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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가난도 1등이어야 하는 세상 - 복 있는 자들 [도서/문학]
2025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복 있는 자들>을 읽고
8월 전에는 에어컨을 틀지 말자는 다짐이 무색했다. 7월의 어느 밤, 베개를 적시는 땀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고지서를 받아 들 미래의 내 눈치를 보며 28도로 맞춰놓은 에어컨에서는 미지근하게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서울의 작은 자취방, 바람이 닿는 곳 어디에도 나의 것은 없었다. 나는 월세와 관리비, 각종 요금 위에 둥둥 떠 있을 뿐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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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정 에디터
2025.08.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장례 일기: 구두의 무게를 기억할 것
장례 일기 3일: '너무 삶적인' 것과 '너무 죽음적'인 것
“큰일 났어.” 작은이모가 말했다. 엄마는 무슨 일이 생겼냐며 돌아봤고, 작은이모는 빨간 약통을 흔들어 보이며 덧붙였다. 비타민이 가루가 아니라 알약이야. 엄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랐잖아, 큰일 난 줄 알고. 작은이모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 아빠 돌아가신 마당에 이것보다 큰일이 어디 있냐.” 엄마는 대답 없이 수육과 마늘종을 집어
by
임예영 에디터
2025.08.29
리뷰
공연
[Review]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예쁜 뮤지컬 - 르 마스크 [공연]
우리 마음에 예쁜 반창고를 붙여주는 뮤지컬, 르 마스크
원하지 않은 일로 인해 상처받은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받지 않았던 적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 상처를 사랑하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맛있는 음식이나 재밌는 볼거리 등을 통해 회복하고 이겨낸다. 그렇다면 만약 그 상처가 한 손으로 가리기 힘들 정도로 너무 크고 아파서 몇 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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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하 에디터
2025.08.28
리뷰
도서
[Review] 나이를 말하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나에게 -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도서]
묵묵히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는 판다처럼
요즘 내 나이를 말할 때 순간적으로 망설이게 된다. 재작년에 ‘만 나이’ 법제화가 시행되면서 오히려 나이 제도가 더 헷갈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나는 족보 브레이커라 불리는 ‘빠른’년생이다. 병원에 가니 내 이름 옆에는 28이라는 숫자가 있었다. 내 동창들처럼 30살도, 대부분의 97년생들처럼 29살도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왜 만 나이를
by
채수빈 에디터
2025.08.28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복수의 시간이 다가왔다 -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 [영화]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 최종 결전 3부작의 서막을 알린 이번 극장판은 화려한 액션과 더불어 각 인물이 가진 뚜렷한 서사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입문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세계관을 정리하고, 영화가 전하는 감동의 순간을 짚어본다.
* 이 글은 영화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 최종 결전의 문이 열리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드디어 무한성 편으로 돌아왔다. 이번 극장판은 최종 결전 3부작 중 제1장으로, 원작 약 140화부터 157화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앞으로 결말까지는 모두 극장판으로 나온다고 한다. 무한성 편은 개봉 5
by
박기영 에디터
2025.08.2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생일을 즐긴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지
생일을 맞이하여 더 나은 사람으로
최근에 생일을 맞이해서 가족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영상을 보면서, 평일이지만 주말같이 느긋함과 여유를 즐겼다. 온전한 하루를 즐기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축하 인사말을 받으며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행복과 행운, 즐거운 감정같이 기분 좋은 말과 느낄 수 있는 과분한 감정을 느끼게 된 날이었다. 무엇보다 ‘생일’이라는 날은 오랜만에 연
by
조수인 에디터
2025.08.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마침표를 거두는 시 [도서/문학]
첫 행을 필사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첫 행을 필사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평소 시를 쓰지 않는다는 부끄러운 증거이다. 종결어미로 끝나는 문장에는 반사적으로 구두점을 찍는다. 이런저런 글쓰기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보다, 시에 문장부호를 잘 쓰지 않는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시인이 꺼린다기보다는 시가 그것을 거부한다는 느낌이 컸다. 운문과 산문의 가장 큰 차이는 사
by
김동연 에디터
2025.08.23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실패를 경험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나요 [서간문]
실패하거나 도전하기 두려워지고 용기내기 어려운 순간, 딱 20초만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누가 알까. 그 20초가 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실패에서 벗어나 성공으로 출발하는 첫걸음이 되어줄지.
