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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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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각자 잘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안 되는 것들에 대해 묻고 답을 해주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퍽 정중한 호칭을 쓰게 됐다. 나는 그에게 이해되지 않는 수학 문제를, 그는 나에게 노래 연습 영상을 보내오며 그렇게 비공식 아카데미를 꾸렸다.


그는 대학 시절 내 기억 속 가장 기상천외한 일상을 보내는 선배 중 한 명이었다. 라디오, 사진, 축구 동아리에 몸 담은 건 물론 한 학번 후배, 몇 학번 선배와도 서먹함 없이 관계를 유지하는, 소위 말해 ‘슈퍼 인싸.’ 그의 달력을 들여다본 적은 없지만 어쩐지 일주일이 모든 약속과 일정으로 가득 차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오늘은 그 기상천외한 그 선배. 아니, 선생님을 정중히 모시려고 한다.


 

 

당신의 일상


 

Q.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인터뷰를 읽으며 독자들에게 BGM으로 추천하고픈 곡이 있다면.

 

'인터뷰 내용과 나를 잘 대변하는 노래는 무엇일까' 아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해야하나..' 꽤나 많은 고민을 했다. '비투비 - 괜찮아요' 로 하겠다. 이유까지 말하자면, 이 노래 자체가 인생에서 턱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노래이기 때문에.


특히 '괜찮아 괜찮아 잘 될 거예요. i believe in you' 라는 가사가 스스로에게 많은 위로가 됐다. 조금이라도 감정을 털고 싶을 때, 이 노래를 코인 노래방에서 부르곤 했다. 때로는 가사 속 힘든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힘듦을 만끽했고, 어떨 때는 내가 나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며 스스로를 위로해줬다.


아직 갈길이 먼 인생이지만, 가장 최근 겪은 인생의 문턱에서 힘을 주었던 노래. 라이브 버전으로 들으면 화음이 더 잘 들려서 듣기 좋다.

 

 

 

 

Q. 요즘의 관심사를 담아,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저는 요즘 직장 적응에 관심 있는 백승권입니다. 어떻게 하면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거 외에는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갈까 관심이 있습니다. 

 

(에디터) ‘직장 적응’. 그렇다.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신입 은행원으로서의 삶. 그에게 전화 인터뷰를 청한 것도 요즘 눈 코뜰 새 없이 바쁘다는 신입사원 연수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바쁜 삶을 지내느냐고 물었다. 재미있다면 재미있는, 남들보다 활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의 남다른 일상은 달력일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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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인 인스타그램에 매달 달력일기를 남겨왔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지?


2년째 올리는 중이다. (위 사진은 올해 5월 일기) 일기를 어렸을 때부터 썼는데, 코로나 이후 아이패드를 쓰다 보니 일기를 쓰기 묘연하더라. 일기는 써야 하겠고, 그런데 마침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니까 ‘두 개를 모두 활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패드 캘린더에 사진을 올려서 누굴 만나는지 올리면 의미 있는 일기장이 되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누구를 만났는지 기록용으로 적었는데, 점점 그 달에 내가 많이 들은 음악, 가장 감명 깊게 본 웹툰 장면을 넣으면서 그때의 나의 취향을 기록하기도 했다. 


(에디터) 사실 인터뷰 주인공으로서 그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만든 일등공신이 이 ‘달력 일기’이기도 하다. 취업 준비 중에도 이렇게 충만한 삶을 보낼 수 있다니. 다이어리를 쓰면서도 마땅한 기록 거리가 없어 여백만 가득 남겨놓았던 나에게는 혁명과도 같은 콘텐츠였다. 

 

그의 ‘여전히’ 기상천외한 일상을 구경해 온 구경꾼으로서 궁금했던 것들을 물었다.

 

 

Q. 혹시라도 달력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적은 전혀 없었다. 약속이 없을 땐 좋아하는 사진, 혼밥 메뉴, 좋아하는 유튜브 콘텐츠와 음악을 기록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헤 없는 걸 굳이 채우기 위한 노력은 없었다.

