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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대도서관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공개한 적이 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운 마음을 쓸어내리며 사람들은 그를 추모했다.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예전 영상이 회자되고 있는데 바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내용이다.

 

그는 한 가지 직업으로는 충족되지 않아 여러가지 일을 하는 한량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생 놀고 먹고 싶다는게 아니라 다른 의미로의 한량이다.


십 년 전 그의 꿈은 크고 뚜렷했다. “강연도 다니고, 책도 쓸 거고, 된다면 대학에서 강연도 하면 좋고, 그리고 IT기업도 하나 만들어서 CEO도 되고 싶고,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대부분 꿈을 달성했다. 또 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악동뮤지션, 아티스트 이찬혁의 파노라마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버킷리스트 다 해봐야 돼” 그는 음악 속에서 세계 일주 같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며 웃는 일, 눈앞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일을 노래했다. 듣는 이로 하여금 버킷리스트란 반드시 특별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누군가는 하늘을 나는 꿈을 적고, 또 누군가는 오늘 저녁 따뜻한 식탁을 버킷리스트로 적는다. 그 차이는 크지만, 결국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더 깊이 살아내고 싶다는 공통된 마음이 담겨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문득 나 자신에게도 질문이 생겼다. 내 삶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이루고 싶은 꿈들, 지켜내고 싶은 약속들이 무엇인지. 남들이 말하는 ‘성공의 목록’이 아니라 오롯이 나만의 이유와 의미를 담은 목록 말이다. 이전에는 그러니까 십여 년 전에는 네임드 있는 직장에서 일하기였지만 지금은 방향이 조금 바뀌었다.


장기적으로 계획하는 버킷리스트 말이다. 눈을 감고 떠올려 보니 소소한 행복의 목록 뒤로 선명한 꿈들이 고개를 내민다. 언젠가는 책을 출판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전하는 강연을 하는 것이다. 언론홍보학과와 문예 창작과를 다니고 대외활동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며 방송국 혹은 신문사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내 이름 세 글자를 내세우며 여러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생각해 보면 나는 글을 쓰는 것만큼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었다. 대외활동을 하며 홍보 부스에서 다른 이에게 설명하고 대답해주는 일이 노동이라기 보다는 즐거운 경험으로 다가왔었다.


이전에는 빛나고 싶은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불씨 하나를 전해주고 싶다. 내가 살아오며 겪은 어려움과 극복의 과정, 그 속에서 배운 삶의 의미를 진솔하게 나누고 싶다. 경험이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삶은 충분히 의미 있어질 테니까.


또 하나의 의미있는 일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오래전부터 내 삶을 지탱해 준 버팀목이었다. 이야기를 문장으로 꺼내 적다 보면 내가 몰랐던 나를 이해 하게 된다. 세상과도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내 인생의 장기 버킷리스트에 있는 ‘책 쓰기’와 ‘강연’은 항상 마음속에 있다. 단순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길과 배운 것들을 한 권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바람이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은 흔히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로 해석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을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죽음을 의식하며 두려움 속에서 적는 목록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 있는 오늘을 더 빛나게 해주는 다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책을 출판하고 강연을 하는 일이 당장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 꿈을 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하루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산책길, 가족과의 저녁 식사, 글을 쓰는 시간까지 ……. 그 모든 평범한 순간들이 결국은 나의 버킷리스트를 향해 이어진 길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마도 버킷리스트의 가치는 ‘목록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있는지도 모른다. 다 이루지 못한다 해도,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미 나는 다른 어떤 순간보다 충실히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한번 다짐한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어쩌면 평생 완성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미완의 목록이야말로 나를 움직이게 하고, 내일을 기대하게 하며,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테니. 샤워를 하고 책상 앞에서 노트한 권을 펼쳤다. 하얀 메모지에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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