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서울 코엑스에 들어선 순간, 거대한 강철 프레임과 수십 개의 모니터가 얽힌 구조물 앞에서 멈춰 섰다.

  

스크린 속 눈동자가 내 시선을 정면으로 응시했고, 뒤이어 파도처럼 몰려드는 전자음과 색채는 순식간에 나를 ‘관람객’에서 ‘참여자’로 바꾸어 놓았다.

 

“Play with Artist”라는 올해의 슬로건처럼, 이곳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장이 아니었다. 작가와 관객, 창작과 소비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장. 그 자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전시 축제였다.

 

  

KakaoTalk_20250820_034938796_01.jpg

 

 

한쪽에 놓인 드로잉 노트는 특히 인상 깊었는데, 미완의 선, 반복된 낙서, 이탈리아어로 적힌 메모는 완성작의 이면에 숨겨진 망설임과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관람객에게는 작가의 작업실 한켠에 초대된 듯한 친밀함이 전해졌다.


벽면에는 강렬한 색채의 초상화들이 시선을 붙잡았다.

 

팝아트와 애니메이션 감성을 오가는 인물들은 화려하지만 동시에 공허했고,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정체성과 감정을 은유하는 듯했다. 반대로 흑백 드로잉 연작은 화면을 가득 채운 점묘와 선으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불꽃과 연기 속에 선 인물의 형상은, 무수한 펜촉의 흔적이 모여 만든 집요한 시간의 결과였다.

 

같은 공간에서는 글로벌 디자이너 토이 페어인 토이콘 서울이 열렸다. POP MART, Coolrain, TUD TOY 등 전 세계 유명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모여 한정판 피규어와 아트토이를 선보이는 축제이기도 했다.

 

 

KakaoTalk_20250820_034938796_11.jpg

 

 

전시장 한켠에서는 토이 커스터마이징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작가와 팬이 직접 마주 앉아 붓질을 하는 장면은, 소비자와 창작자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오래 발걸음을 멈춘 곳은 흑백 펜드로잉 작품이 걸린 코너였다. 수천 개의 점과 선이 모여 만들어낸 인물과 배경은 마치 고대의 판화처럼 강렬했다.

 

작가의 손끝에서 쏟아져 나온 집요한 선들이 화면을 메우는 과정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KakaoTalk_20250820_034938796_07.jpg


 

또한 강철 구조물과 스크린이 어우러진 설치 작업은 ‘감시와 시선’이라는 키워드를 환기했다.

 

한가운데 놓인 큐브 모형은 디지털 네트워크의 구조를 형상화한 듯했고, 그 위로 끊임없이 변주되는 영상은 우리가 사는 현실이 이미 거대한 데이터 큐브 속이라는 사실을 은유하는 듯했다.

 

어반브레이크 2025와 토이콘 서울 2025는 전통적인 미술 전시를 넘어, 음악·패션·디지털 아트·토이 컬처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축제였다.

 

 

[FIRST]어반브레이크 공식 포스터(GREEN).jpg

 

 

 

오지영_컬처리스트.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