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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정의하는 바는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창의성’ 하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능력을 공통적으로 떠올리곤 한다. 또, 누군가 창의성을 갖추고 있다면 남들보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재라 치켜세운다.


그런데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을까?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는 우리가 당연시해 온 창의성에 대한 통념적인 믿음을 부수고, 정치적, 교육적, 자본주의적 배경에서부터 각기 다른 블록으로 쌓아 올려진 창의성의 역사를 소개한다.


그 과정에서 창의성은 정책 연구가, 정치인들에게는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묘책으로 이자, 심리학자들에게는 그 개념과 발달 가능성을 논하는 데 있어 뜨거운 논쟁거리이기도 했으며, 유난히 말썽을 피고 이리저리 튀는 행동을 하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희망이 되기도 했다.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이토록 변모해 온 창의성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다른 어느 것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것 같던 창의성이라는 개념도, 앞서 말한 것처럼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그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장치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창의성은 누군가의 분명한 필요에 의해 각인됨으로써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이 되었다. 그리고 그 효과와 가능성도 어느 정도는 부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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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에 따르면, 창의성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미국으로 수많은 시선이 쏠리게 된 것이 원인이다. 소련이 항공우주 기술에서 앞서가는 한 편 ‘미국은 무얼 하고 있는가’ 하는 불안함이 팽배했고, 이를 잠재우기 위한 새로운 인재와 인재상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홍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연구가 활발해졌다.


창의성의 위상이 이리도 높아진 것은 창의성의 명백히 월등하고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의 통제와 관리 면에서 분명한 수요가 있었고, 이후 등장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표적으로는 광고업계가 또다시 창의성의 개념을 확산하고 재생산하면서 지금에까지 이르렀다고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런 명백한 자본주의의 논리 속 견고해진 창의성이라고 하더라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에게만큼은 순수한 연구 대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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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학자가 ‘창의성의 아버지’라 불리는 토런스이다. 그림을 그려 창의력을 측정하는 유명한 TTCT 테스트를 발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창의성 연구는 학교에서 유독 ‘튀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의 특이성을 따듯하게 감싸주는 역할을 했다. 정해진 시험 답안 대신에 생각지도 못한 답을 한다던가, 교과서 구석구석에 형태 모를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을 문제아가 아닌 창의적 인재로 규명하면서부터였다.


문제아를 자녀로 둔 부모님들이 그에게 수많은 감사 편지를 쓰기도 했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롭다. 토런스의 관심은 온통 학교에 있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창의성에 향했지만, 그의 일화를 읽다 보면 결과적으로 ‘그의 연구 업적 그 자체가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창의성의 결정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속칭 ‘문제아’에 대한 기존에 없던 시각을 제시하면서 수많은 부모와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에너지를 불어넣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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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모두 읽고 나면 책의 제목과는 반대로, 창의성에 집착하지 않는 시대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나는 이른바 ‘창의성의 종속’에서의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가져야만 했던 ‘창의성’이라는 능력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정치, 교육, 산업과 공존해 온 창의성의 역사를 ‘창의성의 집착하는 시대’와 함께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어떨까. 창의성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순간 창의성에 대한 진정한 해방과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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