 

 

Q. 달력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달이 있다면 언제인가.

 

매달 소중하긴 한데, 아무래도.. (한 번 살펴본 후) 강렬한 기억이 있었던 달이 기억에 남지 않나 싶은데, 작년 9월 10월이 사람을 많이 만나기도 했고, 한참 PD 준비를 가장 열심히 하던 달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달력 자체가 의미 있다기보다는 그때그때의 삶 자체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삶을 따라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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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진만 봐도 여러가지 일이 많은 한 달이었던 것 같은데, 이 중 하루를 설명해줄 수 있나.

 

10/26을 보면 방탈출, 맥주 사진이 있다. PD 스터디 친구들이랑 같이 방탈출을 하고 풋살을 하러 일산에 갔다가, 다시 풋살 끝나고 스터디 친구들 보고 싶어서 택시타고 홍대가서 맥주 마신 날..! 새벽까지 친구들이랑 술을 마셨던 기억이 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나는데, 그냥 되게 재미 있었던 건 기억난다. 그때 취해서 '너네가 참 좋다'는 말을 남발했었던 것 같다.

 

(에디터) 일산에서 홍대, 다시 일산이라니. 그야말로 '찐사랑'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동루트다. PD 준비를 하며 만난 스터디 친구들에게 가진 남다른 애정이 돋보인다.


그러고 보니 대학 졸업 후 ‘PD 준비하는 선배’로 이미지가 굳혀질 만큼 그는 유명한 PD 준비생이었다. 나름 8년을 알고 지냈건만. 그의 꿈의 출처는 어디인지, 또 언제부터 PD를 꿈꾼 건지 모르고 있었다. 무색한 시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여러 질문이 이어졌다. 

 

 

 

당신의 꿈


 

Q. PD의 꿈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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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다. 초등학교 때 캐나다에 갔는데 말이 안 통해서 우울한 시간이 있었다. 티비에서 1박 2일이 방영할 때였는데, 그걸 보면서 삶의 희망을 얻었다. 나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도전 회차를 반복해서 보다 보니 ‘이렇게 편집을 하는 게 더 재밌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영화제작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카메라로 무언가를 남길 수 있다는 게 너무 설레니까.


그러다 부모님이 나중에 뭐 하고 싶냐고 물어왔을 때, 자꾸 보채니까 짜증이 나서 PD 해버리겠다고 답했다. 생각해 보면 PD가 돼서 티비에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PD 같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었던 걸지도. 하지만 진정한 피디는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인 걸. 내가 원하는 건 진성 피디지만, 그 이상을 원했던 것 같기도 하다. 

 

*

 

(에디터) 낯선 타지에서 웃음을 주었던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이었다. 그 후로 몇 박 몇일인지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날을 PD 지망생으로 보낸 셈이다. 


대학 졸업 후 4년. 남들보다는 조금 더 늦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나는 그와 간간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 취업에 대한 푸념을 하거나 실없는 소리를 하곤 했었다. 그동안 그가 한 번도 진지하게 힘듦을 토로하는 건 듣지 못했다. 원체 밝은 성격이니 ‘그런 거 없으려나’ 싶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김에 제대로 물어보기로 했다.


 

Q. PD 지망생으로서 취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간이 꽤 긴데, 이에 대해서 이야기해줄 수 있겠나. 


21년 초부터 25년 4월까지 4년 넘게 준비를 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22년부터. 

 

23년도에 처음 면접을 붙었었는데, 그때 ‘금방 피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거듭 탈락을 반복하면서 그때부터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게 되더라. 

 

변수도 있었다. (PD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PD생태계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방송국이 절대 우위였는데 방송환경이 변하면서 위상이나 여러 가지가 변했다. 나는 방송국만 준비를 했는데, 돌아보니 내가 방송국에 맞는 사람인가. 방송계는 더 치밀해졌는데 나는 그만큼 준비를 했나 라는 회의가 들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도 떨어지는데, 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해결될 수 있는 우울감이 늘 있었다. 1년 10명 정도 뽑으니까 그 수도 절대적으로 적고.

