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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낭만주의적 불능 -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도서/문학]
불가능하기에 시를 쓴다
박지웅 시인의 시집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를 관류하는 하나의 이미지는 상실, 부재, 결핍이다. 그는 버려지거나 사라진 것, 나아가 이미 죽은 것에 대한 자신의 사유를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슬픔과 절망의 풍경으로 박제되지 않고 그 너머에 가닿는다. 상실과 부재가 현실의 언어와 감각을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변주 및 증폭하는 순간을
by
유민 에디터
2026.06.03
리뷰
영화
[Review] 낭만의 문법을 거부한 멜로드라마 - 뒷자리에 태워줘 [영화]
일반적으로 많은 로맨스 영화들은 사랑 안의 권력관계를 은유하거나 미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 불균형 자체를 다각도로 펼쳐낸다. 필자는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영화가 오히려 더 감정적으로 다가왔다. 관객은 단순히 장면의 자극성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 관계는 결국 어떻게 될까”를 궁금해하게 된다.
대부분의 퀴어 영화들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종종 ‘얼마나 파격적인가’ 혹은 ‘얼마나 아름답고 금지된 사랑인가’라는 방식으로 소비되곤 한다. 대표적으로 ‘콜미 바이 유어네임‘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로맨스를 중심에 둔 영화들이 있는가 하면, ‘아가씨’ 등 폐쇄적이고 제한된 공간 안에서 금지된 욕망과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품들도 있다. 물론 퀴어를 소재로 한
by
임지우 에디터
2026.05.24
오피니언
공간
[Opinion] '굳이'라는 이름의 낭만 [공간]
설명은 생략, 그냥 느끼는 거야
단짝에게 더 더워지기 전에, 더 습해지기 전에 야외 상영을 가보자, 제안했던 것이 미루고 미뤄져 어느덧 여름의 초입에 이르렀다.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어 각종 독립 영화관 야외 상영 예매 사이트를 둘러보았지만 원하는 시간대의 원하는 영화는 이미 다 매진. 에이! 그냥 만나서 놀기나 하자던 말이 무색하게도, 상영 전날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의 취소표가
by
이다혜 에디터
2026.05.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조심스레 심어지는 낭만 [도서/문학]
문학의 미지의 힘
인간은 다채롭다. 다채롭다는 것이 단순히 여러 인간이 한 공간에 함께 머무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삶과 결이 하나의 리듬을 이루며 흘러간다. 하나의 인간은 다양한 특질로 형성된다. 화자는 일상 속 사람들을 마주하며 이를 완벽하게 깨닫는다. 한 인간의 마음에도 좀스러움과 위엄, 악의와 선의, 증오와 사랑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by
정예진 에디터
2026.04.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낭만적 자유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 ① [공연]
세상이 소리가 되어 나를 만나러 오던 밤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 감상 에세이
들어가며 언제까지나 낭만을 쫓을 수만은 없다. 그걸 알고 있기에, 괴로움을 멈출 수가 없다. 누구에게나 현실에 매이게 두고 싶지 않은 영원한 아이 하나가 있다. 우리는 그 아이의 영원한 부모이자 악연이다. 아이가 바라는 것을 누가 이루어주고 싶지 않겠냐마는, 비틀거리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팔랑거리던 때의 일마저 잘 풀리지 않고, 잘 가던 길도 쉬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4.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당신의 몸이 꿈을 흘리는 때에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기다리며 [공연]
공연이 시작되기 전, 소리에게 먼저 건네보는 질문들
“어쩌면 오케스트라가 몸이고, 바이올린이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번 서울시향 4월 정기공연을 앞두고, 바이올리니스트 시모네 람스마는 존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시 읽어보자. 오케스트라가 몸이 되고, 바이올린이 꿈이 된다. 몸과 꿈이다. 4월의 서울시향은 존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 ‘
by
장유진 에디터
2026.03.29
오피니언
여행
[Opinion] “굳이” 해야 재밌는 일 [여행]
8282를 외치는 사회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
후쿠오카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귀찮음이란 낭만을 찾아본 것 같다. 당신은 평소에 효율을 추구하는 편인가? 스스로는 그런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행의 묘미는 비효율성에 있는 것 같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평소의 일을 잊고 여행에만 몰두하게 된다. 구글맵을 켜 지하철을 찾아보고 맛집을 찾아본다. 지하철은 사람이 많아도 싫지 않고, 3
by
최다정 에디터
2026.02.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크리스마스에는 낭만을
각박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도, 크리스마스의 낭만만큼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남아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는 단연 크리스마스다. 11월 말이 되면 슬슬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날짜에 연말 모임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한다. 연말마다 꾸준히 만나는 친구 모임 중 하나는 대학교 동기들이다. 코로나 학번으로 입학했음에도 꼬박꼬박 모여온 우리의 모임은 벌써 5년을 넘어섰다. 올해는 다섯 명 전원이 졸업을 한 첫 해로, 모임 날짜 맞
by
소인정 에디터
2025.12.25
리뷰
도서
[Review] 글쓰기의 낭만 대신, 책 쓰기의 근육을 기르는 시간 -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흩어지는 문장을 모아 단단한 물성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속에 흐르는 선율을 포착하는 일과 비슷하다. 떠오르는 감정을 즉흥적으로 연주하고, 찰나의 단상을 문장으로 붙잡아둔다. 하지만 ‘책을 쓴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것은 파편적인 선율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을 작곡하는 일에 가깝다. 시작과 끝이 있고, 촘촘한 기승전결의 구조가 있으며, 무엇보다 그 긴 호흡을 견디게 하는 명
by
이소희 에디터
2025.12.2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잃는 가수, 최백호에 대하여 [음악]
그러니 또 다시 잘 가라, 인사 같은 걸 건넨다.
세상에는 많은 노래만큼이나 많은 가수가 있다. ‘노래하는 사람’을 가수로 칭한다면 세상에 가수 아닌 사람이 없을 것이고(우리 모두가 적어도 한 번쯤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려본 적은 있을 것이므로), 그렇다고 가수를 ‘노래를 잘하는 사람’으로 한정한다면 그 기준이 모호해서 우리는 너무 많은 가수를 잃거나 얻게 될 테다. 그러니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가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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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환 에디터
2025.12.22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삿포로에 갈까요 [여행]
겨울이 오는데 집에만 계실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삿포로에 갈까요. 멍을 덮으러, 열을 덮으러 삿포로에 가서 쏟아지는 눈발을 보며 술을 마실까요. (···) 당신은 단 하나인데 나는 여럿이어서, 당신은 죄가 없고 나는 죄가 여럿인 것까지도 눈 속에 단단히 파묻고 오겠습니다. 삿포로에 갈까요. 이 말은 당신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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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에디터
2025.11.29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낭만의 극치, 모슈코프스키 [음악]
모슈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으로 클래식 입문하기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 가장 쉽고 빠르게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길어도 1분을 넘기지 않고, 3분도 짧게 느껴지던 대중음악이 2분 남짓으로 짧아지기 시작하는 추세다. 클래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길이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이런 시대에 사람들에게 적어도 십 분, 길면 몇 시간의 대장정을 거쳐야 하는 클래식 음악을 입문시키려면 어떻게
by
최수인 에디터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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