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막극[one act play]
① 형식적으로는 막이 여러 개인 극과 대비되어, 막이 하나인 극으로 하나 이상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에는 단막극의 하위 장르로서 10분짜리 짧은 드라마인 “플래시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② 단막극은 일반적으로 짧은 이야기(short story)에 상응하는 것으로, 하나의 에피소드나 상황, 두 세 명 가량의 인물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꾸만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것들 사이에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된다. 내가 바빠질수록, 내가 달려갈수록 주위는 흐릿해진다. 카메라의 초점을 한곳에 두면 주위가 희미해진 것 같이 풍경은 사라지게 된다.
눈을 마주치면 인사를 하지만, 순간이다. 오늘 내가 쟤를 봤던가? 나는 나의 목적지를 향해 걸어갈 뿐이었다. 아는 이가 지나가도 과정이다. 스쳐 가는 많은 풍경과 함께 시간이 흐르고, 하루가 지나간다.
마주한다.
목적지에 다다르면 마주한다. 마주함은 하루의 사건이 된다. 오늘 했던 일, 오늘의 일과. 목적이 어떤 것이든 만남은 목적을 실현하고, 그 자체로 특별하다.
우리의 삶은 스쳐 지나감과 마주함으로 구성된다. 알게 모르게 지나가는 것들과 내가 향하는 것들. 스쳐 가거나 마주하거나. 늘 반복되는 틀 속에서 언제 우리는 여유를 갖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을까?
서성이다.
나에게 자꾸 스쳐 감의 순간이 늘고 있다. 더 바쁘게, 더 빠르게 하루를 보내다 보니, 전처럼 혼자 사색할 시간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도 줄고 있다. 나에게 스쳐 감과 마주함 사이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나의 속도가 너무 빨라져 마주함과 스쳐 감만이 남았다고 느꼈을 때, "2019 서로단막극장"의 두번째 단막극인 <네가 서성일 때>를 알게 되었다. “서성인다” 서성이는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스쳐 감과 마주함 사이에 있는 그 어떠한 여유 혹은 공백을 “서성임”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점에 놀랐다.

사실 조금 지루한 공간이기도 했다. 나의 뜬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던 만큼, 공간 자체도 떠 있는 것 같았다. 그곳에서 무언가 목적이 달성되기보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 혹은 그 과정 어디에 있는 공간. 로비를 위로의 공간으로 해석한 <네가 서성일 때>가 신선했다.
이 연극을 보고 난 후 나는 우리 기숙사 로비를 다르게 마주할까?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 연극을 보고 내가 마주하는 로비가 새로운 공간이 된다면 좋겠다. 내 인생에 특별한 순간이 추가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스쳐 감과 마주함의 반복으로 지친 내 삶에, 이 연극을 통해 알게 될 나의 “서성이는” 시간을 더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로비라는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하고, 나에게 기다림이 버리는 혹은 남는 시간이 아니라, 나의 삶의 “서성이는”이라 일컫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 나에게 충분한 위로가 될 것 같다.
로비뿐 아니라, 스쳐 가느라, 내가 바라보고 싶은 것만 보느라 놓쳐온 많은 것들을 다시 둘러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어느 순간이라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나의 주변에는 분명히 많다. 그것들을 마주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서촌공간 서로는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해 있으며, 2015년 4월에 개관했다. ‘서촌공간 서로’는 70석 정도의 객석 규모로, 아담한 공간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블랙박스 형태의 무대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변형이 가능하여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촌공간 서로’는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통해 예술가들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표현의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