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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뱅크시 : Still Here

by 박형주 에디터
2026.07.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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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뒤의 진짜 가치를 마주하다


소더비 경매장을 뒤흔든 대표작부터

전 세계 벽을 재현한 몰입형 스트리트 아트 공간까지

 

 

얼굴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벽 위에 남긴 질문만큼은 누구보다 분명하다.

 

세계적인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BANKSY : Still Here가 오는 22일 더현대 서울 ALT.1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전시는 예매 오픈 보름만에 3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되며, 뱅크시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뱅크시의 정체를 궁금해왔다. 그가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수많은 추측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그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뱅크시가 누구인가보다 그가 왜 끊임없이 전쟁과 빈곤, 권력과 차별, 소비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해 왔는지를 바라본다.

 

뱅크시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도 유효하다.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경계와 장벽은 사람들을 나누며, 소비와 자본은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뱅크시의 작품이 지금도 강한 울림을 갖는 이유다.

 

이번 전시는 영국의 뒷골목에서 시작해 팔레스타인 장벽과 우크라이나 분쟁 현장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벽을 캔버스로 삼아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온 뱅크시의 여정을 따라간다. 뱅크시에게 벽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권력과 통제, 차별과 경계를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매체였다.

 

전시장에서는 소더비 경매장에서 낙찰 직후 파쇄 퍼포먼스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Girl with Balloon]을 비롯해, 폭탄 대신 꽃다발을 던지는 인물을 형상화한 [Love is in the Air], [Laugh Now], [Flying Copper], [Love Rat] 등 뱅크시의 대표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뱅크시가 설립한 유일한 공식 인증 기관인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PCO) 인증 작품과, 그의 초기 판화와 에디션을 제작, 유통한 픽처스 온 월즈(POW) 컬렉션이 공개된다. 여기에 사진작가 김우일이 기록한 뱅크시 벽화 사진, 뱅크시가 직접 주도한 공식 프로젝트의 오리지널 오브제와 인쇄물, 초기 실크스크린 제작 방식을 고증한 WCP 판화 아카이브가 더해진다.

 

뱅크시에게 ‘벽’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권력과 통제, 차별과 경계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캔버스이다. 이번 전시는 도시의 거친 벽면을 전시장 내부에 구현한다. 관람객이 마치 실제 뱅크시의 작품이 탄생한 거리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는 ‘Intro: Mask’를 시작으로 ‘Wall’, ‘Laugh Now’, ‘Icon’, ‘Peace’, ‘Outro: After the Mask’로 이어진다. 익명이라는 가면에서 출발해 벽과 저항, 유머와 풍자, 자본주의 미술시장의 아이콘이 된 뱅크시의 역설, 그리고 평화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차례로 조명한다.

 

윤재갑 디렉터는 뱅크시의 예술을 “예술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를 묻는 작업”으로 바라본다. 뱅크시는 미술관과 시장의 권위를 넘어 “왜 전쟁이 계속되는가”, “왜 소비가 행복을 대신하는가”, “왜 권력은 약자를 억압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전시 관계자는 “뱅크시의 정체를 밝히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가 누구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무엇을 이야기해 왔는가”라며 “관객들이 가면 뒤의 인물을 추적하기보다는, 작품 앞에서 자신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뱅크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거리와 벽을 넘어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전시 제목 ‘Still Here’처럼, 그의 질문과 메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시는 11월 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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