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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달에 데려다 줄게."

 

연인 간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 올 때면 우리는 상대방에게 비현실적인 문장들을 늘어놓곤 한다. 하늘에 있는 별을 따다 줄 수 있는지, 혹은 위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 목숨을 바쳐 서로 구해줄 수 있는지와 같은 것들을 말이다.

 

이 글에서 살펴볼 <사이버펑크 : 엣지러너>는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살아가는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의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 작품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소위 ‘명문’이라고 불리는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명문 아카데미라는 이름에 걸맞게 데이비드가 다니는 아카데미의 학비는 만만치 않았으나, 데이비드가 ‘아라사카’에 소속되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던 어머니는 무리해가며 학비를 마련한다.

 

같은 일상을 보내던 때, 어머니와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길에 범죄 집단에 휘말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불행하게도 휘말린 사건에 의해 주인공의 어머니는 사망하게 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밀린 월세를 혼자만의 힘으로 갚아야 하는 신세가 된 데이비드는 결국 아카데미를 관두고 ‘루시’라는 인물과 만나 범죄 집단에 들어가게 된다.

 

줄거리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사실 인물들 간의 관계성보다, 인물들에게 놓인 상황들에 집중한다.

 

사이버펑크 세계에선 신체를 기계로 개조하는 것에 어떠한 도덕적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며,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보다 돈이, 그리고 기계가 우선시 되는 사회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데이비드와 루시가 처음 만났을 당시, 루시는 자신의 꿈인 달을 보여주며 달에서 사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루시에게 데이비드는 자신이 달에 데려다 주겠다며 약속한다.

 

나는 이 ‘달에 데려다 준다’는, 우리에겐 할 수 없기 때문에 비현실적이고, 데이비드와 루시에겐 가능성은 있지만,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기 때문에 약속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 둘만의 약속을 굳게 맹세하는 장면을 보며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을 느꼈다.

 

후반부로 향할수록 데이비드는 자신의 몸을 계속해서 기계부품들로 개조하게 된다. 신체능력은 무서울 정도로 향상되어갔지만, ‘사이버 사이코’, 즉 신체 개조를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정신조차 기계에 지배되는 증상을 겪게 되며, 끝내 이성을 잃고 ‘인간병기’ 그 자체가 되는 위험을 맞닥뜨리게 된다.

 

결말만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결국 데이비드는 루시와 함께 달에 가지 못한다. 그리고 루시 또한 달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룬 모습이 아닌, 달로 여행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품은 끝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했으며, 꿈 역시 완벽하게 이룬 것이 아닌 이 작품의 결말은 보는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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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기억되는 방법은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죽느냐다.” 


낭만적인 사랑의 끝은 모두가 살아남은 상태에서, 그들이 그렸던 미래를 현재로 삼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반쪽짜리 희망과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낭만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되었다.

 

그들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영원을 약속했으나, 영원과는 거리가 먼 결말을 맞이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데이비드가 죽었기 때문에, 루시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 속 그들은 영원히 존재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들은 열정적이었기 때문에 비극이 되었으며, 미완성되었기 때문에 완벽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미안해, 달에는 같이 못 가줄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작품을 보며 위로가 된다거나,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의욕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슴 졸이면서 보게 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삶의 희망이라곤 없는 세상 속에서 서로의 꿈이자 영원이 되어주는 작품을 보고자 한다면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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