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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장르를 가로질러, 아시안 팝 페스티벌에서!

5월의 마지막 주말을 가득 채울 페스티벌

by 노현정 에디터
2026.05.26 18:06

 

 

아시안 팝 페스티벌(Asian Pop Festival)은 2024년 시작되어 올해로 3회를 맞으며, 한국 인디 음악 신과 아시아 각국의 뮤지션들을 연결하는 매개로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이름 그대로 지금의 아시아 음악 씬을 어떻게 연결하고 보여줄 것인지에 더 집중하는 페스티벌에 가깝다. 한국 인디 음악을 중심으로 일본·대만·동남아시아 등 각국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르며, 시티팝·드림 팝·인디 록·일렉트로닉 등 장르 역시 다양하게 공연한다.

 

올해는 김창완 밴드, 선우정아, 김뜻돌 같은 세대를 넘나드는 한국 뮤지션들과 선셋 롤러코스터, 아오바 이치코, 하세가와 하쿠시 등 국가를 넘나드는 라인업을 통해 아시아 대중음악의 현재를 함께 조망하겠다는 목표를 보여줄 예정이다.


아시안 팝 페스티벌이 일주일 남짓 남은 지금 시점에서, 이번 페스티벌에서 기대되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이미 익숙하게 좋아해 온 이름도 있겠지만, 공연을 통해 처음 발견하게 될 음악 역시 분명 존재할 것이다. 공연 간 간격이 촘촘한 페스티벌 특성상 관객들은 바삐 공연장을 오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들른 무대 위 아티스트와 예상치 못하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 역시 페스티벌의 묘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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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오바 이치코 (Ichiko Aoba)


 

첫 번째 아티스트는 아오바 이치코이다. 작년 공연 이후에도 계속 월드 투어를 돌며 바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던 그가 올해 역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아오바 이치코는 무조건 현장에서 들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가수 중 한 명이다. 산새 소리 같은 보컬과 클래식 기타가 주는 생생한 현장감이 있다.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장막 하나가 드리워진 것처럼 자신만의 세계를 빼곡하게 구축한 사람을 본 적 있는가. 그의 공연을 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비로운 음악으로 우리를 자신의 세계 깊숙이 끌어들이고, 결국에는 속절없이 굴복하게 만든다.

 

 

A Hill of the Moon

 

 

 

아오바 이치코의 대표곡으로 자주 언급되는 음악이지만, 수십 번 좋다고 말해도 모자랄 만큼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곡이다. 드림 팝, 포크, 얼터너티브 같은 장르적 단어로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함이 있다. 화려한 세션은 선택일 뿐, 클래식 기타와 목소리만으로도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최대치를 이 곡에서 만난다. 곡의 분위기와는 대비되게 가사는 죽음에 대한 서늘한 감상을 담고 있지만, 오히려 그 상반되는 면이 아오바 이치코가 만들어내는 동화적인 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Dawn in the Adan



 

 

아오바 이치코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월드 투어를 진행하며 도시마다 다른 셋리스트와 구성, 세션을 보여줬다. 공연이 끝난 뒤 손글씨로 작성한 셋리스트를 공유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자신의 노래를 언제든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 목소리와 기타만 있다면 공연이 가능한 정도의 독립성이 그의 음악과 공연에서 돋보인다. 그럼에도 다양한 세션의 조합을 기존 음악과 함께 엮어내는 시도 또한 그의 강점이다. 물론 원곡 자체의 완성도 역시 빼어나지만, 늘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가는 아오바 이치코가 이번 공연에서는 또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된다.

