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사회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나에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사실 아주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옛날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내 세상의 전부였고, 그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한 명의 작은 힘을 믿었다. 내가 소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믿었다. 나는 사회가 행복했으면 했다. 사랑과 평화를 외쳤다. 진부하다고 생각한 것을 진부하지 않다고 외쳤다. 모두가 나를 히피라고 불렀다. 나는 그것이 썩 마음에 들었었다.

 

한창 '퀸'의 전기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엄청난 유명세를 얻고 있을 때, 나는 머리를 염색하고 뽀글거리게 컬을 넣었다. 남들이 보기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화장을 했다. 남들이 SNS에 올릴 만한 복장과 자세로 SNS에 올릴 만한 장소를 다닐 때 나는 내가 좋아하는 복장과 자세로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 갔다. 그리고 두 손가락을 펼쳐 올렸다. "사랑과 평화!"

 

하지만 맨 앞 줄에 썼듯, 지금의 나는 사회에 순응하며 고개를 숙이고 산다. 사회가 가진 무게에 허리는 구부정해져선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을 공부한다. 남들보다 튀어보이지 않고 최대한 묻힐 수 있는 모습이 되어서 무표정으로, 무채색으로 살아간다. 이젠 새로운 것에도 큰 기대 없이 어차피 진부해질 것이라며 원래 하던 것이나 하는 재미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소사회는 감정 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대사회는 사랑과 평화로는 폭력과 갈등을 막아낼 수 없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전히 "사랑과 평화!"하고 외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젠 침묵을 선택했다. 침묵하면, 편하니까. 나는 언제부턴가 실리를 찾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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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버스에서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이어폰을 건네 받아 왼쪽 귀에 꼈다. 귀에 끼자마자 들린 멜로디는 아주 익숙하고도 감미로운 것. '퀸'의 'Love of My Life'였다. 보통 록 음악은 전자기타가 "지기지기장장"하고 울리고 둔탁한 베이스 소리와 심장박동을 닮은 드럼 소리가 보컬을 받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퀸'은 피아노를 록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창조해냈다. 좀 더, 부드럽고 간지러운.. 사랑스러운 음악이라고 표현해볼까. 서정적이면서 단호하게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소리가 프레디 머큐리의 애절한 음색과 어우러져서 아주 좋아하는 노래다. 내 삶의 사랑과 함께 듣는 'Love of My Life'는 참 사랑이 가득하다고 느꼈다. 사랑, 그래, 사랑.

 

생각해보면, 사랑이라는 건 별 다를 게 없다. 아끼고 귀애하는 마음이 사랑이다. 그것이 지속되어 갈등조차 사랑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상태가 오면 우린 그걸 평화라고 부른다. 사랑과 평화, 그건 그렇게 큰 가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우린 사랑하기 어려워하고 평화를 어색해해서 항상 갈등과 폭력이 있는 상황 속에서 무관심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것을 익숙해할까. 그것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분명 실천할 수 있는 것인데도 우리가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변에 건네는 진심 어린 작은 인사와 감사함의 표현에도 사랑이 들어가있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웃음에 평화가 가득하다. 우린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순간을 창조해낼 수 있다.

 

나는 요즘 다시 "사랑과 평화!"를 되새기고 있다. 나조차 내면의 사랑과 평화가 부족한데, 어떻게 밖으로 실현시킬 수 있겠냐는 마음이다. 따라서 주변인과 나 스스로에게 애정을 좀 더 담아내는 노력을 하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고자 물방울이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고요한 호숫가의 표면을 상상한다. 물방울이 하나 떨어진다. 똑, 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물방울이 표면으로부터 튀어오른다. 동시에 표면도 일렁인다. 그것이 잔잔하게 퍼져나간다. 그 움직임이 너무 멀어져 점차 보이지 않을 때 쯤, 다시 물방울이 떨어진다. 나는 이런 류의 명상을 통해 마음 속의 평화를 유지하고 애정을 품고자 노력한다. 계속 노력해서 평소에도 잔잔한 수면의 마음을 만들 것이다.

 

사랑하자, 그래서 평화롭게 살자. '존 레논'의 'Imagine'에도 나오지만, '노력한다면 쉬울 것'이다. 우리 모두 이런 면에선 약간의 히피스러운 사상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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