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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망상, 권력, 그리고 붕괴의 리듬 - 도서 '죔레는 거기에'
세계의 붕괴를 지연시키고 독자에게 그 압박을 체험하게 하는 '리듬의 미학'
1. 망상의 발생과 정치적 전이 『죔레는 거기에』의 소설의 주인공 카다 요제프는 주변에서 '요지 아저씨'라고 불리는 평범하고 빈곤한 노인이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은둔 생활을 해왔으나, 그가 과거 헝가리 왕의 적통이며 칭기즈칸의 혈통까지 이어받은 정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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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역사를 말하게 하는 작가, 그 작가의 윤리 - 연극 '빵야'
타자의 역사를 쓰고 듣는 방법
<빵야>는 표면적으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지점들을 관통하고 있으나, 작품이 정교하게 겨냥하는 지점은 역사를 재현하는 작가의 실천적인 태도와 그 윤리다. 연극은 주인공 나나가 마주한 선택의 기로, 즉 서사의 핵심 질문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서사의 중심 질문이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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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영도(0)로의 추락, 지적 권력을 포기한 자들의 유토피아 - 도서 '영도의 글쓰기'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면서도 고통스러웠던 작업기
1. 정교한 해체 롤랑 바르트의 『영도의 글쓰기』는 문학을 향한 선언이 아니라, 문학을 둘러싼 순진한 믿음에 대한 해체다. 우리는 흔히 글쓰기를 개성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진정성을, 어떤 이는 순수성을, 또 다른 이는 윤리적 결단을 말한다. 그러나 바르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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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인과의 거푸집으로 담아낼 수 없는 삶의 진실 - 연극 '함수 도미노'
함수라는 알리바이, 불가해라는 실재
1. '사몬 모리오=도미노'라는 함수 연극 <함수 도미노>의 '도미노'는 자신의 강렬한 소망을 무의식중에 현실로 바꾸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전능한 신과 같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며, 그 힘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타인에게 무작위로 전이된다. 세상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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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비극은 누구의 입력값인가 - 연극 '함수 도미노'
LAS가 해부하는 ‘인과의 도미노’
마에카와 토모히로는 초자연적 현상을 전시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그것을 일상의 지극히 투박한 틈새로 무심하게 밀어 넣는다. 흔한 장르물이 비일상을 ‘환상’으로 소비하며 관객을 현실 밖으로 도피시킬 때, 마에카와는 반대로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일상의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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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기호에서 박동으로 –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시몽처럼 끊임없이 박동하는 삶이 연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명하는 과정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장기 기증이라는 24시간의 공적 절차를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인물의 내적 독백으로 쪼개어 묘사하는 작품이다. 배우는 절차적 움직임 뒤에 숨겨진 17명 인물의 내밀한 독백을 시간 순으로 전개한다. 이처럼 사건보다 절차를 무대화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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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사이버네틱스가 포섭한 무의식의 역사 - 도서 '프로이트 로봇'
이제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설계된 대로 작동하는 회로이며, 우리가 느끼는 실존적 고뇌는 시스템의 최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불과하다는 것을
프로이트와 로봇. 이 형용모순 같은 조합은 이름만으로도 나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흔히 이해하는 프로이트는 생명력과 충동이 넘실대는 열역학적 시스템의 설계자다. 자아에 고였다가 대상으로 흘러가는 리비도, 억압되면 신경증으로 폭발하는 에너지. 나에게 프로이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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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수선이라는 숭고한 기술 -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배우의 몸을 통과하는 파도, 멈춘 심장이 다시 뛰기까지의 24시간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19세 청년 시몽의 심장이 51세 여성 ‘끌레르’의 몸에 이식되는 24시간의 과정을 그린다. 무대 위 단 한 명의 배우는 시몽, 그의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그리고 장기 이식 수혜자 등 각각의 인