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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 친구와 봄맞이 피크닉을 하려고 시간을 비워 두었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전날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급하게 실내 장소를 알아보았다. 그중 친구가 디뮤지엄에서 하는 <취향가옥 2: Art in Life, Life in Art 2>를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평소와 달리 전시가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사전에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나는 '취향'이라는 단어에 꽂혀 그저 제안에 동의하고 전시를 방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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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2층(M2)부터 4층(M4)까지 각기 다른 테마의 공간과 집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M2는 'Split House'라는 제목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었으며, M3는 'Terrace House'로 블랙 앤 화이트 색감의 모던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의 집 공간이었다. 마지막으로 M4는 'Duplex House'로 수집과 레트로 퓨처가 주요 주제였으며, 양승진 작가의 의자 컬렉션을 비롯해 독특한 가구들과 현대 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든 생각은 "전시라기보다 쇼룸 같은데?" 였다. 주방, 침실, 거실, 욕실이 각각 작가들과 에디터들의 취향이 담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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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작가, 김창열 작가, 백남준 작가 등 여러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있었지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취향이 가득 담긴 소품들과 수집품, 취미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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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과 화려하고 독특한 공간들이 있었지만, 미국 카페 분위기의 전시공간 한구석에 위치한 공간이 특히 내 취향이었다. 베이지, 갈색 등 웜톤의 편안한 분위기로 가득 채워져 있어, 집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마음이 편안해 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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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및 취미 공간에서는 캐릭터 넥타이 수집이 눈에 띄었다.

 

보통은 의류나 신발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고, 액세서리를 모으더라도 특정 브랜드나 특정 애니메이션(예: 지브리, 디즈니, 산리오)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수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넥타이들은 서로 다른 캐릭터들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전시 중간에는 유명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문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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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개인적으로 집을 비싸고 귀중한 것으로 꾸며야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편안하면서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며, 그곳에 오래 머물고 싶게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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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유독 화장실 (욕실) 공간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왜 화장실 공간을 이렇게 많이 배치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보통 프라이빗한 공간이라고 하면 침실과 화장실을 떠올린다. 그중에서도 화장실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수적인 공간이며, 집 안과 밖 모두에서 사용하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공간을 비교하기 쉬우면서도 특별하게 보이기 어려운 공간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이 평범한 공간에 자신의 취향을 조금씩 담아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많은 아이들은 집에 대한 그림을 자주 그린다. 이 그림 속 집은 대부분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집이다. 그러나 자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집이나 공간을 실제로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결과 우리는 더 이상 집에 대해 상상을 하지 않게 되거나, 공간에 대한 관심도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 전시를 보고 나서 나는 과거에 내가 원했던 공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떤 공간과 집을 원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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