 


Q. 취업 과정 중 본인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가장 우울했던 시기가 작년이다.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꿈의 기업이 있었는데 떨어진 거다. 누구보다 자신 있고, 그들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필기부터 불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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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발표가 나는데, 같이 가는 시험 본 사람 중에 2명이 붙고, 나는 떨어졌다. 1년 동안 그 방송국 하나만을 보면서 준비했는데. 그날 점심에 엄마랑 맥주를 마시고 집에 와서 위스키 반 병을 다 마셨다. 기절하듯 잤다가 밤에는 친구들이랑 놀고. 상심이 컸지. 그때 PD에 대한 의지가 많이 꺾였다. 그때까지 총 3번을 지원했는데, 그중 2번은 서류탈락을 했으니.


같은 PD준비생 친구들은 동료이자 경쟁자이니 누구는 붙고 누구는 떨어지는 게 당연한데, 그런 필연적인 결과를 마주하는 것도 내게는 많이 힘들었다. 

 

 

Q. 힘들때 본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존재가 있다면? 사람이든, 본인의 꿈이든, 마음가짐 어떤 것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조연출 지원에도 탈락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쉽게 쉽게 (보기에만 그렇고 실상은 아닐지 모르지만) 합격해서 가는 걸 볼 때. 같은 동기들은 벌써 취업해서 돈 버는데 나는 아직 아무것도 되지 못한 존재인 것 같을 때. 

 

내가 그렇게 힘들 때에도, PD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니 감정을 잘 다루고 그걸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힘들거나 화나거나 슬픈 감정을 승화시켜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어떨 땐 담백하게, 어떨 땐 진솔하게. 너무 꾸며지지도 않고 안 꾸며지지도 않게. 좋은 것도 올리고 힘든 것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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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힘이 돼준 건 내 친구 이OO. PD 준비를 하면서 주변 모두가 같은 얘기를 했다. 믿을 수 있는 동료를 빨리 만들어라. 나의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나는 그게 없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OO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준비하는 친구가 둘밖에 없으니. 내가 괜찮을 땐 걔가 힘들고, 걔가 안 좋을 때 내가 다독여주고. 눈물 날 것 같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전화해서 그래도 더 해보자 서로 응원했다. 


또, 피디학원 친구들도 많은 힘이 됐다. 처음에는 철저하게 동료로만 다가갔는데. 서로 의지를 하게 되면서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앞서 이야기한 OO이한테 제일 고맙고, 그다음으로는 피디학원 친구들 6명한테 지금도 너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도와줄 수 있으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 

 

 

Q.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PD를 준비하며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PD는 일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다보니 대인관계도 중요하고, 분석력도 중요하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질문을 하고 답을 내다보니 나를 배웠다.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다보면 내가 어떤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되돌아보면 내 기억에는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 것 같더라. 그럴때는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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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인스타 스토리에 여러 개의 형용사 중 나와 가장 가까운 건 어떤건지 번호로 골라달라는 게시글을 올린적이 있다. 과제였는데, 대부분은 나도 스스로 알고있는 단어들을 골라주었다. '사교성이 좋다'. '친절하게 잘 대해준다'. 등등. 그러다 4개 중 하나정도 비율로 '이게 나라고?' 하는 단어가 나왔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보려 노력한다',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같은 것들. '내가 그런 점이 있었나?' 싶었기도 했고 돌아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건, 아마 내가 낭만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Q. 그동안 고생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작년 말에 백문 백답을 했었는데, 내용은 어느 정도 갈음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20대의 마지막 1년을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우리가 보낸 20대는 만족스러웠다.”

