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way Army의 “Are ‘Friends’ Electric”는 게리 누만(Gary Numan)이 필립 K. 딕의 과학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일렉트로닉 곡이다.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배경으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차갑고 미래적인 신디사이저 음색이 돋보인다.
But are ‘friends’ electric?
Only mine’s broke down
And now I’ve no-one to love
…
And it hurts and I’m lonely
And I should never have tried
And I missed you tonight
So it's time to leave
You see it meant everything to me
- Are ‘Friends’ Electric? 가사 中
가사 속 ‘Friends’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계다.
화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기계 친구에게 의지하지만, 결국 기계 친구는 고장 나 버린다. 남겨진 것은 고립과 공허뿐이다. 누만은 이 곡을 통해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인간의 감정적 필요는 기계로 대체될 수 없음을 말한다. 오히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계적 대상을 찾을수록, 진짜 감정은 점점 더 사라져 간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1979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울림을 준다.
이 곡에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다.
원래 누만은 기타 중심의 펑크 밴드를 하던 음악가였다. 그런데 녹음실에서 우연히 미니모그 신디사이저를 만져보다가 낯설고 기계적인 소리에 매혹되었다. 이 경험으로 밴드의 음악적 방향은 완전히 바뀌었고, 그 결실이 바로 “Are ‘Friends’ Electric”이다.
당시 음반사는 신디사이저 중심의 곡이 성공하기 어렵다며 발매를 반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곡은 영국 싱글 차트에서 무려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전자음악이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특히 BBC 음악 프로그램 Top of the Pops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로봇처럼 서서 노래하는 누만의 무대는 충격을 주며 곡을 단숨에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Are ‘Friends’ Electric”은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새로운 음악적 흐름을 여는 기점이 되었다. 차갑고 이질적인 신디사이저 사운드는 일렉트로닉 음악뿐 아니라 뉴웨이브와 신스팝에도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2002년에는 걸그룹 Sugababes가 이 곡의 베이스 리프를 샘플링해 만든 “Freak Like Me”로 다시 한번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Are ‘Friends’ Electric”은 단순한 한 시대의 히트곡을 넘어 지금까지 인간과 기계, 고독과 대체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차가운 전자음으로 시작된 누만의 물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