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다락에서...
시절을 간직한 채 잊혀졌던 인형들이 하나씩 살아납니다.
감각적인 은밀함을 느끼다!
일상에 지쳐 피곤할때 클래식한 분위기로 우리 스스로를 달래고 싶다면 '다락극장'으로!
우리의 고된 심신에 어린 시절 잊혀가고 있거나 혹은 잊혀졌던, 소중한 인형과 장난감들로 당신을 다독여주는 곳!
Section 1. 다락극장의 분위기를 전하다 - 아늑함과 그로테스크함

처음 이 곳을 찾아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묘했다. 내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근접한 표현을 찾자면 바로 이것이다.
"어린 시절 어느 할아버지의 골동품 가게를 들어갔을 때, 신기하고도 무서운 느낌을 풍기는 무수히 다양한 물건들과 그 앞에서 시계를 고치고 있을 할아버지."
너무 거창했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표현하겠다.
"와, 은밀하고 아늑한 공간이구나."
때마침 들려오는 노래는 '오, 샹젤리제.' 유쾌하고도 귀에 익은 음들은 분위기에 맞추어 더욱 감각적인 은밀함을 더했다. 다락극장의 분위기를 덧붙이자면 그로테스크하기도 했다. 그로테스크하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외관이나 분위기가 괴상하고 기이하다는 뜻을 의미한다. 소름끼치는 코믹이 작용, 왜곡, 그리고 희화화된 낯선 표현으로 나타나며 흉측하고 우스꽝스럽다는 말이다. 이 느낌은 아마 방문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 그로테스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체코의 위대한 마리오네트 인형들이 여기저기 걸려있었고 그들은 호러스러움을 자아내는 형상을 하고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뼈로 되있는 마리오네트.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태아를 배에 앉고 있는 마녀라고 하기도 뭐한 시체같이 생긴 기괴한 여자. 심지어 어여쁜 소녀도 마리오네트 특유의 목각재질과 인형에 달린 줄들이 두드러져 경쾌한 음악이 다락극장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이 곳은 호러극장이 되었을 법도 했다.
'하지만 뭐, 호러스러운 극장도 나쁘진 않아!' :)
다음 사진들은 그로테스크하다고 느낀 이유의 마리오네트들 ^.^


무시무시한 해골 여인이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웃고 있는 그녀...^ ^;;