 

이게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취업준비를 하던 나에게 결과가 어땠든 ‘잘 해보자’라는 말을 해보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그 안에서 꾸준히 무엇을 하려고 했던게 나의 강점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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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D를 준비하다 갑자기 은행원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너무 과분한 소리일 수 있지만 그렇게 기쁘진 않았디. PD 준비생으로서의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도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도 유튜브를 한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노력을 해볼 생각이다. 방법을 바꿨을 뿐이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에디터) 함께 취업난을 견뎌 온 동지로서 축하할 일이기도, 내심 굉장히 부럽고 서운한 일이기도 하다. 갑자기 번듯한 금융인이 되었으니 말이다. 또, 그러면서도 PD를 향한 꿈은 놓고 싶지 않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질문으로서 그의 시작을 응원해보고 싶었다.

 

 

Q. 인터뷰 초반 직장 적응에 관심이 있다고 했는데, 앞으로는 어떤 것에 관심이 생길지 궁금하다.


미리 생각을 해 놨지. 취준 할 때부터 쌓아온 여러 가지 버킷리스트가 있다. 일단 연애를 해야하고, 두 번쨰로는 노래를 배우고 싶고, 유튜브에 노래하는 금융보이 채널도 만들고 세 번째는 케이리그 아마추어 리그가 있는데, 축구팀 들어가서 축구하고 싶다. 옛날에 한 번 들어갔었는데 재미있었거든.

 

(에디터) 미리 준비되었다는 말마따나 그는 버킷리스트를 쏟아냈다. 4년동안 하고팠지만 저 멀리 미뤄두었던 것들. 그 마음을 모르지 않기에 공감이 됐다. 


인터뷰 마무리를 앞두고 마지막 질문을 하자 그가 귀신같이 ‘질문이 좀 튀는데?’ 하고 지적했다. 이것이 바로 어색한 흐름은 용납할 수 없는 전직 PD 지망생의 ‘감’이라는 것일까. 아무튼, 그럼에도 꿋꿋이 질문을 이어나갔다. 

 

 

 

당신의 행복


 

Q.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글쎄. 마침 오늘 친구를 만나 축구를 하고 밥을 먹으며 그런 얘기를 한 것 같다. ‘손흥민, 네이마르, BTS는 돈도 많고 명예도 있는데, 돈을 돌 보듯이 하는 이 사람들은 어떤 것에서 행복을 느낄까‘ 하는 주제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뭘까. 그저 뇌에서 분비하는 도파민인지 내 행복의 전부인가 그런 생각은 했었는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안정감인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순간이 주는 즐거움이 있으면, 예상된 즐거움도 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거야. 이걸 먹으면 맛있을 거야. 예상되는 맛 그런 것들. 친구 관계에서도 '얘를 만나면 하하호호 떠들고 집에 오면 행복할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예상된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모르는 사람 문을 잡아줄 때 뿌듯하고, 외국인 길 찾아줄 때, 떨어진 걸 주워주고 할 때 행복하다. 진짜로 그 사람들을 위한 행동이지만 그 결과가 나에 만족감으로 드러닌디. 이런걸 보면 예상된 행복의 루트를 다양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알고 지낸 시간 8년이 무색하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사실에 놀랐다. 또 생각보다도 흥미로운 답변들에 만족했다. 사실 이 정도까지 기대하지 않았다고 하면 나에게 무어라 핀잔을 할까 싶다. 


사실 나는 요근래 나만의 삶에 파묻혀 있었다. 누군가와의 약속도, 대화도 없이 내가 해야할 일들에만 몰두해 있었다. 또 분명하게 지쳐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 타인의 삶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어떤 책이나 영화, 드라마보다도 더 큰 영감과 활기를 준다는 점이었다. 꿈도, 환경도 전혀 다른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의 삶과 속속들이 비교하고, 나도 모르게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고자 바지런히 질문을 던졌다. 


꿈과 좌절, 새로운 시작. 그리고 행복. 몇 가지 키워드들을 가진 이 인터뷰가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런 새로운 활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번 인터뷰가 그에게는 삶의 한 페이지 기록이 되길 바라며, 또 이번 인터뷰에 기꺼이 모든 이야기를 쏟아주었음에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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