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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경도 할 사람? [드라마/예능]

동심으로 돌아가서 목에 피 맛날 때까지 뛰었어요!!

by 윤민지 에디터
2026.02.1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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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 할 사람?

 

이영지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한 줄이었다. 가볍게 던진 그 문장은 예상치 못한 파장을 만들었다.

 

무려 10만 명이 넘는 지원자. 그것도 소재는 어린 시절 한 번쯤 해봤을 법한 놀이 ‘경찰과 도둑’, 일명 ‘경도’였다. 단순한 추억의 게임이 이렇게까지 큰 규모로 확장될 거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시작은 소박했다. 최근 동네 기반 플랫폼 당근마켓을 통해 주민들이 모여 실제로 경도를 한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그 유행에 올라타 영지는 “그냥 진짜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다. 문제는 반응의 크기였다. 무수한 요청이 쏟아지며 일이 점점 커졌다.

 

결국 영지는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을 찾는다. 바로 나영석 PD였다. 경도가 무엇인지조차 생소했던 그는 처음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내 판에 합류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누구보다 진심으로 게임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진심이 오히려 상황을 더 웃기고 뜨겁게 만든다.

 

정식 신청 폼을 열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원자 수는 10만 명을 넘겼고 연령과 성별도 다양했다. 그중 100명이 추첨되어 실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행사 당일, 비행기를 타고 온 참가자까지 등장한다. 비율은 적지만 50대 참가자도 있었다. 모두가 같은 이유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저 ‘경도’를 하기 위해서.

 

어른이 되고 나서 이렇게 이유 없이 뛰어다니며 웃어본 기억이 얼마나 있을까. 규칙은 단순했지만 그 안에는 묘하게 잊고 지냈던 감각이 살아 있었다. 모두가 진심으로 자신의 역할에 몰입해 체력과 열정을 쏟으며 뛰어다닌다. 그 순간만큼은 현실의 걱정과 고민을 잠시 내려두고 오직 지금의 상황에만 집중한다. 경찰은 도둑을 쫓는 데에, 도둑은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데에 온 신경을 쏟는다. 마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이영지의 경찰과 도둑’의 특별한 점은 도둑들에게 랜덤 수배금이 걸린다는 설정이다. 현장에서 사용된 돈은 실제 현금이 아닌 이영지 은행의 가상 화폐였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돈의 진짜 의미는 게임이 모두 끝난 뒤 영상 마지막에 공개된다. 도둑들이 잡히며 모인 수배금은 전액 기부로 이어졌고, 경도가 끝난 뒤 영지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지금 2억 5천 8백만 원을 기부한 사람이 되셨습니다.” 결국 영지는 총 3억 원을 기부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경험을, 사회에는 의미 있는 나눔을 남긴 셈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 하나. 왜 유독 나영석 PD는 이렇게 MZ 감성의 프로그램과 잘 어울릴까?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이영지를 비롯한 미미, 이은지, 안유진과 보여주는 호흡은 물론, 채널십오야에서 만날 수 있는 제작진만 보아도 그의 주변이 얼마나 젊은 감각으로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트렌드를 따라가는 일이 쉽지 않은 건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의 주변 사람들은 빠르게 흐름을 읽고 신선한 기획으로 연결해낸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의 인복을 이야기한다. 나 역시 동의한다. 하지만 그 기반에는 새로운 흐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나영석 PD의 태도가 있다.

 

결국 이 사건이 보여준 건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놀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솔직한 증거였다. 어린 시절의 게임 하나가 수만 명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어쩌면 우리는 여전히 마음 한켠에서, 다시 뛰어놀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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