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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고음악을 즐겨 듣는 관객으로서 올해 상반기 가장 기다려온 무대가 있다. 바로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2026 SAC 월드스타시리즈 – 르 콩소르’다. 이번 공연은 현재 유럽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랑스의 젊은 바로크 앙상블 르 콩소르(Le Consort)의 첫 내한 무대로, 세계 고음악계의 흐름을 이끄는 이들을 국내에서 처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2015년 파리에서 창단된 르 콩소르는 바로크 실내악의 핵심 장르인 트리오 소나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빠르게 국제 무대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7년 발 드 루아르 국제 고음악 콩쿠르다. 고음악의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Wiliam Christie)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 대회에서 1위와 청중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이후, 유럽 주요 페스티벌과 공연장을 중심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지난해 BBC 프롬스 데뷔와 올해 3월 뉴욕 데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차세대 바로크 앙상블을 대표하는 이름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개성과 결속력을 겸비한 창단 멤버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창단 멤버 전원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바로크와 현대를 아우르는 바이올리니스트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트(Théotime Langlois de Swarte)와 독보적인 예술성을 지닌 바이올리니스트 소피 드 바르도네슈(Sophie de Bardonnèche), 깊이 있는 음색의 첼리스트 아나 살젠스탱(Hanna Salzenstein), 유럽에서 가장 촉망 받는 하프시코디스트 쥐스탱 테일러(Justin Taylor)가 완전체로 호흡을 맞춘다.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트의 『Concerti per una Vita』, 소피 드 바르도네슈의 『Destinées』, 아나 살젠스탱의 『18세기 이탈리아 첼로 작품집』, 쥐스탱 테일러의 『Bach & l’Italie』 등은 평단의 호평을 받은 대표 음반들로, 멤버들은 앙상블 활동뿐 아니라 각자 솔리스트로서도 뛰어난 음악성을 입증해 왔다. 개별 연주자로서의 역량과 오랜 시간 함께 다져온 앙상블의 결속력이 이번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를 잇는 바로크의 풍경


 

프로그램은 르 콩소르의 음악적 지향을 잘 보여준다. 헨리 퍼셀, 니콜라 마테이스, 안토니오 비발디 같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상징적인 작품은 물론이고, 국내 무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주세페 마리아 달라바코, 장필리프 라모, 미셸 피뇰레 드 몽테클레르 등의 숨은 명곡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서로 다른 음악 언어를 균형감 있게 배치하여,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에 이르는 유럽 바로크 음악의 다채로운 색채를 입체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작품은 마지막에 연주될 비발디의 트리오 소나타 제12번 「폴리아」다. 폴리아 선율 위에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변주의 상상력과 긴박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이 르 콩소르 해석과 만나 어떤 긴장감과 생동감을 전달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데 꾸준히 힘써 온 이들인 만큼, 익숙한 명곡뿐 아니라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들을 직접 만나는 즐거움도 기대할 수 있겠다.

 

 

 

전통과 젊은 감각의 조화


 

르 콩소르는 발 드 루아르 콩쿠르 우승 이후 프랑스 은행, 로아몽 수도원, 몽펠리에 옥시타니 국립오페라 등 주요 문화기관의 상주 앙상블로 활동하며 빠르게 동세대를 대표하는 시대악기 앙상블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전통과 뛰어난 실력을 기반을 두면서도 젊고 대담한 에너지를 잃지 않는 점은 이들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고음악이 흔히 옛 악보를 충실히 재현하는 학구적이고 엄숙한 장르로 여겨지곤 하지만, 르 콩소르는 생동감 있는 연주와 젊은 감각을 통해 수백 년 전의 음악을 현대의 언어로 되살려 낸다.

 

이번 무대는 정통 고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선물이자, 바로크 음악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고음악의 매력을 발견하는 훌륭한 입문 무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6월 26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주할 바로크 음악의 다채로운 얼굴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Le Consort 2 @Julien Benhamou.jpg

 

 

PROGRAM


 퍼셀 | 여왕의 탄식 Z.670(르 콩소르의 앙상블 편곡)

 

마테이스 | 마니에라 이탈리아나(이탈리아 풍으로)

 

마테이스 | 안단테 말린코니코(느릿하고 우울하게)

 

퍼셀 | 10개의 4성부 소나타: 소나타 g단조 Z.807

 

마테이스 | 옛 사라반다 혹은 참된 차코나에 의한 기이한 작품들 마테이스 | 모음곡 c단조: III.보레

 

퍼셀 | 트럼펫 튠

 

당드리외 | 소나타 제4번 A장조 Op.1

 

라모 | 부드러운 탄식

 

몽테클레르 |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대화 형식의 탄식

 

당드리외 | 소나타 제3번 g단조 Op.1

 

라모 | 평화의 담뱃대 의식을 위한 춤

 

달라바코 | 첼로를 위한 카프리치오 제1번 c단조

 

즉흥 전주곡

 

비발디 | 트리오 소나타 제1번 g단조 RV.73 (Op.1, No.1)

 

스카를라티 | 전주곡 (d단조 토카타)

 

비발디 | 트리오 소나타 제12번 d단조 RV.63 (Op.1, No.12) "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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