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가면서 머무르고 지나치는 공간과 순간은 얼마나 될까. 너와 내가 만나 안부를 묻고 나누는 인사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네가 서성일때>는 로비라는 특정 공간의 특성을 살려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스쳐 지나가는 길과 어딘가 속해지는 장소 그 연결선상에 있는 로비를 통해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사소하지만 특별한 순간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마주하거나 스쳐가는 것이 아닌, 서성이는 한때의 중요함과 무게감을 공유하며 많은 것이 스쳐 지나칠 수 있는 로비에서 서성이며 서로의 상처를 알고 위로한다는 것. 아주 낯선 사람들, 환경에서 우리들은 서로에게 위로를 받고 살고 있기에 지금까지 함께 어딘가를 서성이며 힘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1. 로비의 장소성
로비는 공간의 출입구로써 사람들이 드나들고 만남과 헤어짐의 행태가 일어나는 곳이다. 어떤 목적성을 띠고 있어 머무름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 계속해서 순환하고 흐름이 생기는 공간인 것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스쳐 지나가고 때로는 서성이며 각자의 삶을 살아갈 것이고, 로비는 늘 그런 사람들의 드나듦으로 가득할 것이다.
2. 서성이는 사람들
그러나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은, 이곳에 좀더 오래 머무를 것이다. 다음 행선지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이어지는 일정까지 시간이 남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로비에 서 있을 것이다.
잠깐씩 스쳐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잔상처럼 기억에 남아 둥둥 떠다니다 사라져 버릴 테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그들을 기억하고 머릿속에 남기기 위해 시간을 내어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성이다: 한곳에 서 있지 않고 주위를 왔다 갔다 하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계속해서 흐르는 시간을 잠시 붙잡아, 빠르게 사라지는 한때의 무게를 새삼 느끼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환경으로부터 생각지 않았던 위로를 받는다면 더욱 좋다. 우연한 서성임으로 얻게 된 힘과, 곧 스쳐갈 것이기에 더 소중하고 반가운 인사들이 새롭게 나를 채워줄지도 모른다.
배회하던 이들도 여러 번의 지나침을 겪고 나면, 이내 로비를 떠나 어디론가 향할 테지만 서성임의 위로만은 마음 속에 기분좋게 자리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위로의 순간이 기획 의도와 비슷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극에서는 어떤 이야기로 ‘네가 서성일 때’를 보여주며 울림을 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떠날 것인지, 머무를 것인지 고민하며 서성이는 이들이 순간의 지나침으로 서로에게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과 같이 멈추어 있는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동질감일까, 바삐 움직이는 다른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생동감일까.
“단순한 이야기 구조 안에서 삶의, 살아감의, 사람의 매력을 담뿍 느낄 수 있는 극”
- 정승현 연출
3. 서로단막극장

[서촌공간 서로]는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해 있으며, 2015년 4월에 개관했다. '서촌공간 서로'는 70석 정도의 객석 규모로, 아담한 공간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블랙박스 형태의 무대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변형이 가능하여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촌공간 서로'는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통해 예술가들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표현의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가까운 거리에서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즐기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