얼마 전, 나는 공부 계획을 작성할 때 한 마디씩 적어둘 문장을 정리하고 그에 대해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공부 계획을 짤 때면 응원하는 문구나 나를 자극하는 문장 한 두개 정도씩을 항상 적어두는 편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생긴 습관인데 그렇게 하면 그날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습관이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
by
손수민 에디터
2025.08.22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병자호란: 500년 전 전쟁이 주는 교훈 [문화 전반]
병자호란은 ‘과거’가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가 다시 새겨야 할 ‘현재의 역사’다.
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가지고 있다. 병자호란은 그때 몇 번 접했던 전쟁이었다. 근데, 올해 광복절을 맞아 문득 이 전쟁을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늘 그렇듯 관련 책부터 찾아보았고, ‘병자호란: 그냥 지는 전쟁은 없다.’를 구매했다. 이후, 벌거벗은 세계사 병자호란 편도 찾아보고 남한산성 영화도 보았다. 차가운 겨울의 역사는 500년 후의 나에게
by
박기영 에디터
2025.08.21
리뷰
영화
[Review] 불행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 내 말 좀 들어줘
영화의 결말처럼 삶은 여전히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마이크 리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갈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이 점이 답답함으로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단에 앞서 서로를 마주해야 하고, 결국 그의 곁에 머물러야 한다. 한 발 떨어져 관조의 시선으로 도움이 될 만한 몇 마디를 던지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여전히 막막한 상황 속에 샨텔은 다시 팬지를 포옹하고, 포용하며 그의 곁에 남을 것이다. 팬지에게는 해결이 아닌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버겁다 영화 <내 말 좀 들어줘(2025)>의 주인공 팬지(마리안 장 밥티스트)는 속된 말로 ‘아가리 파이터’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그녀의 입담은 솔직함을 넘어 무례하기까지 하다.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지적과 질책, 불만과 비난으로 가득하고, 무엇보다 그녀는 늘 화가 나 있다. 팬지가 화면에 등장할 때마
by
백승원 에디터
2025.08.2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결국, 8월 15일을 마주하는 길 - 서울시립교향악단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 (8.15) [공연]
분절이 아닌 풍경으로 그려낸 교향 — 서울시립교향악단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 감상 에세이
1. 79와 80 사이 ⓒ 유진 운 좋게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를 예매 오픈 직전에 알아챘다. 첫 시도는 서버에 막혔지만, 두 번째에는 운 좋게 티켓을 얻었다. (음하하) 떠올려보니, 딱 1년 전인 2024년 8월 15일에는 서울시향의 광복 79주년 기념 음악회 리허설을 관람했다. 묘하게도 1년 간격의 수미상관. 그때의 나
by
장유진 에디터
2025.08.19
리뷰
PRESS
[PRESS] 여전히 반복되는 모순을 짚다 - 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의 대표작과 국내 초역 에세이들을 소개하는 시리즈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중 첫 번째 권인 여자에 관하여는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과 현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며 그 첫 단추를 힘차게 시작한다. 그 시작에 있어 더 다양한 이들이 그의 글과 고찰을 엿볼 수 있길 바라며 강력히 추천한다.
페미니즘을 알게 된 건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시작이었다. 학교라는 사회에서부터 경험하는 이질감과 불쾌함이 겨우 중학생이었던 내게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당시 남학생들은 인터넷 생방송 BJ들의 걸은 말을, 더 나아가 성인물 배우들의 신음이나 대사들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그 앞뒤 없는 모욕적임에 분개하면서도 한둘이 아닌 그들에게, 어쩌면 그
by
노현정 에디터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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