예쁜 소녀의 마리오네트. 체코 전통의상을 입은 듯한 그녀는 비교적 다른 마리오네트보다는 상쾌하지만,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섬뜩해보이는 것은 마리오네트 특유의 느낌인 듯 하다. 혹은 신이 마지막으로 불어넣은 숨결의 종착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Section 2. 공연의 시작 - 구석을 찾는 우리의 속성
의외로 내가 놀란 것은 공연의 시작을 위해 극장(카페같은 공간)의 입구와 문을 차단하고 완전히 셔터를 내려버린 부분이었다. 사실 연극이나 영화를 볼 때를 생각하면 빛 차단은 당연한 사실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 곳은 분명히 앞서 말했듯이 '다락'이다. 가게 문을 내렸다면 정말로 밖에서 봤을 때 이 곳은 문을 닫았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을 터였다. 실제로 우리들은 그 안의 은밀한 곳에서 웃고 놀며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조그만 장치는 어릴적 동네친구들과 일부러 어두운 곳을 찾아 그 속에서 놀던 기억을 아득하게 상기시켜 주었다.
또한 어느 심리학자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구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가만히 우리 주변을 떠올려 보자. 지하철에서 끝자리가 항상 먼저 찬다. 식당이나 카페도 가장 구석지거나 아늑한 자리에는 항상 누군가가 먼저 진영을 치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이렇게 모서리부분과 구석진 자리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바로 타인으로부터 자신만의 세계, 영역을 지키고 싶어서라고 한다. 이러한 경향을 보면 어릴 적 이불서랍 속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잠을 자거나 수납장이란 수납장은 몸이 들어가는 한 모두 들어가보고 싶은 욕망들은 다락극장의 장소성과 연관되는 것임을 짐작해 보았다.
Section 3. 스타일 - 인상깊은 그들의 공연. 세속성과 정체성.
그들의 공연은 크게 세속적 내용과 아마 체코의 독자성과 관련되 보이는 정체성을 찾는 내용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두가지의 공연이 크로스하면서 전개되는데 관객의 흥미성과 교훈성을 동시에 살린 듯하여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하며 보았다.
무엇보다도, 직접 인형을 제작하고 극을 각본, 연출하며 곡을 작곡, 작사하며 체코의 인형극을 이어나가는 인형술사 두 분의 유쾌한 모습들은 정말 스스로가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이 가장 인상깊었다. 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다시 극으로 넘어가면, 세속적 내용은 패관문학처럼 살짝 야한 이야기도 들어가 있었다.
'꼬꼬 부부'의 내용을 우리 인간에게 일어나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각색하여 우화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듯 했다. 각자 돼지부부와 바람이 나서 서로에게 위기가 오고, 두 번째 위기는 늙은 꼬꼬들이 양계장으로 가서 치킨으로 우리들의 입에 먹히는 비극이었지만 2번째 위기는 마치 꿈처럼 허상으로 일어나는 것이며 다시 꼬꼬 부부는 금슬 좋게 잘 살았다는 스토리의 인형극이었다. 이들이 희화화하는 내용은 정말 한 번 웃기에 충분했으나 그 이면에는 인간으로서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하는 여러 문제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원초적인 문제들 말이다.
-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 왜 배우자에게 싫증이 날까? 바람이 나는 이유는 뭘까?
- 삶의 이유는?
등등 말이다. 필자가 너무 심각하게 접근했다는 느낌이 살짝 있지만, 어쨋든 웃음이 극장에 가득했고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두 번째 맥락이다. 정통 마리오네트를 볼 수 있는 파트이다. 많은 종류의 연출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백발의 피아니스트'와 '인형과 인형술사의 대면'즘으로 불리울 수 있는 연극이었다.
백발의 피아니스트 마리오네트는 무엇보다 연출 효과가 뛰어났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는 연출은 태풍과 비, 꽃비, 눈으로 멋지게 표현되었다. 피아노연주를 듣고 있자니 마치 그 마리오네트는 목각인형 그 이상의 무언가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피사체 같았다. 누구나 마음 한 켠에 대상에 대한 아련함을 간직하고 있을 것인데, 그 아련함의 감정을 톡 터트리는 마리오네트였다.
인형과 인형술사의 대면은 시사하는 바가 깊었다.
하얀 소복을 입은 나무꾼같이 생긴 청년이 자신의 몸에 연결된 줄의 정체를 알기 위해 줄을 타고 그 위로 오른다. 마침내 자신을 움직이는 정체가 '인형술사'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엄청난 놀람과 절망감을 가지게 된다.
결국, 온전하게 순수하며 완벽한 '자아'를 위해 자신의 생명과 같은 줄을 스스로 놓아 낙하하여 죽는다.
인형으로서의 운명을 다하는 마리오네트의 역할이 더없이 쓸쓸하게 느껴졌다.
이즘에서 나와야 할 문제의식이다.
- 우리는 과연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어있지 않은가요?
- 또는 우리는 정말 우리의 삶을 자의로 살고 있는 걸까요?
자의적 삶이 아닌 타의적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지 사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스티븐 잡스가 말했다. 인생은 남의 눈치를 보며 타의적 삶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짧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이 말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많은 것을 의미할 이 파트의 연극을 보며 모두 사색해 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다락에서'의 공연은 아니지만, 비슷한 인형극 영상을 가져오면서 마친다. 여기서의 마리오네트는 자신의 생명줄을 끊음으로서 서서히 죽어간다.
이 글은 문화예술 나아감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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