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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마치 어항 속을 걷는 것 같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무척 재밌는 말이라고 생각한 동시에, 이 말은 어딘가 꿉꿉하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여름은 굉장히 아름답고, 밝고, 반짝이지만 내게 여름은 습기 때문에 무겁고, 상반기가 마무리되며 공허하고 지치는 기간이었다. 다들 이렇게 힘든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 걸까, 하며 어항처럼 눅눅한 학교의 숲을 아주 오랫동안 걸었던 시간이 있다.

 

습한 것을 싫어하기에 움직일 때마다 습기가 몸에 들러붙는 느낌도, 몸이 축 져지는 기분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해보지 않던 경험을 스스로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경험이다.

 

이렇듯 늘 지내던 실내가 아닌, 어항에서 걸은 듯한 경험 또한 앞으로의 여름을 버티는 기억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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