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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흑과 백의 기준은 이해로부터 [도서/문학]
한강, 어둠의 사육제를 읽고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2026년에게 편지를 받았다. 〈나 일주일 후에 찾아갈게〉... 라고. 분명 내가 기억하는 2026년과의 거리감은 짧게 잡아 100일 정도였다. 100일이 남아 그동안 나를 위한 일기를 쓰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단 말이다. 그러다가 눈을 뜨니 2026년과 2025년의 사이에는 친구들과 하는 작별인사가 이젠 '다음 주에 봐~'
by
길유빈 에디터
2025.12.2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의도된 바가 전해져야 해요 [문화 전반]
당신의 의도가 향하는 방향은 어디인가
“그 부분을 그렇게 친 이유가 있어?” 네? 갑자기 꽉 쥔 주먹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입에서는 여러 가지 말이 생각나다가도 내 답이 이 상황에 알맞지 않을까 봐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음... 어... 괜히 잉여 표현을 늘어놓으며 생각할 시간을 벌다 자기 확신 없이 말을 꺼냈다. 대학 입시 레슨을 받을 때마다,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by
최수인 에디터
2025.12.26
리뷰
공연
[Review] 영원을 노래한 여인 - 에비타 [공연]
누구도 영원을 경험한 적이 없지만, 영원을 노래한다. 에바 페론 역시 영원,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강한 부정 속에 오히려 영원을 소망했을지도 모른다. 사랑받고 싶은 한 사람의 욕망을 지나,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그녀는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수많은 관중이 그리던 여인 ‘에비타’가 1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1970년대부터 반세기가 넘는 지금까지 그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에바 페론은 여러 한계 속에서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던 매혹적인 인물이었고, 그의 이야기를 담아낸 뮤지컬 또한 그 감격을 재현하기 때문이다. 권력과 사랑, 대중과 정치가 맞물리는 곳에서 군
by
백승원 에디터
2025.12.2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2026 올해의 컬러 :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 [문화 전반]
클라우드 댄서가 선사하는 이 순백 위에서 2026년 우리는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가게 될까?
2025년 을사년의 태양이 저물어가는 지금, 디자인과 산업계는 벌써 다음 시대를 향한 준비로 분주하다. 매년 이맘때면 전 세계의 이목은 팬톤(Pantone)의 발표에 집중된다. 팬톤이 제시하는 '올해의 컬러'는 단순한 미적 선택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2026년, 올해의 컬러는 무엇일까? 팬톤은 전 세계의 문화적 흐름, 사회적 맥
by
하상은 에디터
2025.12.25
리뷰
도서
[Review] 나의 조각들이 독백으로 남지 않도록 -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도서]
나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꿈은 어린 시절부터 품어왔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구체적인 계획도, 뜨겁도록 강한 열망도 아니었지만, 그 꿈이 지금껏 나를 은은하게 자극해 와서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메모장에 시 비슷한 무언가를 짧게 써 내려가던 것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아트인사이트에서 정식 연재를 하게 됐다. 조회수가 늘었고, 어떨 때는 인기
by
박가은 에디터
2025.12.2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이렇게 좋아지기 전에 어디선가 손쓸 수 없었던 걸까? [음악]
완성되지 않은 마음을 그린다, 일본의 대표 감성 밴드 back number
과거의 아픔이 만든 오늘의 back number 2004년에 결성된 3인조 록·J-POP 밴드 back number는 시미즈 이요리, 코지마 카즈야, 쿠리하라 히사시로 구성되어 있다. 밴드명 Back Number는 시미즈 이요리가 고등학생 시절 사귀던 여자친구가 다른 밴드의 멤버와 사귀게 되자, 스스로 ‘지난 호(back number)’처럼 뒤처진 존재라고
by
김다영 에디터
2025.12.2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잃는 가수, 최백호에 대하여 [음악]
그러니 또 다시 잘 가라, 인사 같은 걸 건넨다.
세상에는 많은 노래만큼이나 많은 가수가 있다. ‘노래하는 사람’을 가수로 칭한다면 세상에 가수 아닌 사람이 없을 것이고(우리 모두가 적어도 한 번쯤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려본 적은 있을 것이므로), 그렇다고 가수를 ‘노래를 잘하는 사람’으로 한정한다면 그 기준이 모호해서 우리는 너무 많은 가수를 잃거나 얻게 될 테다. 그러니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가수의
by
차승환 에디터
2025.12.2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여름을 향한 흑백 록, '레토' [영화]
여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청춘도 매한가지다
청춘을 여름에 빗대는 일은 익숙하다 못해 정형화된 공식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푸른 하늘, 쏟아지는 햇살과 우거진 녹음, 공기 중을 가득 메운 물방울의 맑은 느낌과 선명한 색채. 모두 청춘을 묘사하는 데 적격이며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요소들이다. 관념 속에서 청춘과 동일시되는 여름은 언제나 푸르른 여름이다. 그러나 여기에 홀로 잿빛 여름을 노래하는
by
김그린 에디터
2025.12.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백만 번의 생에서 하나의 자아 찾기 - 100만 번 산 고양이 [도서/문학]
사랑은 구원이 아닌 결과로, 구원은 나답게 살았는지에 대한 대답으로
백만 년이나 죽지 않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았던 것이죠. 정말 멋진 얼룩 고양이였습니다.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습니다.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사노 요코의 동화 『100만 번 산 고양이』에서, 백만 번 죽고 백만 번 다시 태어난 고양이가 있
by
이다혜 에디터
2025.12.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비차를 타고, 저 별에 닿아 -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공연]
역사적 여백에 과감한 상상력을 보탠 창작 초연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가 개막했다.
역사 속 지도자들은 별과 하늘의 무늬를 읽으며 땅 위의 생명들을 살폈다. 농업이 국가 경제 기반이었던 옛 왕조 국가에선 천문(天文)은 국가 권력의 핵심이었다. 천문은 하늘에 나타난 별들의 운행을 무늬(文)로 표상하는 학문이다. 왕권과 국가, 백성의 안위를 위해선 하늘의 움직임을 온전히 읽어내야만 했다.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은 땅, 즉 인간 사회에도 영향을
by
이진 에디터
2025.12.18
리뷰
영화
[Review] 백 번의 어색함과 백 번의 슬픔을 견딜 준비를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영화]
짐 자무쉬 감독의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세 도시의 각기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다 솔직하고 불편하게 그려낸다.
아기새도 언젠가는 둥지를 떠나듯, 사람은 언젠가 자라온 곳에서 떠나기 마련이다. 둥지를 떠나 다시 시작하게 되는 곳이 어디가 되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우리가 가장 쉽게 체감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떠났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분명한 건 이제 24시간의 대부분을 함께 지냈던 사람들과 더 이상 같은 맥락을 매번 공유하며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
by
정현승 에디터
2025.12.17
오피니언
음악
[Opinion] 공장형 음악 사이 동화의 아름다움을 담다 [음악]
비슷한 멜로디와 가사가 판치는 세상 속, 동화의 찬란함을 담은 '백야' <인어 이야기>
비슷한 멜로디, 비슷한 감정, 비슷한 가사가 반복되는 현대의 음악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점점 ‘예상할 수 있는 노래’에 익숙해지고 있다. 빠른 소비와 중독성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공장형 음악은 편안하지만, 시청자에게 노래를 통한 감성과 교훈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흐름 속에서 백야의 〈인어 이야기〉는 마치 오래된 동화책 한 권처럼 독자적인 감성을 끌어낸다.
by
임가은 에디터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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