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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음악 : Silent Love - Joe Hisaishi


혼자 카페에 있을 때면 헤드폰을 착용하곤 한다. 듣기 싫은 소리를 피하고자 기구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부작용도 따른다. 장시간 착용하면 머리가 무거워지거나 귀가 아파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보다는 듣고 싶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점이 크다. 굉음 소리에도 재미난 이야기는 비집고 들어오기 마련이다.

 

연인의 사랑싸움, 고등학생들의 대학 걱정, 나이를 불문하고 남자 여럿이서 우르르 몰려와 하는 시답잖은 이야기, 아줌마들의 은근한 자랑배틀. 동네방네 들으라고 지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다.


아울러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지 못하기도 한다. 이따금 멍때리다 보면, 아는 노랜데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완전히 몰랐던 노래를 새로이 발견하기도 한다. 마치 LP 바에서 신청곡을 기다리다 뜻하지 않게 좋은 노래를 만난 기분이랄까. 그때마다 노래를 일일이 찾아본 뒤, 다시 헤드폰을 쓰고서 그 앨범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래 좋아하는 노래를 만나는 것은 덤이다.


이것은 아이러니다. ‘노이즈 캔슬링’의 기능을 원했지만, ‘노이즈’를 ‘캔슬’하기 위해 ‘사운드’까지도 ‘캔슬’해야 한다. 듣지 못할 때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가 있을지, 혹은 듣고 있을 때 얼마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세계와 달리, 노이즈 캔슬링은 그들이 구분된다.


언젠가 정말로 소음만 필터링해주는 헤드폰이 나올진 모르겠다. 사운드 캔슬링이 아니라 노이즈 캔슬링 말이다그러나 과연 우리가 그 기계를 믿을 수 있을까. 그것이 우리의 애호와 불호를 구분할 수 있을까. 또 성격과 기분을 알아맞힐 수 있을까. 개개인 맞춤형으로 나온다면 또 모르겠다만,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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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커스터마이즈드 리얼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Customized Real Noise Cancelling Headphones)’이 나오지 않았기에, 이름만 그럴싸한 헤드폰으로 귀를 감싼다. 그 기능이 꼭 차단만 있는 건 아니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어느 프랜차이즈 카페에서의 내가 그렇듯.


[부연]

노이즈는 ‘소음’이고, 사운드는 ‘소리’이다. 두 단어는 ‘소’를 어두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외면은 유사하나, 내면은 다르다. 소음(騷音)은 한자이고, 소리는 우리말이다. 소음은 ‘떠들 騷’와 ‘소리 音’이 합한 단어이다. 그러나 얼핏 보면, 소음은 소리의 ‘소’와 소리의 ‘음’이 합쳐진 단어로도 보인다. 소리와 소리. 이것은 소리로 남고 싶은 소음의 동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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