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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물음표를 더하는 연습


 

기획은 특별한 사람만의 능력이 아니다. 매일의 작은 관찰, 사소한 궁금증, 반복되는 일상에 던지는 질문들이 쌓여 기획의 힘이 된다.

 

『매일의 영감 수집』은 그런 '기획의 원천'을 일상 속에서 길어올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저자가 아버지를 잃고 흔들렸던 마음을 '리추얼'로 회복해갔다는 이야기였다. 나 역시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무력감에 깊이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밖으로 나가 러닝을 시작했다. 달리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 오히려 편했고, 다음 러닝을 기다리며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단순한 행동이 나를 다시 끌어올려 주었다.

 

이 책이 말하는 '작은 것의 힘'은 관찰에도 해당된다. 무인양품의 케이블 케이스를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왜 색상이 무채색뿐인지, 왜 거치 기능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단순히 쓰는 물건이 아니라, 사용 맥락을 고려해 설계된 결과물이란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기획자의 시선까지 상상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난 뒤, 일상의 풍경도 다르게 보였다.

 

러닝 어플의 '클리어 도장' 하나를 보며, 다른 사람들은 왜 이 어플을 쓸까? 어떤 주기로 운동을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텀블러를 사용하며는 왜 텀블러를 쓰게 되었는지,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들이 진짜 어떤 마음으로 텀블러를 쓰는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작은 순간에 물음표를 붙이면, 그건 그냥 지나치는 일이 아니라 의미 있는 정보가 된다. “모아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더라”는 내 생각처럼, 메모나 기록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나도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는 작더라도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습관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퍼블리 뉴스레터의 설문 기획이었다. ‘원하는 주제가 있다면 알려달라’는 설문에 응답하면, 관련 아티클이 나왔을 때 알려준다는 안내가 있었다. 이건 단순한 피드백 수집이 아니라 ‘진짜로 듣고, 반영하고, 다시 연결하는 기획’이었다. 사용자와의 관계를 정말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회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 주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 나는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며, 알바와 면접 준비 사이에서 무력감을 느꼈지만, ‘밀도를 높이자’는 다짐 하나를 얻었다. 이것도 회고의 힘이 아닐까 싶다. 지나간 시간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다음 걸음을 준비하게 해준다.

 

『매일의 영감 수집』은 기획자뿐 아니라, 무기력한 일상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일종의 자극이 되는 책이다. 평범한 순간에 질문을 던질 용기, 흔들릴 때 돌아갈 수 있는 나만의 루틴, 그리고 ‘무심코’ 지나치지 않으려는 태도.

 

이 책이 남긴 건, 그런 삶의 자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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