 

 


2. 키라라 KIRARA


 

긴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상을 수상하며 키라라는 기존의 두터운 팬층을 넘어 새로운 대중까지 끌어안았다. 이미 자신만의 음악 세계와 팬층을 단단히 구축한 아티스트였지만, 이번 수상을 통해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한 청중 역시 크게 늘어났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Wish’의 대중적인 반응은 키라라의 음악이 특정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올해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물론 후지 록 페스티벌 등 해외 무대 역시 예정되어 있는 만큼, 이번 공연의 열기 또한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Come Again

 


 

 

작년 아시안 팝 페스티벌에서도 공연된 곡으로, 원곡의 에너지를 키라라는 특유의 전자 사운드로 또 한 번 밀어붙인다. 몸을 때리는 듯한 비트와 점점 고조되는 전개 속에서 음악의 조각들을 잘라 붙여 결국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후렴을 가득 채우는 전자음악 사운드에 집중해보라. 어느새 뜨거워지는 마음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SLEEP TALK

 

 

 

가사 없는 전자음악이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적어도 내게는 그런 경험이 있었다. 오랜만에 뉴스를 보다 세상의 슬프고 아픈 이야기들을 잔뜩 마주한 밤, 방바닥에 누워 분화하듯 뒤엉키는 마음을 견디고 있을 때 이 곡을 들었다.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너만은 아니라는 듯, 깨지고 갈라지는 비트가 귓속을 어지럽힌다. 키라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SLEEP TALK가 내게 건넸던 감각만큼은 분명했다. 우리 사실 다 비슷하잖아. 그냥 살아가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말하는 것처럼.


 

 

3. 파란 노을


 

거칠게 벽을 긁어내는 듯한 노이즈 사운드와 끝없이 이어지는 감정선은 파란 노을만의 독보적인 질감을 만든다. 스튜디오 음원만으로도 압도적인 밀도를 가진 음악이 현장에서는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 기대하게 되는 지점이다. 특히 앞서 소개한 아티스트들과 달리 최근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만큼, 라이브에서 보여줄 에너지 역시 더욱 궁금해진다.

 

완벽하게 정제된 공연보다는 조금은 거칠고 무너질 듯한 순간들까지 포함해, 지금의 파란 노을을 현장에서 직접 마주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도 많을 것이다.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우리는 밤이 되면 빛난다

 

 

 

파란노을이 보여주는 청춘의 불안과 상실감은 어딘가 익숙한 정서처럼 느껴진다. 특히 영화 릴리슈슈의 모든 것으로 대표되는 2000년대 감수성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너무 유명해진 레퍼런스인 만큼 직접적으로 꺼내는 일을 조심스러워하는 창작자들도 많다. 그런 점에서 파란 노을은 그 애정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펼친다.

 

앨범 'To See the Next Part of the Dream'의 커버 역시 직접적인 오마주에 가까운 이미지를 사용했고, 슈게이즈 장르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오히려 그 솔직하고 투박한 태도가 파란노을 음악의 강점처럼 느껴진다. 서투르고 파괴적인 감정, 끝없이 겹치는 노이즈와 멜로디가 함께 뒤섞인다. 소개하는 두 곡 역시 그 감성을 충실히 따라온 음악이자 정체성이다.

 

*

 

소개한 세 아티스트 말고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이틀을 꽉 채우도록 공연한다. 익숙하게 좋아해 온 이름부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될 음악까지, 관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파라다이스시티 역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야외 잔디광장과 실내 공연장, 클럽 공간 등을 동시에 활용하며 공연과 이동, 휴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낮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페스티벌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그 장점을 분명히 알 것이다.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나의 장르나 스타를 중심으로 움직이기보다, 새로운 음악과 공간을 함께 경험하고 자신의 취향을 확장하려는 관객들이 모인다. 여타 음악 페스티벌과 비교하면 아직 짧은 시간 동안 이어져 왔지만, 실내외를 거치는 넓은 공연 공간과 편의성, 그리고 호평받는 라인업을 통해 이미 많은 이들이 찾는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한여름의 열기가 시작되기 전, 5월의 마지막 주말을 아시안 팝 페스티벌에서 걸어봐도 좋겠다.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오는 5월 30일(토)부터 31일(일)까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일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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