸다. 이 사람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진작에 내 생각에 ‘확신’을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8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풍향중이 알려준 돌아가는 길의 의미 [드라마/예능]
계획은 우리를 안심하게 만들지만, 그만큼 발견의 가능성을 줄이기도 한다.
우연한 말실수로 시작된 유튜브 채널 뜬뜬의 <풍향고>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방송 부문 예능 작품상을 받았다. 애플리케이션과 예약 없이 떠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요즘 시대와 정반대되는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결국 시즌 2까지 제작됐다. 시즌 2가 성황리에 종영된 후, 시즌 2의 멤버였던 지석진, 이성민, 유재석, 양세찬은 다시 모여
by
임채희 에디터
2026.08.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도살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도서]
So it goes(뭐 그런 거지), 그 말이 감당하지 못한 것들
보니것은 이 소설의 서두에서 이미 자신의 실패를 고백한다. 전쟁이 끝나고 이십여 년이 지나도록 드레스덴에 관한 책은 "말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14~15)고 적는다. 그날을 함께 겪은 전우 오헤어를 찾아가지만 "우리는 마치 전쟁 이야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처럼 이따금 낄낄대고 싱글거렸지만, 둘 다 이렇다 할 만한 것은 전혀 기억할 수가 없었다"(28).
by
최은파 에디터
2026.08.01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약함이라는 연결고리,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는 것 [문화 전반]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효율적인 이동과 노동력을 중심으로 정상성의 기준을 세우고, 이에 미달하는 상태를 장애나 불필요한 것으로 분류해 왔다. 장애는 신체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특정 능력을 경제적 유용성으로 평가하는 사회적 기준이 만들어낸 개념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일상의 생활 공간으로 끌어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 도봉구 백운시장 내 책방 ‘생활용품’(우이천로 477)에서 열린 인문 프로그램 <시장에 선 철학자>다. 첫번째 회차에서는 ‘다양한 몸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주제로 자본주의적 생산성 규범과 그 안에 작동하는 배제의 구조를 다루었다. 이번 강연은 목광수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연사로 나섰다. 목광수 교수는 정의론과 생명의료윤리, 인공지능 윤리 등 실천윤리학을 주로 연구해 온 학자다. 그는 이번 글에서 장애를 특정 소수자의 특수한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인간 생애 전반에 내재된 ‘보편적 취약성’의 관점으로 풀어냈다. 존 롤즈 계약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아마르티아 센의 역량 접근법을 경유하며, 장애 윤리가 시혜나 동정이 아닌 동등한 시민의 공존을 위한 ‘보편 윤리’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효율적인 이동과 노동력을 중심으로 정상성의 기준을 세우고, 이에 미달하는 상태를 장애나 불필요한 것으로 분류해 왔다. 장애는 신체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특정 능력을 경제적 유용성으로 평가하는 사회적 기준이 만들어낸 개념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일상의 생활 공간으로 끌어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 도봉구 백운시장 내 책
by
신동하 에디터
2026.07.26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사랑의 이름으로 쥐여잡은 솔 [음악]
유라가 EP [brush]에 담아 보낸 것
25년 가을, 나는 필례산장으로 잠들러 가는 길이었어 구부정한 능선 위로 물보라 치는 장대비가 꼭 만조 날의 짙은 바다 같이 두꺼웠어 빛이란 것도 한줄기도 내려오질 않고 조그마한 개의 눈 속에도 자꾸만 물안개가 껴있었어 우리는 기울고 있었어 시간은 자꾸만 썩어가는데 여길 깨끗하게 닦아낼 솔도 없었어 그때 불쑥 산어귀부터 또아리친 뱀이 거뭇한 음영 사이로
by
이한별 에디터
2026.07.18
리뷰
도서
[Review] 보이지 않던 것이 목소리로 이어졌다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도서]
누군가 그렇게 캄캄했던 장면마다 불을 켜왔다
책을 받아 들고 가장 먼저 만진 건 글자가 아니라 점자였다. 표지 위, 제목 자리에 도드라진 점들이 있었다. 손끝으로 더듬어 뜻을 짚어보았다. 저자 서수연, 국내 1호 음성 해설 작가의 이름이었다. 시각장애인 독자가 이 책을 처음 만나는 방식이 그렇게, 눈이 아니라 손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책날개에는 도드라진 사각형이 하나 더 있는데, 이건
by
최은파 에디터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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