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전공을 버리지 못해 억지로 붙잡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적성을 찾아가는 것 같기도, 잃어가는 것 같기도 하는 기분을 느꼈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지치고 또 질리는 이 분야가 과연 나한테 맞는걸까, 그렇다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일은 뭘까, 뜬구름 잡는 고민만 하다가 하루를 보낸 적도 많다.

 

그런 상황에서 뭐라도 해보려고 발버둥치지만, 그럼에도 도저히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나는 오피스 장르의 드라마를 찾았다. 여러 직종의 직장인들이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다룬 드라마는 적성조차 찾지 못하던 나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었고, 그 세계는 종종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스포츠, 그 속을 파해친 <스토브리그>


 

야구 꼴찌팀을 우승으로 이끌기 위해 여러 변화를 시도하는 스포츠 구단의 이야기를 풀어낸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팬들에게 보여지기 전에 구단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지만, 단순히 야구 이야기에 그치지는 않는다.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과제 그 과정 속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하는 인간적인 소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야구 팬층을 넘어 일반 직장인과 학생들에게까지 공감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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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 들으면 부당한 일을 계속 시킵니다. 자기들의 손이 더러워지지 않을 일을."

 

몇 번의 자소서를 쓰면서 '상사가 부당한 일을 시켰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을 마주한 적이 꽤 있다.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해당 질문의 의도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구단주의 조카라는 이유로 구단주 행세를 하는 권경민(오정세)은 구단 해체를 위해 단장인 백승수(남궁민)에게 납득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시킨다. 그러나 백승수는 이에 물러서지 않고, 모두가 인정하는 적절한 대응으로 구단 해체의 위험을 막고, 조직을 안정시킨다.

 

이 장면은 내게 특정 산업에 종사하는 한 조직의 직원으로서 올바르게 업무를 대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위 질문의 의도 또한, 실질적인 업무 이외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묻고 있음을 깨달았다.

 

직장 내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하게 되는 상황을 보여주며 그에 알맞는 의사소통에 대해 고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고, 나름의 직업적 가치관을 새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책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 <로맨스는 별책부록>


 

37세의 경력 단절 여성이 새로운 출발을 위해 출판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전개되는 드라마다. 출판사 업계를 소재로 다룬 작품이지만, 오피스보다는 로맨스 장르에 가까워서 현실적인 업무보다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다. 그럼에도 이 글에서 해당 작품을 소개하는 이유는, 작품 속 주인공의 도전적인 태도가 취준생에게는 나름의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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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그래도 꿈을 꾼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

 

주인공 강단이(이나영)는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맞서며 끊임없이 부딪히고 도전하는 인물이다. 아무리 힘든 현실에도 꿈을 잃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노력하는 강단이의 태도는, 삶이 지루하고 무기력한 이들에게 다시 힘차게 살아가고자 하는 힘이 된다.

 

처음 출판사에 입사할 때는 업무지원팀에서 각종 잡일을 담당하는 일을 하지만, 사내 공모전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입증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훗날 그녀가 마케팅 팀에서 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의 발전을 향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길어지는 취준 생활로 인해 종종 무기력해지는 내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건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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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을 시작하기 전에는 처음 관심을 가진 분야에 평생을 바쳐야 하는줄 알았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은데 그 중에서 어떤 걸 골라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위 두 드라마를 통해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나만의 직업적 가치관을 새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면, 오피스 장르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꼭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영상이나 글을 접하면 막막했던 것들이 조금은 유연해질 것이다.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모르면 배우면 되고, 일단 시작하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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