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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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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자가 연인에게 쓴 편지를 엮어두었다.

 

화자는 우주 어딘가에서 군 복무 중이고, 그 곳은 지구에서 180시간 떨어져 있다. 둘 사이의 시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둘이 지구든 우주 어디든 함께 살기 위해서는 지금 우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끝나야 한다.

 

지구인과 우주인은 그 출신부터 다르다.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온 둘의 간극을 좁히는 건 어쩌면 노력으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는 화자와 연인 사이의 개인적 관계에서도, 지구 사회와 우주 사회 간의 이해에서도, 그리고 두 존재가 같은 적에 대해 투항하는 전쟁 중에도 계속해서 장벽이 된다.

 

너는 모르겠지. 그런 건 없다고 말할지도 몰라. 하지만 함대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지구 출신과 나 같은 우주 태생 사이에 가로놓인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수도 없이 봐왔어. 그건 말이야, 사소해 보여서 더 본질적인 그런 차이야. 그만큼 각자의 삶에 밀착돼 있지. 은연중에 튀어나오고, 충돌이 생길 때마다 상대가 나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그 무언가. 나만 그런 건 아닌 모양인지, 지구에 애인을 둔 수많은 우주 태생 동료가 똑같은 고충을 이야기해. 우리끼리 모여서 그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진짜로 지구 출신과는 다른 인류가 돼버린 게 아닌가 싶어. 115-116p

 

 

 

2


 

"보고 싶었어" 하고 내가 너에게 말했을 때, "나도" 하고 네가 나에게 대답해주기까지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던 그 순간을, 나는 행복이라고 기억해. 사랑한다는 너의 말에 단 한 순간도 망설임 없이 대답해도 너에게 닿는 데 17분 44초가 걸리고 그 말에 대한 너의 대답이 돌아오는 데 또 다시 17분 44초가 더 걸리는 지금의 이 거리를 두고 내가 가장 숨 막히는 게 뭔지 아니? 그건 대답이 돌아오기 전까지의 그 긴 시간 동안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갑갑함이야." 35-36p

 

사랑에 시차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언젠가 나는 연인과 편지로만 대화를 나누었던 때가 있었다. 보통 편지를 보내고 나면 3일이 지나 상대에게 도착하고, 상대의 답장을 받는 데에는 3일의 시간이 더 걸렸다. 그러면 나는 편지를 보내고 6일이 지나고 나서 답장을 받아보게 되는데, 편지를 쓰는 날까지 고려하면 거의 일주일 만인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전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다. 일주일 간 각자가 살아온 날들은 가끔 우리를 이전과 전혀 다른 존재로 만들기도 한다. 우리 사이의 가장 근본적인 사랑해라는 말조차 그때와 지금의 의미가 다르다. 그 간극을 가진 채 기대하는 서로에 대한 완전한 앎과 소통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가끔 불안해하며, 서로의 지속과 불변을 바라고 짐작할 뿐이다.

 

그럼에도 170시간 멀리 떨어진 지구에 있는 너를 사랑하며, 함께 살기를 기대한다는 건 불완전하기에 더 낭만적이다.

 

우주 출신과 지구 출신이 가진 장벽을 절대 넘을 수 없을 것을 알지만, 우주 출신인 내가 지구의 중력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것이 분명하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상처를 주고 받는 날들이 앞으로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반지를 쥐고 전쟁에 참전하는 화자가 이 우주 전쟁 소설에 낭만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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