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를 샀는데 딸려 온 짐이 한가득했다. 화면에 덮을 액정필름을 사고, 태블릿에 끼울 케이스를 사고, 그걸 담을 파우치를 사고. 철 덩어리를 이중삼중으로 꽁꽁 싸맸다.
그러다 종종 들고 다니던 책을 봤다. 책끝이 헤지고 종종 잘못 접힌 채 가방에 넣어둬서인지 곳곳이 구겨져 있었다. 아끼던 시집의 표지에 흠이 난 걸 보고 뜨끔했다. 책 케이스는 없나? 하고 생각했었다.
책을 담아요

그러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코코의 하루 북 파우치를 받게 되었다. 소개와 함께 쓰인 손편지, 코팅된 조각천 책갈피, 그리고 북 파우치. 곳곳에 애정이 담겨있었다.
패키징을 샅샅이 파헤쳐보는데, 아마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정말로, 좋아하던 책을 갖고 다니다 닳아버린 표지를 보고 북 파우치를 만들게 되었단 뒷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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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책은 들어갈 만한 크기다.
꽤 다양한 디자인 중에서, 내 것은 동양화 느낌이 물씬 난다. 똑딱 닫는 단추도 나름 귀엽다. 슬쩍 얹어 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는 꼭 들어맞았다. 활자가 휘발되지 않게 꽁꽁 파우치에 넣어두다 파우치를 열어 책을 꺼내면 서향이 풍겨올 것만 같았다.
소개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담는 그릇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담는 그릇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것의 가치를 존중해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우린 고철 덩아리를 담아왔다. 그게 가치 없단 뜻은 아니다. 그러나 정작 정말 가치있게 여기던 것들을 마구잡이로 보관해온 노릇일지도 모른다는 거다.
누군가가 한 땀 한 땀 만들어낸 폭신한 천에 책을 담자. 이제는 책을 흠내고 구기고 망가뜨리지 말자. 활자를 사랑이라면 그 활자를 고이 모아 보관해보자. 적어도 글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북 파우치에 책을 모시고 다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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