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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집을 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직장을 구하고 있었는데 그새 문장 속의 주어가 바뀌었다. 세상에 나올 때 모든 걸 다 내 힘으로 하지 못한 탓인지. 30대가 돼도 내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다. 차도 있고 집도 있고 뭐 여러 가지 내 것이에요,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많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집을 구하고 있습니다. 전세로요. 얼마 전까지는 직장을 구하고 있었는데 그새 문장 속의 주어가 바뀌었다. 세상에 나올 때 모든 걸 다 내 힘으로 하지 못한 탓인지. 30대가 돼도 내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다. 차도 있고 집도 있고 뭐 여러 가지 내 것이에요,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많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10년간 같이 살던 동거인이 결혼을 하
by
조수빈 에디터
2025.12.23
리뷰
영화
[Review] 가족이라는 이름의 불완전한 수용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영화]
왠지 이전보다 더 따뜻한 짐 자무쉬의 세계
'마더 파더..? 뭐였더라...'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제목이 도통 입에 붙지 않았다.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의 순서는 참 헷갈렸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 자연스럽게 기억된다. 이 영화는 'father', 'mother', 'sister brother'의 세 편의 단편 이야기를 이어 붙인 구조이다. 영화의 줄거리나 예고편보다도 감독의 이름을 신
by
채수빈 에디터
2025.12.17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완벽한 무대를 위해 자신을 파괴해야만 했던 예술에 대하여
예술은 인간에게서 태어나고, 그들을 연료 삼아 발전한다.
예술의 완벽함은 종종 인간의 불완전함을 제거하려는 욕망이다. 예술은 흔히 인간의 영혼을 확장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끔 무대 예술에 관련된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혼을 덜어내는 행위에 더 가까운 것처럼 느껴진다. 완벽한 몸짓, 완벽한 음성, 완벽한 시선. 관객에게는 모든 것이 순간적 황홀로 스쳐 지나가지만, 그 찰나를 위해 예술가는 종종 자기 내부
by
오수민 에디터
2025.12.14
리뷰
공연
[Review] 내가 불쌍해 보여? 아니, 즐거워 보여! -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공연]
할머니가 된 나는 그런 대답을 듣고 싶게 되었어
'내가 불쌍해?' 극의 초반부에서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나 이 에코백 사려고. 내가 사 줄게. 왜? 내가 불쌍해서? 이 대화는 단순히 극의 초반부를 위해 흘러지나가는 대화였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깊이 꽂힌 말이었다. '내가 해 줄게', 혹은 '내가 사 줄게' 라는 선의를 들었을 때 보통 돌아오는 답은 '고맙다'라는 의사표시지만, 극에서는 이러한 선의에
by
길유빈 에디터
2025.12.12
오피니언
음식
[Opinion] 만두와 겨울 사이, 나만의 작은 이야기 [음식]
겨울마다 만두가 생각나는 건 맛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추억과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다. 따뜻한 한입 속에서 지나온 겨울의 풍경과 기억이 다시 살아난다.
겨울이 오면 꼭 먹어야 하는 간식들이 있다. 붕어빵(나는 슈붕파다), 군고구마, 호떡, 계란빵 그리고 만두 같은 겨울이 제철인 간식들. 사실 만두는 사계절 내내 먹어도 좋은 음식이지만 추운 겨울 하면 뜨끈하고 속이 꽉 찬 만두가 유독 생각난다. 무엇보다 새해가 되면 꼭 떡만둣국을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만두는 자연스럽게 '겨울의 음식'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
by
임혜인 에디터
2025.12.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불행이란 [도서/문학]
프란츠 카프카, <선고>
‘게오르크 벤데만’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꽤 성공한 사업가이다. 그는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게오르크는 러시아로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그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싣지 않는다. 친구가 편지를 받았을 때 그 편지가 러시아에 있는 친구를 더 괴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
by
김예은 에디터
2025.12.1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좋아하는 일로 불행해지지 말자
물러버린 마음도 잘 뭉쳐주기만 한다면
좋아하는 일로 불행해지지 말자고, 근 몇 달 동안 주문처럼 되뇌었다. 좋아하는 마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예찬해 온 나였지만, 정작 최근의 나는 그 ‘좋아함’ 때문에 불행해지고 있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고 그래서 잘하고 싶었을 뿐인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어느새 기대로 변해버렸다. 기대라는 불순물이 마음속에 들어선 탓일까. 나는 좋아하는 일 때문에 가장
by
백소현 에디터
2025.12.09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폐허의 흔적과 반사된 이미지 사이에서 – 이불 : 1998년 이후 [미술/전시]
왜곡된 이미지로 걷기
한국 현대미술에서 이불(Lee Bul) 작가의 작업은 늘 시대의 균열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기억된다. 그녀가 구축해온 세계는 신체와 권력, 기술과 감정, 유토피아와 폐허가 서로 밀고 당기며 충돌하는 자리다. 이번 리움미술관 전시는 이불작가의 1998년 이후 작품 150여 점을 한 흐름으로 묶어, 이불의 작가의 작품세계가 어떻게 확장되고 균열되는지
by
윤지수 에디터
2025.12.07
리뷰
공연
[Review] 불안을 춤추게 하는 세 가지 -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공연]
불안을 풀 수 있을까? 아마도 풀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연극 <히스테리 앵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을 보길 바란다.
1. 불안의 외침 구역, '성황당'이라는 무대 본 연극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진행되었다. 여러 극장이나 공연장을 갈 때, 자리를 찾아가기 위한 여정이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두산아트센터 건물에 들어와 아래로 내려가야 했던 계단은 괜히 긴장감을 조성했다. 지하라는 공간이 일상 속에 자주 마주치는 공간이 아니라 그런 것 같다. 계단을 한
by
김정현 에디터
2025.12.0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이봐! 부처님이 보고 계셔! [문화 전반]
제가 부처를 보는 건가요, 부처가 저를 보는 건가요?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종교가 없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국내의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는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꽤 높은 편이니까. 그래도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만큼, 각자 개인적인 느낌이나 선호 정도는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절에 가는 걸 좋아한다. 자연 속에 놓인 고즈넉한 전통 사찰, 은은한 향내, 바람이 불면
by
김혜원 에디터
2025.12.06
리뷰
공연
[리뷰] 어떤 여자들은 아직까지 살고 - 히스테리 엥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연극]
아무래도 나에게 주어질 가난과 우울과 불건강으로부터, 연극 <히스테리 엥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
연극 <히스테리 엥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의 무대는 오색실과 새끼줄로 장식된 여러 그루의 당산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기도의 대상이 되기도, 무당 굿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연극 <히스테리 엥자이어티 춤추는 할머니>는 연극의 내용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당산나무를 무대장치로 과감히 선택했다. 관객들은
by
진세민 에디터
2025.12.04
리뷰
영화
[Review]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고당도 [영화]
결국 돌아오게 만드는 그 이름, 가족
임종을 앞둔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 실수로 전송된 부고 문자, 그리고 돈이 절실한 가족들. 현실에 부딪혀 끝내 타협해버리고 마는 이들이 벌이는 기묘한 장례 사기극, 영화 <고당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장례’와 ‘사기’. 두 단어의 조합이 얼마나 생소한가. 그 한가운데에는 오랜 시간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돌보며 자신을 소모해온 간호사 선영,
by
윤민지 에디터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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