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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피니언] 꺼거를 떠나보내며 - 애프터 양 [영화]
상실, 환희, 사랑의 경험. 그걸로 충분하다. 그것들이 양을 이루고 있는 이상, 그는 존재한다.
할아버지 두 분을 모두 떠나보낸 지금, 그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기억하곤 한다. 힘주어 내 손을 잡으면 툭 튀어나오던 힘줄, 초코파이와 베지밀, 전원일기만 틀어주던 채널, 뿔테 안경, 마지막이겠구나, 싶었던 그날의 공기, 몇 달째 빈방을 지키던 폴더폰, 발인 날 흰나비, 보름달, 기도 소리... 몇 번을 기억하고 회복해도 아주 떠나지는 않는다. 그냥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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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인 에디터
2025.05.1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불완전한 동그라미의 행복한 노래 [도서/문학]
행복은, 켜켜이 쌓이는 기쁨의 순간!
이제껏 꽤 많은 책을 접했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평생 잊히지 않을 책을 하나 꼽으라면 아마 오늘 소개할 이 책일 것 같다. 어린 시절에도 인상 깊게 읽어 좋아하는 책이었지만, 대학 입시 논술 시험에 실제 지문으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21살 이후로는 더욱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었다. 내가 입학하게 된 대학의 논술 시험이 그 해 입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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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진 에디터
2025.05.10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우연의 여운 [사람]
나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때로는 우연한 만남이 더 긴 여운을 남길 때가 있다. 이 일기는 내가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만난 한 할머니와의 일화를 당시 적었던 내용이다. 11월 28일 오늘 7년 만에 파리에 왔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고, 아무것도 몰랐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건축이라는 전공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던 시기에 이런 엄청난 도시에 왔
by
황록원 에디터
2025.05.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그 모든 감정을 에워싸고 결국은 앞으로 [영화]
<보이후드>가 12년의 세월동안 포착해낸 진실된 삶의 이면들
어린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의 12년간의 성장기를 담은 작품.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정말 시간을 뛰어넘는 감독이라는 수식어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감독인 듯하다. 비포 시리즈부터 해서, 이 보이후드 까지. 사실 두 시리즈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에단호크라는 배우, 이 배우는 이제 너무도 친숙한 배우처럼 느껴진다. 가타카에서 처음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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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에디터
2025.05.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영화 승부 - 어떻게 나답게 싸울 것인가 [영화]
인생이 기세라고 하는 이유.
인생은 ‘00’과 같다는 비유가 정말 많다.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인생은 한 편의 시다 등등. 그렇지만 영화 <승부>를 보고 나면, 인생은 바둑과 같다는 비유가 제일 어울린다. 이를 증명하듯 바둑의 많은 용어들은 이미 일상 속 깊이 스며 있다. ‘자충수’, ‘수 읽기’, ‘패’… 그만큼 바둑은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에 대해 많은 것을 상기시킨다.
by
채수빈 에디터
2025.05.10
문화소식
전시
[전시] 조용한 괴물들展
신화 속 잊힌 존재들에게 말을 걸다
낯설지만 다정한 동물들 신화 속 잊힌 존재들에게 말을 걸다 손창은(Zoe)의 개인전 <조용한 괴물들展>이 파주 헤이리마을 ‘갤러리 그안’(월~수 휴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멸종된 동물, 신화와 환상 속 동물 등을 회화, 패브릭 조각,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조용한 괴물들’
by
김소원 에디터
2025.05.0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하얀 토끼야, 빨간 토끼 어때? [공연]
극작가의 말은 배우와 관객을 움직인다
실험적인 공연을 자주 시도하는 세종 S씨어터에 토끼가 찾아왔다. 지난달 예매 창이 열렸지만, 관객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극히 한정적이다. 연극을 보러 오는 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금의 정보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알려진 정보라고는 ‘감독도,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르는 단 한 명의 배우가 대본을 처음 마주한다’라는 것이다. 실험적일 수밖에 없다. 배우조차
by
정서영 에디터
2025.05.0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바인더 - 꽉 묶어 낸 이야기 [사람]
별것 아닌 이야기가 있기에 별이 되는 이야기
이야기의 이야기 줄곧 켜두었던 캔들 워머가 꺼진 걸 뒤늦게 알았다. 노트북과 캔들 워머의 빛이 고작이던 때. 새벽 다섯 시가 지나 조금씩 방이 밝아지고 있었고, 나는 물을 마시려고 일어나서야 워머가 꺼졌다는 걸 알았다. 최대 여덟 시간 동안 켜두는 게 고작이라 금방 꺼질 수밖에 없는데 왜 등 뒤의 빛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을까. 저 빛도 정수기 물처럼 원
by
구예원 에디터
2025.05.0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다시, 안녕하세요
가장 작고도 확실한 선의인 인사
아주 어릴 때 살았던 아파트 라인에서 내가 어디 사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왜냐하면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사하는 인사 요정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이니 ‘요정’이라는 단어는 너그럽게 눈감아주길 바란다)인사를 하게 된 계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엄마가 시켜서 시작했을 거다. 하지만 나중에는 인사하는 재미에 빠져, 같이 엘리베
by
박지영 에디터
2025.05.0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휴일 출근에 '갈토' 느끼기
매 주 '놀토'이고 싶은 직장인의 이야기
휴일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휴일에 출근하는 것 만큼 우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기 싫어도 가야 하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직장인이 월급을 받는 이유이다. 그렇게 따스한 봄바람을 가르며, 사무실이 있는 강남으로 향했다. 주말의 강남은 참으로 조용하다. 하루 종일 정신없는 사람들과 차들로 가득한 평일과는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다른
by
이호준 에디터
2025.05.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게 쓰는 편지
같은 상황도 점차 다르게 생각하게 되고,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을 연민하게 되는 순간. 그 감정의 변화를 낚아채고 싶어서 편지를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Conan Gray 영상이 시작이었다. A letter to myself 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코난 그레이가 본인에게 보내는 비디오 에세이이자 편지 전문이 담겨있다. 한참 코난 그레이를 유튜버로 접했을 시기에 이 영상 속 그가 말하는 진심이 좋았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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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 에디터
2025.05.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도 어딘가 두고 올 필요가 있다
채우기 위해 비워내기
사람은 언제나 어딘가에 머무렀다 떠나가며 마음을 두고 온다. 꼭 장소를 말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사람에게서도 그렇다. 그 마음이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감정도 있다. 나는 얼마 전에 한 가지 이별을 했다. 사람과의 이별은 아니고 어떤 추억과의 이별이다. 시간이라는 것은 새로 주어지기는 해도 돌아갈 수 없는 것이라서, 모든 과거가 그렇
by
박수진 에디터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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