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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PRESS] 이해하지 못한 채 닦아내는 일 - 도서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코끼리를 견디지 못한 남자, 코끼리를 닦은 여자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는 미스터리의 문법을 따르지만, 읽고 나면 사건보다 사람이 더 오래 남는다. 단서가 맞물리고, 감춰진 일이 드러나고, 후반부에 이르러 사건의 윤곽이 잡히기는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속이 시원하지 않다. 무엇이 있었는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밍런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 소설에서 중요
by
이승주 에디터
2026.06.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일출의 소나타, 도망쳐 도착한 곳에 있던 삶에 대하여 [영화]
구로사와 기요시의 <도쿄 소나타>
붕괴하는 버블 경제 <큐어>, <회로> 등 스산한 공포·스릴러 영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2008년 가정을 무대로 한 홈 드라마 <도쿄 소나타>를 선보였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영화는 그 어떤 호러 영화보다 섬뜩한 현대 사회의 공포를 담고 있었다.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장기 침체(잃어버린 10년
by
신영주 에디터
2026.06.15
리뷰
공연
[Review] 일상 속 시 -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극을 보며 과연 ‘시’란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시를 쓰는 칠곡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는 나이듦’으로, 실제 할머니 학생들의 시가 뮤지컬 넘버로 등장해 가사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았다. 작품에는 네 명의 할머니들과 한 명의 선생님, 또 한 명의 다큐멘터리 PD가 등장한다. 네 명의 할머니들은
by
김예은 에디터
2026.06.15
리뷰
공연
[리뷰] 한여름밤 인간의 본성이 알고 싶다면 이 연극 "또 여기인가" [공연]
인간관계란 그토록 복잡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서로에게 끼어들고 또 책임진다. 그것이 인간이 사랑하고 치유하는 방식이다
영화 <괴물>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희곡 <또 여기인가>를 보고왔다. 작품은 도쿄 외곽의 오래된 주유소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상처와 비밀을 지닌 네 인물의 대화를 따라간다. 이복동생을 찾아온 한 남자, 어딘가 불안정한 간호사, 무심하고 기묘한 아르바이트 직원, 그리고 아버지에게 주유소를 물려받은 점장. 이들은 한여름 밤의 주유소 안에서 끝없이 말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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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차론 에디터
2026.06.14
리뷰
도서
[Review] 신화의 장막을 걷어내고 진짜 가우디를 마주하다 -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사그라다 파밀리아 완공을 앞두고 만나는, 가우디 전기의 결정판
바르셀로나 여행의 필수 코스, 곡선의 마술사,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 건축가. 우리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라는 이름 앞에 관성적으로 붙이는 수식어들이다. 화려한 타일 장식과 기괴하면서도 웅장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이미지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가우디를 잘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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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2026.06.13
오피니언
여행
[Opinion] 표 한 장 예매하겠습니다. [여행]
영국 발레 공연으로 시작된 당일치기 여행
작년 이맘때쯤, 나는 갑자기 영국 로열 오페라 발레단의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오페라 하우스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듣고 싶었으며, 발레 공연도 보고 싶었다. 사실 나는 발레를 잘 아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 발레 음악을 즐겨 듣고, 로열 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에 있는 발레 공연 실황 영상을 종종 감상하곤 했다.
by
윤재현 에디터
2026.06.12
리뷰
PRESS
[PRESS] 희고 낮은 고래는 아직 지나고 있구나 -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스페셜 콘서트: 2025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박성용 영재특별상 수상자 음악회' 이재리 Cello [공연]
낮고 흰 소리를 따라간 밤 -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스페셜 콘서트: 2025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박성용 영재특별상 수상자 음악회' 이재리 Cello 리뷰
처음 만나는 소리는 늘 흥미롭다. 내가 아는 첼로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다가도, 막상 활이 현에 닿는 순간에는 그 얼굴이 금세 바뀌어버리지 않던가. 이재리 첼리스트의 첼로가 어떤 색으로 다가올지 몰라, 나는 먼저 아주 작은 질문 하나를 품고 있었다. 처음이 어떨까. 처음이 어떨까. 드뷔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L.135 생각보다 부드럽게 가네.
by
장유진 에디터
2026.06.12
오피니언
음악
[Opinion] 타인의 혐오 없이도 스스로 증명할 빛 [음악]
르세라핌, 아일릿, 캣츠아이 'ICONIC BY MISTAKE'
LE SSERAFIM(르세라핌), ILLIT(아일릿), 그리고 KATSEYE(캣츠아이)의 협업곡인 'ICONIC BY MISTAKE' 뮤직비디오가 6월 10일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었다. 이들은 모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이지만, 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 세 그룹의 조화를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존재한다. 바로 ‘
by
김지연 에디터
2026.06.12
작품기고
The Artist
[那의여백] 청운
여름을 지금 한 번 더
여름 하늘의 구름은 이따금 꽃처럼 피어난다. 짙푸른 하늘 위에 부푼 흰 구름은 마치 계절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천천히 숨을 들이쉬는 것만 같다. 그 구름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구름의 가장자리를 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나에게 여름은 늘 그런 계절이었다. 현실보다 조금 더 오만한 상상을 허락하고, 평범한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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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나 에디터
2026.06.1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타고난 것들에 대하여 [사람]
나라는 사람의 본질적인 성질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그 에너지를 어디로 흐르게 하느냐가 결국 그 사람만의 분위기와 성숙함을 만든다.
캐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캐릭터 해석의 줄임말인 이 단어는 보통 사람의 성격, 습관 등을 분석하여 인물이 가진 특징을 해석해낼 때 쓰는 말이다. 최근 수업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보고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는 남의 시선을 굉장히 많이 신경 쓰는 사람이기에 남들이 해주는 나의 이야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 재밌게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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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에디터
2026.06.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샛노랗고 뿌연 도시와 몇 가닥의 선의
몇 가닥의 선의로 악의를 이겨내는 일
달력에 적힌 날짜는 틀림없는 오월이었지만, 스페인의 남부는 우리네 날씨로 따지자면 이미 여름의 복판을 달리고 있는 참이었다. 해역을 건너면 모로코를 마주하고 있는 바닷가를 낀 도시 말라가의 공항은 Costa del Sol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태양의 해안가라는 뜻이겠거니, 퍽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제 이름에 걸맞게도 도시는 눈길이 닿는 곳
by
김그린 에디터
2026.06.1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오늘은 연보라가 곳곳에서 일겠습니다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아직 없는 하루의 기압을 듣는 중 - 2026 서울시향 조너선 노트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3번 프리뷰
서울시향의 6월 정기공연을 예습한다는 마음으로 리게티의 '론타노'를 재생했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유리 파이프를 통과하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때부터 상상하기 시작했다. 6월 18일과 19일, 그날의 소리에는 무슨 색이 자라나 있을까. 내가 아는 서울시향의 색이라면, 오묘한 연하늘과 보랏빛이 섞인 바로 그 색이겠지. 정말로 그 색을 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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