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많아서, 하고싶은 것도 많은 사람.
문화예술 현장 속에 있으면 가슴이 뛴다는 사람.
집에 있는 걸 좋아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역마살이 가득한 그녀.
울림을 인터뷰 해본다.
그녀의 취향, 꿈, 그리고 사적인 이야기까지 들어보자.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울림이고, 현재 학생입니다. 대학에서는 이탈리아어와 세계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있어요. 전공으로서 나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게 가끔은 지겹긴 한데, 이러한 선택에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과 가치관이 듬뿍 담겼기에 빼 먹을 수가 없네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언어와 문화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었어요. ‘멀티 링구얼(Multi-lingual)’, 즉 다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정말 많은 언어를 소위 ‘찍먹’ 해봤고, 이러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이탈리아어과로 이끈 것 같아요.
그런데 아쉽게도, 언어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건 아니에요. 어렸을 적엔 통역사나 번역가를 꿈 꿨지만, 주변에 언어를 유창히 하는 친구들을 보며 점점 현실성을 잃게 됐기도 했고요. ‘언어'로만 먹고살긴 힘들다고 느꼈어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나는 경쟁력있는 전문성을 가진 것 같지 않아서요. 그래서 ‘언어'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나만의 다른 전문성을 찾아보려 했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계속 알아보다가 ‘문화예술경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전 특히 공연예술을 좋아하고, 문화예술 현장에서는 가슴이 뛰거든요. 가슴이 뛴다는 건 참 좋은 신호잖아요. 그래서 저는 외국어를 공부하고, 가끔은 예술경영을 공부하고 지내고 있어요.
그럼 요즘 무엇을 하고 지내나요?
저는 지금 휴학생이에요. 작년 하반기에 6개월동안 이탈리아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어서 잠깐 쉬고있어요. 해외에서 노느라 썼던 돈도 알바 하면서 다시 벌고, 하고 싶은 예술경영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따면서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바빠서 매일이 벅차기도 하지만, 점차 졸업을 하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 가는 게 좋아요. 그리고 틈틈이 발레도 배우고 있답니다.
언어와 문화예술의 조합이 흥미롭네요.
공연은 언제부터 좋아했나요?
아마 8살 때 엄마랑 뮤지컬 <캣츠>를 봤을 때부터 같아요. 제가 기억력이 안 좋은 편인데도, 공연이 끝나고 내한 고양이 배우들과 사진 찍었던 15년 전 순간은 아직도 기억이 나거든요.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기분이라 좋았던 것 같아요.
중고등학생 때도 계속 문화재단에서 공연을 꾸준히 봤고, 악기를 배우거나 합창단을 하는 등 자연스레 문화예술에 스며들었어요. 진정한 ‘연뮤덕'이 된 건 성인 이후부터고요.
어떤 공연으로 인해 완전한 '연뮤덕'이 되었나요?
1인극 연극 <온더비트> 에요. 저는 강기둥 배우로 봤는데, 정말 추천합니다! 충격과 감동을 받아서 유일하게 2번 본 공연이에요.
중소극장이라 배우의 내면 연기가 더욱 잘 보였고, 음악과 결합된 연극이라 더 좋았어요.
주인공이 무대 위에서 계속 드럼을 치거든요. 감각적인 조명과 어우러지는 드럼 연주, 그 드럼 연주에 완전히 몰입 한 배우를 보는 건 짜릿하답니다.
저는 소외자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차별, 소외 이러한 키워드에 자꾸 마음이 가더라고요. <온더비트>에 나오는 드럼을 좋아하는 자폐아 ‘아드리앙'도 어떻게 보면 소수자이고, 한 편으로는 순수한 면도 있는 친구에요. 아마 독자분들도 이 극을 보고 난 후에는 ‘아드리앙’을 사랑하게 될 걸요? 그리고 한 번 꼭 안아주고 싶을지도요.
공연은 얼마나 자주 보나요?
그리고 왜 보나요?
관람한 공연, 전시 티켓을 모아두는 앨범
한 달에 한 번은 꼭 보는 것 같아요. 다음 달에 볼 작품으로는 '위대한 개츠비'를 예매해뒀어요.
왜 공연을 보냐고 물으신다면, 제 삶의 낙이기 때문입니다!
공연을 보면 감정 해소가 돼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재밌거든요. 그리고 가끔은 인생의 교훈을 얻기도 하고요.
모두가 숨 죽이고 함께 같은 곳을 보고 있는 그 순간도 너무 좋아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같은 감정을 공유 받고 각자의 경험 안에서 스스로 위로 받을 수 있으니까요.
