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7일, 간만에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4월에 다녀온 어썸 페스티벌 이후로 오랜만에 가게 된 데다가, 조금 색다른 분위기의 페스티벌이라 크게 기대한 상태로 방문했다.
이번에 다녀온 페스티벌은 <2026 위버스콘>으로, 하이브와 위버스가 주최하는 글로벌 케이팝 페스티벌이라 평소 다니던 국내 인디 음악 페스티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특정 아티스트를 보기 위해서라기 보다, 아이돌 페스티벌의 전체적인 형태와 분위기가 궁금한 마음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이돌 페스티벌이라는 형태
우선 라인업부터 쟁쟁한 아이돌 팀들이 주를 이뤘다.
6일 토요일에는 보이넥스트도어, 플레이브, 큐더블유이알, 아이릿, 엔하이픈 등 유명 아이돌이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과 KSPO 돔에서 공연했고, 7일 일요일에는 코르티스, 투어스, 르세라핌, 터치드, 지코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무대를 꾸몄다.
다만, 아이돌이 주를 이루는 페스티벌임에도 88잔디마당 무대는 모든 무대가 밴드 세션의 라이브에 맞추어 진행되었다. 즉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내 밴드 페스티벌 형태를 차용하여 현장에서 직접 악기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아티스트의 곡들이 페스티벌 라이브 버전으로 모두 조금씩 디벨롭된 것 같았고, 아티스트도 즉 아이돌 팀이 단순히 노래와 퍼포먼스만 하지 않고 무대 동선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음악 페스티벌의 형태를 구성했다.
특히 신기했던 점은 88잔디마당의 피크닉 존과 스탠딩 존, KSPO 돔 좌석 존 티켓 종류를 각각 나누어 판매했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내가 다닌 페스티벌에서는 대개 하나의 티켓으로 여러 공간에 입장할 수 있었고, 티켓 종류를 나누더라도 ‘일반 입장권과 ‘우선 입장권’과 같이 입장 시간을 기준으로 세분화한 경우가 많았다. 아이돌 무대이다 보니 무대에 가까운 공간일수록 티켓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새로운 인사이트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무대 전반이었다. 88잔디마당은 대형 무대 1개와 무대 전반을 메쉬 재질의 LED 월로 세워 굉장한 몰입감을 만들었다. VJ 영상도 아티스트 곡 마다 어울리는 깔끔한 연출로 진행하여 멀리서 무대를 보고있자니 마치 음악방송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돌 페스티벌 특성상 운영보다는 무대 비주얼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감상
이제는 작년만큼 페스티벌에 자주 갈 수 없다는 것도, 페스티벌에 가더라도 저절로 답사를 가는 기분처럼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도 막상 가면 여전히 재미있고 모든 것이 새롭다.
오후 8시가 넘어 잔디마당의 헤드라이너 지코의 무대를 즐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함께 작업하는 래퍼들과 무대에 올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유명 곡들의 무대를 하니 피크닉 존의 관객들도 모두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를 신나게 즐겼다. 역시 내게는 페스티벌 만큼 낭만을 느끼게 해주는 콘텐츠가 없는 것 같다.

특히 이번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을 통해, 늘 경험하던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음악 페스티벌에도 조금씩 흥미가 생겼다. 결국 관객은 계속해서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콘텐츠를 경험하고자 할 것이고, 이는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형태로도 충분히 구성될 수 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햇볕이 조금 따갑긴 했으나 88잔디마당의 피크닉 존에 앉아 무대를 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늘 곧 죽어도 무대 앞 스탠딩 존에 혼자 서서 콩콩 뛰며 무대를 즐겼던 나지만, 동생과 나란히 앉아 무대를 보며 무대와 아티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시간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위버스 콘을 방문해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