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소개하기 전에, 공연 장소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그 위대한 햄릿의 각색작품을 화려하고 거창하고 웅장하지 않은, 소소하고 사소하게 표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연극 장소, ‘서촌공간 서로’는 말한다.
블랙박스 형태의 무대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변형할 수 있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공간이고, 앞으로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며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통해 예술가들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표현의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런 사소하고 소소한 장소에서 나오는 작품은 그렇기에 더 특별하다.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한 장면과 한 대사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배우와 관객과의 소통도 가능하고.
처음엔 햄릿의 공연을 떠올렸을 때, ‘그 위대한 셰익스피어를 내가 본다고?’라고 생각했다. 한 번도 정통 연극이나 위대한 작품의 연극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셰익스피어는 내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훌륭한 작가이다.
셰익스피어가 04.23에 죽어서 04.23은 ‘작가의 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그동안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과 4대 비극에서 각색된 작품은 상당히 많다. 영화, 뮤지컬, 음악 등등 많은 분야로 파생됐다. 레퍼토리 하나하나가 인물도 많고 스토리도 길어서 이 공연처럼 소박하게 표현한 작품은 내가 아는 한, 없는 거로 안다.
등장인물도 3명으로 줄이고, 연극 시간도 60분 이내이다. 과연, 너무 궁금하다. 이 대서사를 어떻게 풀어낼지, 죽은 자인 햄릿이 오늘날 다시 살아서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70명 소수의 사람에게 짧고 굵게 전달하고자 하는 게 무엇일지.
이 작고 꽉 찬 곳에서 울려 퍼질 그의 말을 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