가장 최근에 본 공연은 뭔가요?
바로 어제 보고 온 뮤지컬 <멤피스>입니다. 초연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재연 할 때 보게 됐어요. 박강현-유리아 페어를 다들 최애 페어로 꼽길래, 저도 설렘을 가득 안고 그 페어로 봤답니다.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특히 <멤피스>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직도 기억나요. 뮤지컬의 매력은 보고 난 후에 설렘이 더 커진다는 거에요.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뮤지컬 넘버를 들으며, 사람들의 반응이나 리뷰를 보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하거든요.
공연장에서는 다들 조용히 해서 각자의 감상을 듣기가 어려운데, 저는 저말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는지가 그렇게 궁금해요. “난 이렇게 느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내가 못 본 부분을 이 사람은 봤네, 흥미롭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리뷰를 읽다보면, 또 다시 내 머릿 속에서 그 뮤지컬이 재생되거든요. 그럼 정말 그 때부턴 그 뮤지컬이 제 가슴 속에 살아 숨쉽니다. 멤피스도 그래서 어제 공연을 보고 그 과정을 거쳤더니 더 좋아졌어요 (♡)
그렇다면 공연 업계에서 일 하는 것을 꿈 꾸고 있나요?
어떤 진로를 가지고 있나요?
공연예술과 국제교류, 이 두 키워드를 연관 짓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저는 문화 예술 현장에 있을 때 가슴이 뛰더라고요. 한국도 좋지만, 특히 외국 문화 행사요. 당신의 직감을 따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제 가슴이 제가 갈 길을 끊임없이 얘기해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마음을 충실히 따르려 합니다.
외국 공연 작품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일, 혹은 그 반대의 일들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공연, 전반적으로는 예술이 가진 소프트 파워로서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올바르게 하는 게 꿈입니다. 예술은 반드시 공익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사회를 부드럽게 잘 바꾸어 왔고, 앞으로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사실 저는 몇 주전까지만 해도, 졸업 하고 예술경영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목표였어요. 근데 완전 달라졌어요. 문득 “인생이 너무 재미없을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대학원을 가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는데, 좀 미루고 싶어요. 왜냐면, 대학원에 가면 2년동안 열심히 예술경영 앉아서 공부할테고, 그러면 이후에 내가 원하는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을테고. 그러면 이제 30년 간 인생이 안정적이잖아요. 근데 전 그게 싫더라고요. 새로운 변화를 전 좋아하거든요.
20대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도전을 하라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졸업하고 영국 워킹 홀리데이를 가보려고 해요. 사실 작년에 6개월정도 이탈리아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산 적이 있어요. 그 때 당시 이방인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게 너무 싫어서, 다시는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지 않겠다고 다짐 했었는데…. 그 다짐이 깨졌네요. 제가 좋아하는 문화 예술, 특히 공연 예술이 가득한 영국 런던으로 가서 극장에서 일도 해보고, 에든버러 페스티벌도 가 보고. 벌써 설레는 기분입니다! 인생의 2막이 펼쳐질 것만 같은 좋은 확신이 들어요.
하필 왜 많은 나라들 중에 영국인가요?
영국은 문화예술, 특히 공연예술을 좋아하는 제게 천국이거든요.
작년 교환학생 기간 중에 영국을 혼자 여행한 적이 있어요. 너무 제 스타일이어서 유일하게 2번이나 방문했던 나라인데요. 저는 보통 문화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서 여행을 해요. 그런데 영국 런던은 그런 제게 너무나 딱 맞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가득한 문화 예술의 성지였어요.
특히 뮤지컬이 가득한 웨스트엔드 거리를 걷는 순간은 정말이지 벅차고 행복했어요.
그래서 영국에 가서, 극장에서 일하는 게 현재 제 버킷 리스트입니다.
그리고 영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가 열려요. 이 또한 방문하는 게 꿈이에요.
그리고 대부분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무료 입장인 영국...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제게는 최고의 나라가 아닐까요?
그럼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나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저는 그냥 제가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갈 것 같아요.
항상 모든 것에 최선을 다 하고, 내 가슴이 뛰는 곳으로 움직이는 방향으로요.
대신, 나를 너무 몰아세우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남 시선을 너무 신경쓰기보다, 내 자신을 더 아끼고 신경쓰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길을 가면서, 그 과정을 잘 기억하고 즐기는 사람이 될 겁니다. 그리고 예술이 가진 소프트 파워로서 세상을 다채롭고 따뜻하게 하는 사람이 될 거에요!
In the end they'll judge you anyway.
So do what you want.
어차피 사람들은 멋대로 당신들을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